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나와 너 그리고 사회와 소통하기 국어 교육과정의 내용 영역은 크게 화법, 독서, 작문, 문법, 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도서관과의 협력수업을 생각해 볼 때 ‘독서’라는 교집합이 있는 국어 과목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당연함 때문에 도서관 활용수업이 아닌 협력수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1학기가 거의 끝나 갈 무렵 국어과목을 담당하는 연구부장님이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사업’과 연계하여 2학기 때 국어 수업을 도서관협력 독서수업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서 협력수업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먼저 협력수업의 방법에 대해서는 국어시간에, 책 읽기 수업의 일반적인 형태인 독서토론・서평쓰기를 수행평가와 연계해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수업 계획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면서도 읽기, 쓰기, 말하기 지도가 가능한 국어 선생님이 계시고, 서평에 대한 부분을 맡을 협력강사가 있는 상황에서 사서교사로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사서교사는 정보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은 전 분야의 지식이 들어있는 책들이 가득한 곳이다. 그래서 나는 사서과를 비교과가 아닌 범교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이번 협력수업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기 시작했고, 각자 담당할 부분을 나누었다. 우선 수업자료 준비와 도서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주제 배경 수업은 사서교사인 내가, 읽기에 대한 부분은 이론수업 시간에 교과교사가, 토론에 대한 지도는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함께, 서평에 대한 지도는 협력강사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기로 했다. 평가는 교과교사를 중심으로 하되, 아이들이 작성하는 활동지와 서평에 대한 첨삭은 모두가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국어과와의 도서관 협력수업을 시작했다.

 

‘독서토론・서평쓰기’ 도서관 협력수업 추진 과정
수업은 독서 후 토론을 하고 서평을 쓰는 과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토론이 가능하도록 3명을 기준으로 하는 모둠을 편성하여 모둠별로 동일한 도서를 한 학기동안 총 두 권씩 읽을 수 있게 준비하기로 하고 협력수업 일정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

 

 

 

독서 자료 선정
수업 시간에 읽을 자료들은 다음의 항목들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1) 교육과정과 성취 기준을 분석하여 그에 부합되는 수업 자료를 선정하고 도서관내 수업 공간에 별도 서가를 마련하여 비치한다.
2) 교과서 상 비중에 맞춰 문학과 비문학을 50:50 정도의 비율로 선정하여 준비한다.
3) 주제는 000부터 900까지 전 주제 분야를 고려하여 균형 있게 선정하여 준비하고, 문학의 경우에는 가족, 청소년의 성, 성장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자료들을 선정한다.
4) 아이들의 개인별 독서 수준을 고려하여 독서 능력을 상, 중, 하로 나누어 자료의 비율을 2:6:2 정도로 구성한다.
5) 모둠의 구성원들이 읽을 책을 협의하여 스스로 선정할 수 있도록 책의 종류는 40권 정도로 넉넉하게 준비한다.
6) 학생들에게 자료 선택의 자율권을 부여하여 학생들 스스로 자료를 검색하고 선정할 수 있는 정보 선택 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7) 사서교사는 도서 선택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도서에 대한 간략한 정보 및 독서능력의 정도를 제공한다.

 

학교도서관 소장 자료들의 교육적 가치를 전제로 하여,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 중 적합한 자료들을 목록화해서 교과교사와 협력강사에게 제공했다. 또한 주어진 예산 안에서 가급적이면 많은 종류의 책을 준비하여 아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게 해 주려 했으며, 교사들의 의견을 참고하고 추천도서가 있는 경우 적극 반영하여 구입했다. 이렇게 준비한 수업자료는 2학년 전체 학급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관외대출은 허용하지 않았다.

 

 도서관 협력수업 시작
1차시–도서관 협력수업 안내, 도서 선정 및 독서 활동
교과교사가 수행평가와 관련하여 과제 및 평가기준을 설명한다. 도서관 협력수업 진행에 대한 부분과 수업 자료로 준비된 도서들에 대해 간략한 정보 및 요구되는 독서능력 정도 그리고 주제 배경에 대하여 사서교사가 설명한 후 모둠 구성원들끼리 의견을 모아 읽을 도서를 선정하고 독서를 시작했다.

 

2~5차시(1) / 10~13차시(2)–독서 활동
학생들에게 스스로 선택한 도서를 그에 적합한 독서전략을 활용해 읽도록 하고, 독서일지를 작성하며 독서 활동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 또는 질문을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협력수업 참여 교사들이 각각 4모둠씩 나누어 지원을 하였다.

 

9차시–두 번째 독서 활동 안내 및 도서 선정
아이들에게 독서토론・서평쓰기 첫 번째 활동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졌는데 독서 활동에 대한 부분은 교과교사가, 독서토론에 대한 부분은 사서교사가, 서평에 대한 부분은 협력강사가 진행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 독서 활동과 관련해 도서 내용 및 난이도, 주제 배경에 대한 정보는 사서교사가 설명하며 아이들의 두 번째 도서 선정을 지원했다. 도서 선정 후에는 두 번째 독서 활동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