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미국 학교도서관 이야기] 미국 학교도서관의 북클럽 사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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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1-22 02:43 조회 10,789회 댓글 0건본문
송온경 미국 롱아일랜드 코버트 애비뉴 스쿨 도서미디어교사
1. 북클럽의 목적과 성격
미국 학교도서관의 북클럽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마다 그 목적이 약간 다를 수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대개 강화(enrichment)의 성격이 짙다. 초등학교 시기는 문해력과 독해력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문해력과 독해력이 튼튼하지 않은 학생들은 필요한 능력을 습득하느라 학교에서 제공하는 보충수업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아침 북클럽에 들어오려면 학교 공부를 상위권으로 유지하면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보충수업(AIS)이나 교내 과외수업(morning tutoring)을 들을 필요가 없고, 학교 공부 외에 별도로 창의적인 독서활동과 심화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이어야 한다.
학기 초에 필자는 4학년 학급 담임 5명에게 북클럽에 가입할 학생을 한두 명씩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추천 받은 학생들은 북클럽의 요지를 설명하는 편지를 부모님들에게 가져다 보여드리고 허락한다는 서명을 받아 와야 독서 클럽 회원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아침 북클럽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학생들은 아침 북클럽에 오고 싶어도 아침 일찍 학교에 데려다 줄 사람이 없어서 못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3학년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점심식사 후 운동장에서 노는 휴식시간(recess)을 이용하여 25분간 도서관에서 모인다. 이 그룹은 담임교사로부터 추천 받은 학생들 외에도 도서관에서 모이는 북클럽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친구를 따라 들어온 학생들로 매주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학부모가 직접 필자에게 북클럽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 간에 북클럽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것 같다.
2. 북클럽의 책 선정
북클럽에서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흥미 위주의 책보다는 지도교사가 함께 읽으며 토론할 가치가 있는 책들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뉴베리 또는 칼데콧 수상작이거나 잘 알려진 유명작가의 작품이라든가, 주인공이 학생들과 연령대가 비슷하여 북클럽 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읽고 나서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책들, 그리고 역사적 배경이 있는 책들을 고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픽션에 나타나는 동시대가 아닌 사람들의 생활상과 사건들을 통해 역사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3학년 북클럽을 위해 선정한 책은 패트리샤 폴라코의 『Pink and Say』다. 이 책은 남북전쟁을 무대로 15세 동갑내기 소년병들인 흑인 소년 핑크(‘핑크니’의 약칭)와 백인 소년 세이(‘셀던’의 약칭)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되는데,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남북전쟁에 대해 전혀 몰랐던 학생들은 필자가 남북전쟁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 주고 논픽션 비디오를 보여줌으로써 사전 지식을 쌓았기 때문에 책의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6학년 학생들은 1935년 샌프란시스코 앞에 위치한 알카트라즈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Alcapone Does My Shirts』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6학년 학생들은 과외활동으로 합창단, 밴드, 오케스트라, 안전요원, 도서반, 학생회 등에 참여하므로 그들이 일주일에 한 번 운동장에서 노는 시간을 포기하고 북클럽에 오게 하려면 상당히 재미있는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제목부터 눈길을 끌며 시대적, 공간적 배경도 생소하면서 뉴베리 우수상을 수상한 이 책을 선정하였다.
3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3. 중・고등학교 북클럽의 홍보
중・고등학교 도서관에서 북클럽 회원을 모으려면 학생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거나 신청서(sign up sheet)를 도서관에 비치한다. 교내 방송으로 매일 북클럽 회원 모집을 알리고, 학교 뉴스레터를 집에 보내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학교의 미술교사를 통해 아트클럽 학생들로 하여금 북클럽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학교도서관 게시판과 학교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계속해서 홍보해야 한다. 북클럽의 멤버가 된 학생들에게 친구도 데려오게 하고 재미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멤버가 더 늘어나게 된다.
4. 북클럽 운영 시 주의사항
북클럽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은 주로 독서를 좋아하고 독해력이 높은 학생이거나 책은 좋아하지만 독서 실력을 더 향상시키고 싶은 학생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 책을 읽는 데 자신이 없거나 잘 읽지 않았던 학생들도 독서클럽을 통해서 독서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독서클럽에 꾸준히 참여한 학생들 중에는 책 읽기에 더 취미를 느끼게 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독해력이 중간 정도인 학생들이 많은 독서클럽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책을 더 읽고 독서를 즐기도록 해야 하므로 북클럽이 교실수업의 연장인 것처럼 느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독서는 재미있는 활동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중・고등학교의 독서클럽은 안전한 환경에서 학생들 간에 책에 대한 토론이 건전하게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독서활동이 장려되어야 하며, 책을 통해 또래 학생들과 인생에 관하여 논하고 교제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독해력도 늘도록 배려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북클럽에서는 사서교사는 조언만 하고 지시하지 말아야 한다. 사서교사는 책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질문들을 첫 미팅에 준비해 온다. 그 후에 사서교사는 학생들의 소그룹을 돌아다니며 학생들 간의 대화를 모니터하고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물어올 때 대답해 준다.
5. 북클럽의 운영방식과 독후활동
1) 초등학교 북클럽과 독후활동
초등학교 북클럽의 경우에는 이미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심화학습, 문해력과 독해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모였기 때문에 사서교사가 책을 선정하고, 책에 대한 질문과 독후활동도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다. 책에 관한 토론도 사서교사가 주도한다. 그리고 3~4학년 북클럽에서는 학생들이 모여서 책을 돌아가면서 읽고 토론하며 1주일에 한 번 정도 숙제를 내준다. 그리고 학교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도록 독려한다. 필자는 내주 교내 왕따 근절 캠페인의 일환으로 4학년 북클럽 학생들에게 지금 함께 읽고 있는 『Loser』의 내용을 토대로 한 포스터를 만들어 오거나 에세이를 써 오도록 하였다. 또한 5학년과 6학년 북클럽 학생들에게는 학부모의 허락을 얻어 ‘edmodo.com’이라는 온라인 사이버교실에 필자가 내준 코드로 가입하고 필자가 매주 내주는 토론 제목이나 질문에 온라인으로 대답하도록 하였다. 숙제를 제출한 학생들은 보상으로 디지털 배지를 받는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요즘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숙제를 받아보고 온라인으로 숙제를 제출하는 이 형식을 좋아한다.
2) 중・고등학교 북클럽과 독후활동
중・고등학교 북클럽의 경우 첫 만남 때 멤버들에게 선정한 책을 빌려 주고 2~4주 동안에 읽어 오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서교사는 그 전에 북클럽 미팅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학생들 중에서 회장과 부회장을 뽑을 건지,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할 건지, 소그룹별로 토론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어오도록 할 것인지를 정한다. 학생들에게 재량권이 주어질 경우 학생들이 더 재미있어하고 북클럽이 성공하기 쉽다. 책을 선정할 때는 학생들의 관심사와 그들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서 책을 잘 선정해야 하며, 학생들의 삶 자체 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연결고리가 있을 때 학생들은 책에 끌리게 된다.
3학년 학생이 남북전쟁에 관한 포스터를 들고 도서관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또한,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독후활동으로 책에 관한 퀴즈, 자신의 북리뷰를 학교도서관 웹사이트에 올리기, 책에 관한 포스터 만들기, 티셔츠로 제작해 판매하여 학교도서관 기금모금에 보태기, 북트레일러(book trailer)를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리기 등의 활동을 한다. 또한 온라인 독서클럽에 가입해 전 세계의 독자들과 만날 수도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책으로 읽었거나 영화로 본 학생들은 ‘www.Pottermore.com’이라는 웹사이트에 가입하여 해리포터의 세계를 사이버세계에서 체험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3) 중학교의 책 읽기 싫어하는 학생들(Reluctant Reader)을 위한 애쉬빌 중학교의 북클럽
왼쪽 : 교내 자페증 인식의 날을 맞아 6학년 북클럽 학생들이 저학년 학생들에게 자폐증에 대한 그림책을 읽어 주는 모습과 상장을 받고 교장선생님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오른쪽 : 6학년 학생들의 포스터
중학생들 중에서 책에 손을 대지도 않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한 번 책과 멀어지니 점점 더 책을 안 읽게 되며, 따라서 독해력이 정체되거나 떨어지고, 읽는 것 자체가 점점 더 싫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또 어떤 학생들은 읽고 싶은 책을 찾지 못해 독서를 안 하는 학생들도 있다. 초등학교처럼 학교도서관 수업시간이 매주 없기 때문에 학교도서관에 특별히 갈 일이 없다. 또 독해력이 보통 수준이라 독서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북클럽 프로젝트가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팀과 학교의 교사들, 행정가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학생들이 오고 싶도록 도서관 분위기를 꾸미고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을 구입하였고 학생들이 계속 북클럽에 남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한 장려책으로 식당에서 그룹으로 외식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었다. 가장 책을 읽기 싫어하는 90명의 학생들을 선정하여 격주로 학생들의 빈 시간에 30분씩 그룹 미팅을 하였다. 학생들은 진열된 책들을 훑어보고 맘에 드는 책을 집어서 읽어 보기도 하고, 질문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고르기도 하였다. 북클럽 리더가 학생들이 책을 끝까지 읽도록 격려하였고, 참여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독서를 했는지 체크하였다.
알카포네와 알카트라즈 섬에 관한 포스터가 게시되어 있다.
6. 결론
북클럽은 앞서 말한 대로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심화학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실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학업성취도가 중상 정도 되는 학생들에게는 깊이 생각하고 토론하게 함으로써 사고력과 독해력 및 토론능력을 증진시키도록 돕고, 책에 관련된 읽기, 쓰기 활동을 통해 독서력과 작문 능력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책을 거의 읽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필자가 엄선한 책들을 읽으면서 통해 인격적, 정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북클럽이 보다 잘 이루어지려면 교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사서교사가 주도하는 교사들의 북클럽, 학생들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북클럽에 교장선생님도 초대해서 함께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서교사가 앞장선다면 학교에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1. 북클럽의 목적과 성격
미국 학교도서관의 북클럽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마다 그 목적이 약간 다를 수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대개 강화(enrichment)의 성격이 짙다. 초등학교 시기는 문해력과 독해력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문해력과 독해력이 튼튼하지 않은 학생들은 필요한 능력을 습득하느라 학교에서 제공하는 보충수업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아침 북클럽에 들어오려면 학교 공부를 상위권으로 유지하면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보충수업(AIS)이나 교내 과외수업(morning tutoring)을 들을 필요가 없고, 학교 공부 외에 별도로 창의적인 독서활동과 심화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이어야 한다.
학기 초에 필자는 4학년 학급 담임 5명에게 북클럽에 가입할 학생을 한두 명씩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추천 받은 학생들은 북클럽의 요지를 설명하는 편지를 부모님들에게 가져다 보여드리고 허락한다는 서명을 받아 와야 독서 클럽 회원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아침 북클럽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학생들은 아침 북클럽에 오고 싶어도 아침 일찍 학교에 데려다 줄 사람이 없어서 못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3학년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점심식사 후 운동장에서 노는 휴식시간(recess)을 이용하여 25분간 도서관에서 모인다. 이 그룹은 담임교사로부터 추천 받은 학생들 외에도 도서관에서 모이는 북클럽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친구를 따라 들어온 학생들로 매주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학부모가 직접 필자에게 북클럽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 간에 북클럽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것 같다.
2. 북클럽의 책 선정
북클럽에서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흥미 위주의 책보다는 지도교사가 함께 읽으며 토론할 가치가 있는 책들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뉴베리 또는 칼데콧 수상작이거나 잘 알려진 유명작가의 작품이라든가, 주인공이 학생들과 연령대가 비슷하여 북클럽 학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읽고 나서는 독자들의 마음속에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책들, 그리고 역사적 배경이 있는 책들을 고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픽션에 나타나는 동시대가 아닌 사람들의 생활상과 사건들을 통해 역사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3학년 북클럽을 위해 선정한 책은 패트리샤 폴라코의 『Pink and Say』다. 이 책은 남북전쟁을 무대로 15세 동갑내기 소년병들인 흑인 소년 핑크(‘핑크니’의 약칭)와 백인 소년 세이(‘셀던’의 약칭)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되는데,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남북전쟁에 대해 전혀 몰랐던 학생들은 필자가 남북전쟁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 주고 논픽션 비디오를 보여줌으로써 사전 지식을 쌓았기 때문에 책의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6학년 학생들은 1935년 샌프란시스코 앞에 위치한 알카트라즈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Alcapone Does My Shirts』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6학년 학생들은 과외활동으로 합창단, 밴드, 오케스트라, 안전요원, 도서반, 학생회 등에 참여하므로 그들이 일주일에 한 번 운동장에서 노는 시간을 포기하고 북클럽에 오게 하려면 상당히 재미있는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제목부터 눈길을 끌며 시대적, 공간적 배경도 생소하면서 뉴베리 우수상을 수상한 이 책을 선정하였다.
3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3. 중・고등학교 북클럽의 홍보
중・고등학교 도서관에서 북클럽 회원을 모으려면 학생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거나 신청서(sign up sheet)를 도서관에 비치한다. 교내 방송으로 매일 북클럽 회원 모집을 알리고, 학교 뉴스레터를 집에 보내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학교의 미술교사를 통해 아트클럽 학생들로 하여금 북클럽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며 학교도서관 게시판과 학교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계속해서 홍보해야 한다. 북클럽의 멤버가 된 학생들에게 친구도 데려오게 하고 재미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멤버가 더 늘어나게 된다.
4. 북클럽 운영 시 주의사항
북클럽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은 주로 독서를 좋아하고 독해력이 높은 학생이거나 책은 좋아하지만 독서 실력을 더 향상시키고 싶은 학생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직 책을 읽는 데 자신이 없거나 잘 읽지 않았던 학생들도 독서클럽을 통해서 독서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독서클럽에 꾸준히 참여한 학생들 중에는 책 읽기에 더 취미를 느끼게 된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독해력이 중간 정도인 학생들이 많은 독서클럽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책을 더 읽고 독서를 즐기도록 해야 하므로 북클럽이 교실수업의 연장인 것처럼 느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독서는 재미있는 활동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중・고등학교의 독서클럽은 안전한 환경에서 학생들 간에 책에 대한 토론이 건전하게 이루어지는 자발적인 독서활동이 장려되어야 하며, 책을 통해 또래 학생들과 인생에 관하여 논하고 교제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독해력도 늘도록 배려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북클럽에서는 사서교사는 조언만 하고 지시하지 말아야 한다. 사서교사는 책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질문들을 첫 미팅에 준비해 온다. 그 후에 사서교사는 학생들의 소그룹을 돌아다니며 학생들 간의 대화를 모니터하고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물어올 때 대답해 준다.
5. 북클럽의 운영방식과 독후활동
1) 초등학교 북클럽과 독후활동
초등학교 북클럽의 경우에는 이미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심화학습, 문해력과 독해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모였기 때문에 사서교사가 책을 선정하고, 책에 대한 질문과 독후활동도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다. 책에 관한 토론도 사서교사가 주도한다. 그리고 3~4학년 북클럽에서는 학생들이 모여서 책을 돌아가면서 읽고 토론하며 1주일에 한 번 정도 숙제를 내준다. 그리고 학교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도록 독려한다. 필자는 내주 교내 왕따 근절 캠페인의 일환으로 4학년 북클럽 학생들에게 지금 함께 읽고 있는 『Loser』의 내용을 토대로 한 포스터를 만들어 오거나 에세이를 써 오도록 하였다. 또한 5학년과 6학년 북클럽 학생들에게는 학부모의 허락을 얻어 ‘edmodo.com’이라는 온라인 사이버교실에 필자가 내준 코드로 가입하고 필자가 매주 내주는 토론 제목이나 질문에 온라인으로 대답하도록 하였다. 숙제를 제출한 학생들은 보상으로 디지털 배지를 받는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요즘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숙제를 받아보고 온라인으로 숙제를 제출하는 이 형식을 좋아한다.
2) 중・고등학교 북클럽과 독후활동
중・고등학교 북클럽의 경우 첫 만남 때 멤버들에게 선정한 책을 빌려 주고 2~4주 동안에 읽어 오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서교사는 그 전에 북클럽 미팅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학생들 중에서 회장과 부회장을 뽑을 건지,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할 건지, 소그룹별로 토론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어오도록 할 것인지를 정한다. 학생들에게 재량권이 주어질 경우 학생들이 더 재미있어하고 북클럽이 성공하기 쉽다. 책을 선정할 때는 학생들의 관심사와 그들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서 책을 잘 선정해야 하며, 학생들의 삶 자체 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연결고리가 있을 때 학생들은 책에 끌리게 된다.
3학년 학생이 남북전쟁에 관한 포스터를 들고 도서관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또한,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독후활동으로 책에 관한 퀴즈, 자신의 북리뷰를 학교도서관 웹사이트에 올리기, 책에 관한 포스터 만들기, 티셔츠로 제작해 판매하여 학교도서관 기금모금에 보태기, 북트레일러(book trailer)를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리기 등의 활동을 한다. 또한 온라인 독서클럽에 가입해 전 세계의 독자들과 만날 수도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책으로 읽었거나 영화로 본 학생들은 ‘www.Pottermore.com’이라는 웹사이트에 가입하여 해리포터의 세계를 사이버세계에서 체험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3) 중학교의 책 읽기 싫어하는 학생들(Reluctant Reader)을 위한 애쉬빌 중학교의 북클럽
왼쪽 : 교내 자페증 인식의 날을 맞아 6학년 북클럽 학생들이 저학년 학생들에게 자폐증에 대한 그림책을 읽어 주는 모습과 상장을 받고 교장선생님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오른쪽 : 6학년 학생들의 포스터
중학생들 중에서 책에 손을 대지도 않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한 번 책과 멀어지니 점점 더 책을 안 읽게 되며, 따라서 독해력이 정체되거나 떨어지고, 읽는 것 자체가 점점 더 싫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또 어떤 학생들은 읽고 싶은 책을 찾지 못해 독서를 안 하는 학생들도 있다. 초등학교처럼 학교도서관 수업시간이 매주 없기 때문에 학교도서관에 특별히 갈 일이 없다. 또 독해력이 보통 수준이라 독서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북클럽 프로젝트가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팀과 학교의 교사들, 행정가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학생들이 오고 싶도록 도서관 분위기를 꾸미고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을 구입하였고 학생들이 계속 북클럽에 남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한 장려책으로 식당에서 그룹으로 외식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었다. 가장 책을 읽기 싫어하는 90명의 학생들을 선정하여 격주로 학생들의 빈 시간에 30분씩 그룹 미팅을 하였다. 학생들은 진열된 책들을 훑어보고 맘에 드는 책을 집어서 읽어 보기도 하고, 질문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고르기도 하였다. 북클럽 리더가 학생들이 책을 끝까지 읽도록 격려하였고, 참여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독서를 했는지 체크하였다.
알카포네와 알카트라즈 섬에 관한 포스터가 게시되어 있다.
6. 결론
북클럽은 앞서 말한 대로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심화학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실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학업성취도가 중상 정도 되는 학생들에게는 깊이 생각하고 토론하게 함으로써 사고력과 독해력 및 토론능력을 증진시키도록 돕고, 책에 관련된 읽기, 쓰기 활동을 통해 독서력과 작문 능력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책을 거의 읽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필자가 엄선한 책들을 읽으면서 통해 인격적, 정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북클럽이 보다 잘 이루어지려면 교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사서교사가 주도하는 교사들의 북클럽, 학생들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북클럽에 교장선생님도 초대해서 함께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서교사가 앞장선다면 학교에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