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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초등] 학교도서관 협력수업 첫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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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2-17 04:06 조회 10,6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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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훈희 인천마곡초 사서교사


사서교사가 처음 수업을 하게 될 때 가장 먼저 드는 의문점은 무엇일까? ‘과연 뭘 가르칠 수 있을까?’가 아닐까 싶다. 학부과정에서 교직을 이수했고 실습도 나가보았지만 나의 경우에는 학교도서관 현장에서의 실습이 아니라 대학도서관에서의 실습이었기에 첫 발령을 받고 학교에 갔을 때 사서교사의 정체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나 스스로도 무엇을해야 하나 혼란스러웠다. 수업을 한다고 하는데 내게 할당된 수업시간도 없고 내가 수업하기를 원하는 동료교사, 관리자도 없었다. 교육경력이 쌓이고 학교라는 조직에 적응이 되면서 비로소 사서교사로서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용수업과 독서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협력수업을 언젠가 한번 해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사서교사 6년차인 2013년도 2학기가 되어서야 그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협력수업을 잘할 수 있을까?
협력수업을 하겠다고 먼저 부장님께 말씀을 드렸지만, 마음속으로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괜히 한다고 했나’, ‘함께 수업한 선생님이 별로라고 하면 어떡하지’ 등 별별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마음 한 편에는 잘 해봐야겠다는 부담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일단 협의를 하기로 했는데 과연 어떤 내용으로 해야 할지 막막했다. 협력수업에 대한 자료를 찾으며 다른 사서선생님들은 어떤 주제로 수업을 했는지 조사해보았다. <학교도서관저널>, ‘(대구) 사서교사–교과교사 협동수업 장학자료’ 등을 보며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여름방학 전 서울초중등학교도서관교육연구회의 직무연수에서 들었던 도서관 활용수업에 대한 내용과 지난 학기에 몇몇 서울 사서선생님들과의 스터디는 협력수업을 준비하던 내게 많은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다.


몇 번의 시도와 포기, 친한 교과교사들과의 질의응답,
동료 사서교사와의 소통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뭘 찾아봐야 하는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교과교사와 협의하기
협력수업의 일련의 과정 중 가장 어려운 단계는 교과교사와의 협의가 아닐까 한다. 협의를 하기 전 교과서와 지도서를 살펴보지만 도대체 뭘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 몇 번의 시도와 포기, 친한 교과교사들과의 질의응답, 동료 사서교사와의 소통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뭘 찾아봐야 하는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다른 사서선생님들이 수업하신 내용 중에 사전 활용에 대한 내용이 2학기 읽기 과목에 들어가 있었다. 다들 많이 한 내용이긴 하지만 처음 도전하는 나에게 어쩌면 적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에 복본의 다양한 도감, 백과사전도 있으니 자료도 그대로 이용하면 되었다.



부장님께 국어(읽기)에 나오는 사전 활용하는 내용으로 협력수업을 하면 어떻겠냐고 말씀드렸더니 ‘과학 1.식물의 세계’ 단원에도 학교 운동장에 있는 식물을 식물도감에서 찾아 특징을 적어보는 내용이 있다고 하시며, 도감 활용 부분을 지도해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2학기 STEAM 교육과정을 ‘나도 식물학자’라는 주제로 과학, 미술, 국어를 통합하여 진행하기로 계획했는데, 식물사전을 만들기 위한 사전조사 활동을 제안하셨다.



국어–과학–미술 협력수업 준비하기
실제로 학교 운동장에 있는 식물을 관찰하고 도감에서 이름을 찾아본다는 것은 거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교과선생님의 의견을 바탕으로 학교 운동장에 있는 식물들의 이름을 먼저 조사하기로 하였다. 꽃과 나무의 이름표가 떨어져 있는 것이 많았고 실제로 나도 무궁화, 장미와 같은 몇몇 종을 제외하고는 이름을 잘 알지 못했다. 시설 담당 주무관님의 도움으로 전체 학교를 돌며 ‘우리학교 식물지도’를 완성하였다. 실제로 식물도감에서 찾을 수 없는 것들이 많았고 야생화로 분류되어 있는 것들이 많아서 식물도감과 실험관찰 책의 식물카드로 식별이 가능한 식물들로 지도를 구성하여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협력수업 실시하기




1차시는 미리 식물지도와 우리 학교 식물사진과 목록을 제시하여 담임선생님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3차시 ‘식물도감에서 조사하기’ 활동은 여러 식물들 중 우리 학교 교화와 교목인 장미,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식물의 특징을 정리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아 미리 찾아야 할 내용들을 제시하였다. 수업 후 담임선생님과 조사한 식물들을 운동장에서 다시 관찰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4, 5차시 ‘식물사전 만들기’는 기본 조사활동 및 구성 활동을 사서교사가 진행하고 마무리, 발표 활동을 담임교사가 진행하기로 하였다. 플래그북 형태로 두 모둠이 두 개의 사전을 만드는 방식이다. 만드는 활동에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식물의 사진은 미리 준비하고 다양한 식물들을 조사하는 활동에 시간을 좀 더 할애하였다. 식물을 그리는 활동보다는 도감을 찾고 조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다. 위의 플래그북 사진은 미리 예시로 만들어 보았다.

6, 7차시 ‘식물로 그림 글자 디자인하기’는 미술 수업이라 각 교실로 도감을 대출해 주는 정도에서 협력을 하기로 하였다. 4학년 도서관 협력수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10월까지 7차시로 진행이 된다. 4학년 협력수업을 시작으로 2학년, 3학년과의 협력수업이 예정되어 있다. 처음 협력수업을 준비할 때는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다가오는 2, 3학년과의 수업에는 설렘이 생겼다. 교육과정을 보는 마음도 한결 편안해지고 교과 교사들과의 협의에서 좀 더 협력수업에 적합한 다양한 주제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까지 도서관 수업을 준비하며 느낀점은 ‘내가 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 였다. 혼자 교육과정을 보며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고민하다 덮기를 반복했는데,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가인 교과교사와의 협의를 진작 했으면 이런 고민이 비교적 쉽게 해결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교과교사와의 완벽한 협동수업은 아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으랴. 협력수업을 시작으로 조금씩 더 완벽한 협력수업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동료교사, 관리자, 학생들에게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대출, 반납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자원기반학습,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교육활동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고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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