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중등]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다학제간 융합수업 중 사서교과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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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5-09 19:52 조회 13,246회 댓글 0건본문
다(多)학제간 융합수업을 소개합니다
다학제간 융합수업은 과학, 기술 및 인문・사회・과학 등의 세분화된 학문들의 통 합 및 응용을 통하여 만들어진 수업 모형을 이야기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공학, 과학 및 문화의 여러 영역들을 동일한 창조와 융합의 정신, 원리로 탐구하 여 인간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성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며 나뉘어 있던 지식 영역 들의 경계에 따라 각 학문을 개별적으로 연구하지 않는다.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 여 각 학문이 개별적인 특성을 유지하며 주제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되 각각의 요 소를 모두 고려하여 통합적인 탐구를 이루어 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학생들은 학문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여러 가지 개념에 서 공통되는 특성이나 속성을 추출해 낼 수 있는 추상력을 키울 수 있게 되며 학 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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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재미있겠어요~
7월의 어느 날, 함께 도서관 협력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자연과학부 부장선생님 과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른 학교에서 진행했던 ‘빛과 색’이라는 주 제의 과학과 중심 다학제간 융합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선생님은 2학기 방과 후 수업에 융합수업을 적용해 보고 싶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학제간 융합수업을 과학과 중심으로만 실시할 것이 아니라 인문학과 과학 을 결합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서 문득 내 머릿속에서 색띠라벨과 분류표가 떠올랐다.
색띠라벨은 각종 도서관에서 자료 정리와 탐색의 편의성을 위하여 책등 청구기호 라벨과 함께 부착하는 색깔이 있는 대분류번호 라벨을 의미한다. 대분류별로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띠라벨은 사실 색깔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고 있 다. 이러한 부분을 융합수업과 연관 지어 사서교과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 각이 들었다. 수다처럼 시작된 자연과학부 부장선생님과의 도서관 협력수업에 관한 대화는 또 하나의 시도로 실현되었다.
각 학문의 탐구주제에 대하여 알아볼까요?!
우선 자연과학 부장선생님께서 다학제간 융합수업에 대한 기본 계획을 세우면서, 전교사를 대상으로 다학제간 융합수업의 취지와 방법에 대하여 알리며 함께하고자 하는 교사들의 신청을 받았다. 융합수업을 함께하고자 의견을 모은 9개 교과, 10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도서관에 모여 융합수업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에 대하여 협의하였다. 우선 처음 시도하는 수업이니 선행되었던 주제를 가지고 출발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렇게 다학제간 융합수업의 주제는 ‘빛과 색으로 보는 세상’이 되었고 융합주제와 관련하여 각 교과의 탐구 주제에 대하여 자유롭게 의논하며 아이디어와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자료가 중심이 되어 수업이 진행되는 문학과의 경우는 자료 지원에 있어 사서교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협의회를 통해 결정된 각 교과의 탐구영역은 다음과 같다.
지식의 빛과 색
처음 융합수업에 대하여 이야기가 오가던 중 제일 먼저 떠오른 주제를 사서교과의 융합수업 탐구 주제로 결정하기까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른 교과의 탐구주제를 고려하면서 사서교과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를 생각하다 보니 처음에 떠올랐던 주제보다 더 그럴싸한 주제를 다루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주제 선정에 대한 고민은 한참을 돌아 결국 처음에 생각했던 주제를 중심으로 계획하되 각각의 지식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전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갈무리되었다. 그래서 다학제간 융합수업의 사서교과 수업의 탐구 주제는
‘지식의 빛과 색’으로 결정되었고, 수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방과 후 수업으로 진행되는 관계로 3차시를 블록으로 수업을 계획하였다.
1차시–지식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수업 1차시. 다학제간 융합수업의 전체 계획 중 사서교사가 초반에 수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사서교과가 도서관의 분류표로 따지자면 총류(000)처럼 모든 지식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수업 시간에 생물 교과의 ‘자연에서 색깔찾기’를 주제로 한 체험활동을 통하여 다학제간 융합수업을 처음 접한 학생들에게 융합수업은 아직까지도 낯선 듯 보였다. 그래서 다학제간 융합수업의 목표, 취지, 방법과 오늘 다루게 될 탐구주제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한 후, 연초에 진행하는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의 자료를 활용하여도서관의 분류체계에 대한 이론 수업으로 연결하여 진행하였다. 이미 한 번 들은 적이 있는 내용이라 학생들은 빠르게 수업 내용을 이해했고, 이번에는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책과 최근에 읽었던 책들에 대하여 질문하면서 그중 한 권의 책을 직접 보여주며 책의 구성요소와 책등에 붙어 있는 라벨을 설명하며 학생들이 수행해야 할 학습활동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2차시–서가 탐색과 우리들이 생각하는 지식의 분류
서가로 이동해 대분류표를 보며 분류체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설명해 주고 모둠별로 서가를 탐색하며 각 분류별 서가에 어떠한 책들이 꽂혀 있는지 직접 살펴보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어떠한 방법으로 탐색해야 하는지 어색해 하고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제목을 보며, 때로는 책을 한 권씩 뽑아 들고 내용을 들여다보며 조금씩 지식의 체계들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서가를 탐색하며 반드시 메모할 것을 미리 공지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메모를 해 가며 ‘000’부터 시작하여 ‘999’까지 모든 서가를 아주 꼼꼼히 살펴봤다. 서가 탐색을 하면서 메모한 내용을 바탕으로 모둠별로 각 분류번호에 속해 있는 책들에는 어떠한 지식들이 담겨 있는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저마다 본인이 메모한 내용을 바탕으로 각자가 탐색한 결과를 의견으로 제시하였다.
3차시–내가 만든 분류표 결과물 발표 및 토론
2차시 서가 탐색과 논의시간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각 모둠별로 나누어 준 B4 용지와 색연필, 사인펜 등을 활용해 분류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모둠별 협의를 거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모둠이 있는가 하면, 각각 주제를 나누어 담당하는 모둠 등 발표물을 만드는 데에도 아이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각자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임하였다. 조금씩 완성이 되어가는 분류표를 보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의미가 담긴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는 아이들에게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모둠별로 2명씩 나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둠에서 만든 분류표에 담겨 있는 의미를 전달한 후 다른 모둠에서 질문한 내용에 대하여 응답할 수 있는 시간도 함께하였다.
2차시 서가 탐색과 논의시간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각 모둠별로 나누어 준 B4 용지와 색연필, 사인펜 등을 활용해 분류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모둠별 협의를 거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모둠이 있는가 하면, 각각 주제를 나누어 담당하는 모둠 등 발표물을 만드는 데에도 아이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각자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임하였다. 조금씩 완성이 되어가는 분류표를 보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의미가 담긴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는 아이들에게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모둠별로 2명씩 나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둠에서 만든 분류표에 담겨 있는 의미를 전달한 후 다른 모둠에서 질문한 내용에 대하여 응답할 수 있는 시간도 함께하였다.
아이들에게서 배운 또 하나의 가르침
“교사의 질은 수업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이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교사는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결과물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뛰어난 능력에 그동안 내가 아이들에게 가지고 있었던 기대는 결국 내가 아이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의 한계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과 그에 대한 설명을 보고 들으면서 수업을 설계할 때 탐구주제를 통해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결과들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교사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실 기존의 수업 형태로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모두 끌어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이번에 경험한 다학제간 융합수업은 사서교과에서 추구하는 정보활용능력의 신장을 통해 문제해결력을 키우고자 하는 교육목표와 관련해서 또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수업은 사서교사 혼자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다. 정말 운이 좋게도 나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어 주고 또 내가 내민 손 또한 다정하게 잡아주는 동료교사가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서교사로서 두려워하지 않고 가장 먼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고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선배 사서교사들의 열정적인 모습의 원천이 무엇인지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모든 사서교사들이 존경스럽고 고맙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