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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초등] 읽기 교육1 -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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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9-18 17:21 조회 10,55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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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그림책을 영아나 유아가 읽는 책으로만 생각하거나, 글이 적어 대충 글자만 읽으면 다 읽은 것으로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즘 출판되는 그림책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다양한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도 있지만 어린이와 함께 책을 읽는 어른을 향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여러 독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많은 책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강경수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시공주니어)는 세계 각국 어린이들의 모습과 함께 아이들이 처한 현실의 참담함을 간결하고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모두 다르고, 조금 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왕발이 삼촌』(조지 오코너 지음, 내인생의책)이나 『내 귀는 짝짝이』(히도 반 헤네흐텐 지음, 웅진주니어) 역시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가 진정한 의미에서 그림책(Picture Book)이라고 부르는 책은 그림 없이 글만으로 되어 있지 않다. 그림이 없다면 이야기의 의미는 불분명해진다. 그림에는 글에 담겨 있지 않은 추가 정보가 있을 뿐 아니라, 글과 그림의 상호작용으로 책의 전체 의미가 생성되기 때문이다.(『그림책의 그림읽기』 현은자 외 지음, 마루벌)
 
그림책의 그림 읽기
우리가 그림책을 읽을 때, 글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그림을 통해 읽어낼 수 있다.그림책의 그림은 작가가 의도를 담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읽음으로써 내용이 더 풍부해지거나 그림을 읽어야만 내용이 이해되는 그림책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그래서 ‘그림책의 글과 그림을 함께 읽음으로써 내용을 깊게 이해한다.’를 목표로 하며 그림책 읽기 수업을 진행했다.
 
표지 읽기
도서관 수업 시간에는 책에 대해 모든 것을 읽는다. 책의 문학적 특성(주제, 인물, 플롯등)과 함께 매체로서의 특성(판형, 표지, 면지, 뒤표지)을 모두 읽는데, 이는 비단 그림책에만 적용되는 책 읽기는 아니다. 어떤 책이든 책의 표지, 작가 소개, 면지를 모두 함께 읽는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표지와 속표지 그리고 면지에는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생각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림책은 표지와 면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아주 많기 때문에 반드시 함께 읽어야 한다.
그림책 표지란, 그것을 열지 않으면 집 안에 들어갈 수 없는 대문과 같다. 그림책 속을 보호하는 두꺼운 표지에는 문패처럼 그림책 제목과 작가, 출판사의 이름이 씌어 있다. 물론 내용을 상징하는 매력 있는 그림도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그림책은 작은 미술관』 나카가와 모토코 지음, 주니어김영사)표지를 읽을 때는 제목, 제목의 글씨체와 위치, 글자 크기, 표지 그림, 앞표지와 뒤표지를 모두 살펴보게 한다. 제목의 글씨체와 위치는 무엇을 말하는지, 표지 그림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인지 살피고 내용을 예상해 보게 하는 것이다.
조지 오코너의 『낸시는 멋쟁이』(국민서관)의 제목 글씨체는 어떤가, 표지 그림의 아이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가, 뒤표지의 그림은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가? 등을 생각해 보게 한다. 뒤표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표지를 읽고 본문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아네스 드 레스트라드의 『낱말 공장 나라』(세용출판)의 제목 글씨체는 부드러운지 딱딱한지, 앞표지의 소년은 표정은 어떤지, 까맣고 커다란 물체는 무엇인지, 들고 있는 곤충망과 낱말 공장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표지 그림을 읽을 때는 앞면과 뒷면이 따로 되어 있는지 이어져 있는지도 살펴보도록 한다. 이민희의 『라이카는 말했다』(느림보)의 앞표지와 뒤표지를 이어서 보면 모두 우주 공간으로 표현되어 우주선이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눈을 감고 있는 강아지의 표정과 우주로 날아가는 우주선을 보며 어떤 느낌이 드는지,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인지,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표지 읽기를 할 때는 교사가 미리 책을 여러 번 읽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자신이 해석한 것을 미리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려고 노력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방향에서 이야기를끌어내는 수업을 해야 한다. 책 읽기에 방해가 될 만큼 분석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표지 읽기를 통해 스스로 생각해 봄으로써 글쓴이와 그린이의 의도를 알게 되고 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짐으로써 생각과 느낌이 풍부해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수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로빈 프레이스 글래서, 『낸시는 멋쟁이』, 국민서관
©발레리아 도캄포, 『낱말 공장 나라』, 세용출판
©이민희, 『라이카는 말했다』, 느림보
 
면지 읽기
©이수지, 『파도야 놀자』, 비룡소
 
일반적으로 면지에 그림책의 내용을 함축하거나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을 담는 경우가 많다. 면지에 있는 그림이 이야기를 끌어내거나 결말을 보여 주기도하고, 이야기의 배경, 장소, 시간의 흐름,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억배의 『솔이의 추석 이야기』(길벗어린이)는 앞뒤 면지가 모두 갈색으로 되어 있고, 고대영의 『지하철을 타고서』(길벗어린이)는 모두 노란색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모두 계절(가을)을 보여 준다. 이수지의 『파도야 놀자』(비룡소)와 선현경의 『이모의 결혼식』(비룡소) 면지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파도야 놀자』의 앞면지에는 무채색의 해변이 그려져 있고, 본문에서는 파도와 놀며 점점 파란색으로 물들어 가는 여자아이의 옷을 볼 수 있으며, 뒷면지에는 물이 빠져나간 해변에 남아있는 파란색 조개껍데기와 불가사리 등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모의 결혼식』 역시 앞면지에는 한국에서 그리스로 떠나는 모습이, 뒷면지에는 돌아오는 모습이 있어 시간의 흐름을 볼 수 있다.『강아지똥』(권정생 지음, 길벗어린이)과 같이 주제가 표현되어 있는 면지도 있다. 작은알갱이가 가득 그려져 있는 면지는 양분이 되어 민들레에 녹아 들어가는 강아지똥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듯 면지는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책을 읽을 때는 본문뿐만 아니라 면지도 함께 읽고 본문의 내용을 생각해 보거나 이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본문을 읽고 난 뒤에 면지를 다시 한 번 읽어 보게 하는데, 처음 면지를 보았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아이들도 있다.
 
작가 알기
앞날개와 뒷날개에 있는 소개글과 작가 소개도 함께 읽도록 한다. 작가에 대해 알고작품을 읽으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대교출판)을 쓴 고정욱처럼 어린 시절 직접 겪었던 이야기를 쓰는 작가도 있고, 『지각 대장존』(비룡소)의 존 버닝햄처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사회문제를 그림책 속에 녹여 내는 작가도 있고, 『돼지책』(웅진주니어)을 쓴 앤서니 브라운처럼 그림 속에 다양한 그림을 숨겨 두는 작가도 있다. 표지, 면지, 본문의 숨은 그림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며 읽는 것도 책을 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숨은 그림 찾기
흥미 유발을 위해 그림 속 숨은 그림 찾기도 한다. 그림 속의 숨은 그림을 통해 아이들이 그림책의 그림을 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수업에서 처음 이용한 책은 고대영의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이다. 아이들은 두 페이지의 그림 속에 하나씩 숨어 있는 그림을 찾으며 즐거워하기도 하고 왜 숨은 그림이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용돈 주세요』(길벗어린이)를 읽으며 숨어 있는 펭귄을 찾다 보면 어느새 책 속에 깊이 들어가 있는 아이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는 우리 도서관의 인기 도서로 등극한다. 그 인기는 아주 오랜 시간 계속되며, 아이들은 ‘다른 책에서도 혹시’ 하며 그림을 열심히 읽으려고 한다.
 
©김영진, 『용돈 주세요』, 길벗어린이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에는 숨은 그림이 많기로 유명한데, 어느 날 아들(1학년 때)녀석이 앤서니 브라운을 아느냐며, 자신이 『숲 속으로』(베틀북)에서 발견한 것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다른 책에 나온 주인공들도 등장하는데,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잭과 헨젤과 그레텔도 나온다고 했다. 엄마랑 같이 책을 읽을 때 숨은 그림도 찾고, 그림도 읽었던 것을 생각하면서 혼자서 숨은 그림을 찾아보고 그림도 유심히 보았더니 그림의 숨은 뜻이 보였다면서, 내게 도서관 수업 시간에 활용하라며 알려 주었다.
그림책 수업을 하고 나면 이런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아이들이 책 읽기를 즐기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업에서는 아이들에게 생각할 기회는 주되 반드시 대답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그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수업을 한다.
 
책 속의 표정 살피기
그림책의 글자만 읽은 것은 책을 다 이해하며 읽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글에는 나타나지 않는 인물들의 감정을 그림 속의 표정을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윌리암 스타이그의 『부루퉁한 스핑키』(비룡소)와 마사 알렉산더의 『내가 언제 동생낳아 달랬어』(보림)는 표정 살피기에 많이 활용하는 책이다. 텍스트에는 나와 있지 않은 주인공의 감정을 표정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동생 낳아 달랬어』의 어느 왼쪽 페이지의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손님들이 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다. 그 오른쪽 페이지에서 아이는손님들의 이야기에 화가 난 표정이다. 이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까?
 
그림으로만 알 수 있는 정보 읽기
 
©박연철,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 시공주니어
 
그림으로만 알 수 있는 정보를 읽어 보면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박연철의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시공주니어)를 살펴보면 왼쪽 페이지에는 다양한 색의 옷을 입은 자유분방한 아이들 모습의 그림이 있고 “망태 할아버지는 이 세상 모든 나쁜 아이들을 잡아다”라고 쓰여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검은색과 어두운 색 옷을 입고 등에 하얀색 동그란 도장이 찍혀있는 아이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줄 지어 서 있으며, “얌전하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만들어 돌려보낸대.”라고 쓰여 있다. 그림을 함께 보지 않고 글만 읽으면 이 책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다.
이 책의 꽃병이 깨져 있는 장면에서 “너 자꾸 거짓말하면 망태 할아버지한테 잡아가라고 한다.”라는 텍스트만 읽으면 꼬리만 보이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강아지를 찾을 수 없으며, 다정해진 엄마가 나오고 더 이상 글이 없다고 책을 덮어버리면 망태 할아버지의 도장이 찍힌 엄마의 뒷모습을 놓칠 수 있다.
이렇게 아이들은 그림과 글을 함께 읽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 내면서 스스로 뿌듯해하며 책 읽기를 즐거워한다. 단, 읽기 수업에서 너무 분석하거나 반드시 이유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책 내용을 더 잘 이해하고 읽기의 즐거움을 위해 그림을 읽도록 하는 것인데 이런 활동이 오히려 책 읽기에 훼방꾼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그림책의 그림 읽기 수업은 전문가나 교사가 분석해 놓은 것을 가르치고 외우는 시간이 아니다.
 
참고도서
『그림책』 최윤정 지음|비룡소|2001
『그림책의 심리학』 히로꼬 사사키 지음|고향옥 옮김|우리교육|2004
『그림책의 그림 읽기』 현은자 외 지음|마루벌|2004
『그림책은 작은 미술관』 나카가와 모토코 지음|신명호 옮김|주니어김영사|2005
『그림책의 새로운 서사형식』 옌스 틸레 외 지음|지광신 옮김|마루벌|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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