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정은 독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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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1-25 14:04 조회 8,052회 댓글 0건본문
김은하 교육학자
“독서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집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주는 게 제일 좋을까요?”
“집에서 책을 읽어주면 저절로 글자 뗀다고 나름 많이 읽어주었습니다. 학교에 들어가니 한글 학습지 한 아이보다 글자도 못 읽고 받아쓰기도 더 틀리네요. 허무합니다. 읽어준 거 아무 소용없나 봐요.” “반 아이의 독서를 위해 학부모들과 어떻게 협력하면 좋을까요?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가정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아이들의 문식능력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는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둘째는 스스로 문자를 경험하면서, 셋째는 양육자를 모델 삼아서 아이의 문식능력은 발달해갑니다. 지난번에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양육자와 상호작용하면서 말과 글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대해 설명했지요. 요약하자면, 가정에서 아이들은 정식으로 문자교육을 받기도 하고, 책 읽어주며 이야기하기 등의 비정형적인 읽기 활동을 합니다. 문자교육은 아이들의 해독(글자 읽기)을 촉진시켜 주며, 책 읽어주고 이야기하기는 어휘와 독해에 도움이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글자 깨치는 학습지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높은 읽기 능력을 보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책 읽어주고 이야기를 많이 한 아이들의 읽기 능력이 글자 깨치기 중심의 문자 학습을 한 아이들을 훨씬 앞서 나갑니다. 이번호에선 나머지 두 가지, 즉 아이의 독자적인 글 세계에 대한 경험과 양육자의 모델링이 아이들의 읽기와 쓰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경험하는 문식활동이
아이들 읽기・쓰기에 미치는 영향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이 전혀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글을 깨우치고 쓰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태생적 실험왕인 아이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문자를 가지고 놀면서 스스로 글의 세계를 탐색하지요. 글자를 읽지 못하면서도 읽는 척을 하거나, 그림책의 그림을 보면서 종알거리거나, 글자 쓰기 흉내를 내면서 말이지요. 누군가 문자의 규칙을 가르쳐주더라도 문자의 세계에서 충분히 스스로 놀아 보는 경험은 아주 중요합니다. 이를 피아노 배우기에 비유하자면, 피아노를 가지고 놀면서 즉 건반을 두드려 천둥소리를 만들어보거나, 나름대로 악보의 규칙을 알아내거나,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흉내 내보는 거지요. 피아노 강습과 숙제에만 머물지 않고요. 새로 알게 된 세계를 흉내 내고 그 소재로 놀아보는 건 아이들에게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놀 시간 없이 바쁜 일정에 매여 있거나, 놀이를 수업처럼 억지로 시키지 않는다면 말이죠.
아이들이 스스로 경험하는 문식활동 중에 대표적인 것이 글자를 만들어 쓰기입니다. 눈으로 익혔던 글을 흉내 내어 써보는 거지요. 글이라고 보기 어려운 ‘그림이나 낙서’로부터 글자의 형태를 갖추기까지 온갖 실험과 실수와 발견이 이루어집니다. 아이의 기발한 글자에 신기해서 놀라기도, ‘아직 이것도 틀리나’ 실망해서 놀라기도 하는 시간이지요. ‘ㄹ’이나 ‘ㄱ’이 90도로 돌아눕기도 하고 ‘이준수’가 ‘10준수’가 되기도 합니다.
단어의 소리는 알지만 정확하게 쓸 줄은 몰라서 만들어내는 글자를 ‘발명된 철자(invented spelling)’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글자를 쓰기 시작하면 부모들은 발명된 철자를 쓰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맞춤법의 원칙을 기초부터 좀 더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싶은 욕심을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글자를 스스로 조합해가는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오히려 글자를 잘 익힐 수 있는 좋은 토대가 됩니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읽지 못하는 유치원 아이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어서, 첫 번째 집단에서는 음소를 인식하는 법을 가르치고(예를 들어 ‘cat’은 ‘c’+‘a’+‘t’의 음소로 구성됨), 두 번째 집단에서는 적혀있는 글자를 보고 따라 쓰도록 가르치고, 마지막 집단에서는 아이들이 나름대로 철자를 고안해서 쓰고 이에 대해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4주 동안 제각기 교육을 받게 한 뒤, 아이들에게 새로운 단어를 보여주면서 읽어보도록 했습니다. 세 그룹 중에서 새로운 단어를 가장 잘 읽어낸 아이들은 어떤 그룹이었을까요? 다름 아닌 스스로 발명한 철자를 약간씩 수정해주었던 마지막 그룹이었습니다. 글자를 배우고 따라 쓰기를 연습한 아이들보다 새로운 단어에 대한 도전감이 높았던 거지요. 연구자들은 아이들이 철자를 발명하면서 소리와 글자를 연결 짓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자기 나름의 틀’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제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에서는 한글 학습 시간이 없었습니다. 다수의 유치원이 ‘한글 학습지’ 시간을 별도로 갖고 문자교육을 하기에, ‘우리 유치원은 한글 공부에 좀 무심하다. 한글을 좀 체계적으로 가르쳐서 취학 준비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원성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원장 선생님 이하 교사들은 한글에 무관심했던 게 아니라, 오히려 글과 말의 발달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말과 글이 필요한 상황을 자주 만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었지요. 문자에 대한 공식적인 학습보다는 비공식적 상황, 인위적인 학습 상황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소통의 맥락을 만들어 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한글 학습지 시간을 갖기보다 책 읽어주기, 자유롭게 그림책 보는 시간 주기, 쪽지나 카드 쓰기 등 아이들이 유치원 생활 동안 자연스럽게 글과 친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많이 만들어주었습니다. 특히 어버이날이나 크리스마스, 학예회 등 다양한 행사 때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카드를 만들어 내용을 적도록 했는데요.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그림이든 글자든 알아서 카드를 꾸미도록 했습니다. 한 달에도 몇 번 씩 돌아오게 되는 친구의 생일에는 친구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그림과 글로 표현하게 했습니다. 모르는 글자를 물어보면 아이들끼리 서로 가르쳐주게 하고, 선생님에게 물으면 친절히 답해주었습니다. 그러나 미리 정한 글을 따라 쓰게 한다거나 억지로라도 그럴듯하게 글을 쓰도록 아이들을 압박하지는 않았습니다. 위의 연구에서와 같이 스스로 ‘발명한 철자’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준 셈입니다. 그것도 자연스러운 소통의 맥락 속에서요. 새로운 글자를 쓸 때마다 이리저리 고민했지만 철자가 틀릴까봐 쓰기를 겁내하는 일은 없었지요. 유치원에서 주고받은 쪽지 뭉치들로 가득한 가방을 정리할 때면, 저는 몰래 버리느라 아이는 소중하게 간직하느라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주도해서 언어를 탐색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놀이’입니다. 그중에서 가정에서 언어 발달을 도울 수 있는 놀이는 생각보다 아주 간단합니다. 쓸 것과 그릴 것을 마련해주는 것이 첫 단추입니다. 아이들이 마음대로 끼적거릴 수 있는 이면지나 칠판 등을 집안 한쪽에 마련해두고, 언제든지 내키는 대로 그려보고 써보도록 하는 겁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인 공룡이나 차, 로봇, 인형, 동물, 가족들을 그리기도 하고 간단한 단어로 제목이나 곁다리 설명을 붙이기도 합니다. 3~4장의 A4 종이를 반으로 접어 스테이플러로 찍어주면 간단한 책 형태가 되는데, 아이가 원하는 책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글을 모른다면, 그림만 그리고 글은 어른이 받아 적어도 좋고요.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된 자석 또한 아이들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며 문자를 탐색할 수 있는 장난감입니다. 부모가 집안일을 하는 동안, 아이는 냉장고에 자석을 붙여 가며 아는 글자를 조합하고 메시지를 만들도록 해도 좋습니다. 아이가 뭘 쓸까 물으면, 장 볼 거리, 오늘의 메뉴, 같이 볼 TV 프로그램,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해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불러주고 목록을 만들어 냉장고에 붙여 달라 해도 좋습니다. 아이는 철자를 이리저리 고민하면서 만들어낸 목록이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역할 놀이도 초기 문식성 발달에 매우 큰 도움을 줍니다. 역할놀이는 아이들이 자신이 이해한 방식으로 세계를 다시 구현하는 놀이입니다. 언어를 일정한 ‘장면’ 속에서 사용하면서 상황과 역할에 어울리는 말과 글의 양식을 탐색하는 좋은 기회가 되지요. 역할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서로의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를 ‘읽고’, 자기 역할에 맡는 언어와 표정, 행동을 ‘표현’하며, 에피소드를 만들면서 ‘서사의 구조’를 익힙니다. 특히 역할 놀이에 필요한 읽을거리나 쓸 거리를 소품으로 사용하면, 문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소통을 위해서 사용되는지 알게 되지요. 가게 놀이를 하면서 간판을 붙이고, 물품 이름과 가격표를 쓰고, 세일 전단지를 만드는 것은 그런 예가 될 수 있겠지요. 어른들이 주도할 필요 없이 아이들이 역할놀이를 하고 있을 때, 이면지와 쓸 거리, 가위, 풀 그리고 필요하다면 약간의 아이디어를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양육자의 읽고 쓰는 행위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마지막으로 양육자의 읽고 쓰는 행위가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누군가 ‘독서교육이 별 거 있나? 부모가 책을 읽으면, 아이도 저절로 따라 읽더라’라고 이야기한다면, 그 사람은 반두라(Bandura)가 주장한 사회적 학습이론의 관점에서 독서교육을 본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가정에서 양육자의 행위를 관찰할 기회가 가장 많고, 양육자와 강한 애착을 형성하기 때문에 양육자의 행위는 아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모델이 됩니다. 세네샬의 연구에 의하면1) , 독서를 즐기는 부모와 자녀의 어휘력과 독해력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합니다. 특히 부모의 교육수준을 통제하고도, 즉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더라도 혹은 낮더라도 부모가 스스로 독서를 즐기면 아이의 언어발달에 영향을 준답니다. 독서를 즐기는 부모는 책 읽는 모습을 자주 관찰할 수 있는 역할모델이 된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책을 읽어주거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독서를 즐기지 않는 부모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답니다.
가정 도서 환경과 아동의 읽기 성적을 비교한 연구도 있습니다. 25개국의 4학년 초등학생들의 국제읽기능력평가(Progress in International Reading Literacy Studies, PIRLS)와 가정환경 간의 관계를 분석한 박현준2)은 부모의 교육수준을 통제한다면,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부모와 아이의 책 보유량이 읽기 능력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합니다. 책을 구비하는 데 일정한 지출을 하는 부모는 책을 가치 있게 여기고, 스스로 독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노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사회경제적으로 소득수준이 높은 가정의 책 보유량이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일반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만, 같은 소득층 내에서도 책 보유량의 차이는 아이의 읽기능력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저소득층 가정을 연구한 신혜영 외3)는 같은 저소득층 내에서도 가정의 책 보유량, 독서에 대한 부모의 긍정적인 태도, 부모의 책 읽어주기 등이 아동의 어휘력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고 합니다.
양육자의 독서 행위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확률적으로’ 높지만, 모든 아이들이 양육자의 행동을 그저 똑같이 모방하지 않습니다. 부모와 선생님이 본을 보이는 대로 아이들이 저절로 따라준다면, 아이들 키우는 데 무슨 힘이 들고,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로봇이 아닌 인간인 아이들은 선택적으로 모델링을 합니다. 절약이 몸에 밴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 ‘나도 허투루 돈 쓰지 않으리라’ 하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여유 있게 쓰며 살지, 궁상맞게 살지 않으리라’ 하는 자식이 있습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그렇습니다. 물리학의 연구 결과에서 기대하는 ‘예외 없는 정확성’을 교육학에서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인간의 특성 때문이지요.
모델링은 모방은 타인의 행위를 관찰하고 비슷하게 따라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그러나 모델링은 모방과 달리, 행동을 따라하는 추종자가 모델의 행동을 따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모델과 비슷한 결과를 갖고 싶다는 ‘기대’를 하고, 그를 위해 모델과 같은 ‘행위’를 따라 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와 손위 형제들의 행위를 단순히 모방하지만, 자아가 생기면 모방을 넘어 모델링을 하게 됩니다. ‘엄마처럼 하루 할 일 목록을 적어 놓으니 실수가 없더라, 나도 그렇게 따라 해서 허둥대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 ‘도서관을 자주 가는 애들을 보니 아는 책이 많네. 나도 도서관을 좀 다녀볼까?’ ‘책만 파던 큰아버지의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시네. 책에 너무 빠지면 안 되겠어.’ ‘논술 때문에 나만 책 읽으라고 하고, 자기는 책 한 권도 안 읽는 울 엄마, 책 읽기가 성적에는 필요해도 사는 데는 도움이 안 되나봐.’ 이처럼 모델링에는 판단과 기대, 욕망, 선택, 행동 등 추종자의 사고와 감정이 동원됩니다. 부모의 읽기와 쓰기 활동이 자녀들에게 가장 가까운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자녀가 어떻게 판단하고 취사선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녀에게 달려있지요.
1) Sénéchal, M. (2012). Child language and literacy development at home. in Handbook of family literacy. New York: Taylor & Francis, 38-50.
2) Park, H. (2008). Home literacy environments and children's reading performance: a comparative study of 25 countries. Educational Research and Evaluation, 14(6), 489–505.
3) 신혜영, 김명순 (2008). 저소득 가정 부모의 문해 발달 태도 및 가정 문해 활동과 유아의 어휘력, 인쇄물 개념간의 관계, 아동학회지, 29(4), 199–212.
양육자가 가정에서 실천하기 좋은
구체적인 사례
이상으로 가정이 아이의 읽고 쓰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략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 연구들을 종합하여 양육자가 가정에서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실천 사례를 알아보지요. 영국의 가족문식성 프로젝트 REAL project(Raising Early Achivement in Literacy)4)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쉐필드 대학의 연구팀과 지역사회가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네 가지 영역으로 제시합니다. 기회주기(opportunity), 인정하기(recongnition), 상호작용하기(interaction), 본보기 되기(models)가 바로 그것입니다. 각각의 영문의 앞자를 따서 ORIM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5)
4) Nutbrown, C., Hannon, P. and Morgan, A. (2005). Early Literacy Work with Families: research, policy and practice. London: Sage.
5) 프로젝트의 연구자들이 제안한 목록을 한국적 맥락으로 수정하고 덧붙였습니다.
◆ ‘기회주기’
- 인쇄물이나 생활환경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문자와 기호를 읽고, 쓰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 집의 한 쪽에 그림이나 쓰기 활동을 위한 재료 준비해놓기
- 역할 놀이 장려하기
- 생활환경의 인쇄물(간판, 표지판, 광고, 신문, TV 자막 등)을 보여주고 해석하도록 도와주기
- 말놀이, 동시, 동요를 들려주고 함께하기
-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기(예: 책 읽어주기, 아이를 위한 책꽂이를 만들어주기, 도서관이나 서점에 데려가기)
- 아이들과 나들이나 여행, 휴가를 가서 말하고 읽고 쓸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어주기
◆ ‘인정해주기’
- 아이들이 보여주는 초기 문식능력을 인식하고 이를 가치 있게 여겨주는 것.
-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칭찬하기
- 아이들이 쓰거나 그린 것들을 냉장고나 벽 등에 전시하기
- 조부모 등 가까운 친지들이 집을 방문할 때 아이들의 작품을 보여주기
◆ ‘상호작용하기’
-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읽고 쓰기 능력을 가진 사람과 일상 속에서 언어적 소통을 주고받는 것.
- 아이들이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일상의 과업들을 함께하기(생일카드에 이름이나 자신의 표시를 적거나, 장 볼 목록 작성을 돕거나, 가게에서 물건을 찾는 걸 도와주거나, 부모가 읽는 책의 페이지를 넘긴다거나)
- 무슨 일이나 작업을 할 때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설명해주기
- 아이들에게 의도적으로 가르치기
- 단어/글자/소리 게임하기
- 역할극에 함께하기
-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기
◆ ‘본보기 되기’
- 아이들에게 일상적인 가족의 사회 활동, 지역사회 및 직장에서 문자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주는 것.
- 책, 신문이나 잡지 읽기
- 십자 퍼즐하기
- 메모하기, 장 볼 목록 적기
- 요리법대로 요리하기
- 설명서에 따라 가구를 조립하거나 장비 만들기
- 가정통신문 읽고 쓰기
- 편지나 서식 쓰기
- 제품평, 영화평, 독서록 등 리뷰 쓰기
구체적인 실천 사례들을 살펴보면, 읽고 쓰기를 글자와 맞춤법 익히기, 받아쓰기, 책 읽기, 논술하기 등으로 국한하지 않습니다. 보다 넓고 다양한 상황의 읽고 쓰기를 제안하지요. 글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떤 의도’로 읽고 쓸 것인지의 문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자를 읽고 쓴다는 행위, 그 자체는 의미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단어 카드에 적힌 단어를 익히는 것은 ‘소통’을 위한 어떤 의미도 만들지 않지만, 거리를 지나면서 본 간판과 슈퍼마켓 전단지, 박물관의 안내문, 책 속의 이야기, 기도는 의미를 생성합니다. 가정에서의 일상은 아이들이 사회적인 행위의 문맥 속에서 문자를 경험할 수 있는 첫 기회이자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그렇기에 양육자는 문맥과 소통이 없는, 문제풀이를 대비한 문자공부로 가정에서의 읽고 쓰기를 축소하지 말아야겠지요. 교사는 글 가르치기를 넘어선 풍부한 읽고 쓰기 활동을 학부모와 서로 나누고, 사회적인 행위 속에서 아이들이 타자와 (혹은 자신과) ‘소통’하기 위해 문자를 읽고 쓰는 숙제를 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