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리왕의 책글말]독후감 이제 두렵지 않아요!_ 정리왕의 독후감 쓰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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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7-14 11:52 조회 13,099회 댓글 0건본문
권선영 숭례문학당 학사
독후감 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네 생각을 적어보라고 하면, “재미있었다.”라고 한 줄 쓰고는 “또 뭐라고 써요?”라고 선생님에게 묻기도 합니다. 책은 읽었지만 자기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이런 경우 독후감을 쓰기 전에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부터 알려 줘야 합니다.
독서활동 기록지 작성은 ‘생각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함으로써 사고의 폭을 넓혀 줍니다. 책과 관련된 ‘질문’을 통해 생각거리를 던지고, 독후감에 넣을 ‘글감’을 스스로 찾게 하자는 거죠. 독서활동 기록지를 참고해서 개요를 짜고 글을 쓰면 자기 생각이 담긴 독후감을 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글쓰기 테크닉보다 책을 잘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게 먼저입니다. 독후감 쓰기 수업은 5차시로 구성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독서활동 기록지 작성은 ‘생각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의식적으로 생각하게 함으로써 사고의 폭을 넓혀 줍니다. 책과 관련된 ‘질문’을 통해 생각거리를 던지고, 독후감에 넣을 ‘글감’을 스스로 찾게 하자는 거죠. 독서활동 기록지를 참고해서 개요를 짜고 글을 쓰면 자기 생각이 담긴 독후감을 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글쓰기 테크닉보다 책을 잘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게 먼저입니다. 독후감 쓰기 수업은 5차시로 구성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1차시–독서활동 기록지 작성 및 글감 모으기
독후감 쓰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독서활동 기록지를 작성하게 합니다. 기록지에는 ① 책의 주제와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질문, ② 책과 나를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는 질문, ③ 저자가 이 책을 왜 썼는지에 대한 답을 찾도록 하는 질문을 잘 배합해서 넣습니다. 아래는 『열두 살의 모나리자』의 독서활동 기록지의 한 예입니다. ①~③의 질문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볼까요?
아이들이 기록지를 작성할 때는 ‘정답은 없으며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 독려해 주세요. 단답형이 아니라 2~3문장 정도로 자유롭게 쓰게끔 합니다. 책을 찾아보면서 퀴즈 풀듯이 진행하면 아이들의 집중도도 올라가고 수업 분위기도 즐거워집니다. 인상 깊은 발췌에서 키워드를 뽑는 것도 이 단계에서 합니다.
2차시–밑그림 그리기
독서활동 기록지를 작성해서 다양한 글감을 모았어도 바로 독후감을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록지를 작성하기 전에는 뭘 써야 할지 몰라서 막막했다면, 작성 후에는 쓸 내용은 많은데 어떤 내용을 가져다 쓸 것인지 판단이 잘 안 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밑그림 그리기, 즉 개요를 작성해야 합니다. 우선 A4 한 장에 대여섯 칸의 표를 그립니다. 한 칸은 한 문단을 말하는데, 각 문단별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 독서활동 기록지를 참고해서 밑그림을 그립니다. 자기가 뽑은 키워드 중 우선순위를 정해서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단을 구성하고, 요약(줄거리), 책 속 사례, 발췌, 발췌 이유, 작가 소개, 느낀 점 등 다양한 요소를 배치하면 더욱 풍성한 독후감을 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첫 문단에 뭘 써야 할지 고민한다면, ‘발췌를 먼저 가져오고 발췌한 이유에 대해 쓰거나 책의 줄거리부터 써보면 어떨까’라고 조언해 주세요.
독서활동 기록지를 작성해서 다양한 글감을 모았어도 바로 독후감을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기록지를 작성하기 전에는 뭘 써야 할지 몰라서 막막했다면, 작성 후에는 쓸 내용은 많은데 어떤 내용을 가져다 쓸 것인지 판단이 잘 안 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밑그림 그리기, 즉 개요를 작성해야 합니다. 우선 A4 한 장에 대여섯 칸의 표를 그립니다. 한 칸은 한 문단을 말하는데, 각 문단별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 독서활동 기록지를 참고해서 밑그림을 그립니다. 자기가 뽑은 키워드 중 우선순위를 정해서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단을 구성하고, 요약(줄거리), 책 속 사례, 발췌, 발췌 이유, 작가 소개, 느낀 점 등 다양한 요소를 배치하면 더욱 풍성한 독후감을 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첫 문단에 뭘 써야 할지 고민한다면, ‘발췌를 먼저 가져오고 발췌한 이유에 대해 쓰거나 책의 줄거리부터 써보면 어떨까’라고 조언해 주세요.
3차시–초고 작성
자, 드디어 밑그림이 완성되었네요. 이제부터는 밑그림을 바탕으로 초고를 작성합니다. 초고를 쓸 때는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라고 독려합니다. 초고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고 자기만 보는 글입니다. 그래서 말이 되든 안 되든 일단 끝까지 쓰는 게 중요합니다.
초고의 목적은 글의 논리나 정확성보다는 밑그림을 토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껏 쓰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퇴고’라는 최종 무기가 있습니다. 어차피 퇴고할 때 수정하니까 그냥 자유롭게 쓰면 됩니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써 보라고 하면 어떨까요. 나랑 친한 친구는 내 말을 잘 들어주니까 마음이 편하잖아요. 그러니 ‘내 생각이 혹시 틀린 건 아닐까’라는 걱정은 접으라고 얘기해 주세요. 초고는 선생님의 첨삭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 드디어 밑그림이 완성되었네요. 이제부터는 밑그림을 바탕으로 초고를 작성합니다. 초고를 쓸 때는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으라고 독려합니다. 초고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고 자기만 보는 글입니다. 그래서 말이 되든 안 되든 일단 끝까지 쓰는 게 중요합니다.
초고의 목적은 글의 논리나 정확성보다는 밑그림을 토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껏 쓰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퇴고’라는 최종 무기가 있습니다. 어차피 퇴고할 때 수정하니까 그냥 자유롭게 쓰면 됩니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써 보라고 하면 어떨까요. 나랑 친한 친구는 내 말을 잘 들어주니까 마음이 편하잖아요. 그러니 ‘내 생각이 혹시 틀린 건 아닐까’라는 걱정은 접으라고 얘기해 주세요. 초고는 선생님의 첨삭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4차시–퇴고
초고를 다 썼다면 이젠 퇴고를 할 차례입니다. 퇴고는 문단별로 진행합니다. 자유롭게 썼던 초고를 읽고 문단별로 주제를 뽑습니다. 만약 주제가 밑그림과 달라졌거나 두 가지 이상이 나온다면 다듬어야 하는 문단이라는 걸 알려 주세요. 긴 문장은 특히 주의해서 읽습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주술호응이 맞지 않을 확률이 크거든요. 아이들은 아직 글쓰기가 서툴기 때문에 장문보다는 단문 중심으로 글을 쓰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문단별로 퇴고한 후에는 반드시 소리 내서 읽어 봐야 합니다. 소리 내서 읽으면 눈으로 읽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실수들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서 독후감이 처음에 그렸던 밑그림대로 잘 풀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5차시–낭독 및 친구의 생각 알기
퇴고가 끝나면 한 편의 독후감이 완성됩니다. 열심히 쓴 독후감은 5~6명씩 모둠을 지어 낭독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낭독한 사람은 독후감을 열심히 쓴 자신을 칭찬하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듣는 사람은 한 책으로도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친구에 대해 더 잘 알아가게 됩니다. 낭독이 끝나면 친구의 독후감을 들은 소감을 간단하게 듣습니다.
이때 선생님은 좋았던 소감을 나눠야 한다는 규칙을 정합니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감을 나누다 보면 아이들의 자존감도 올라갑니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때 용기를 얻기 때문입니다. 독후감을 낭독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알고 인정할 때 아이들의 공감 능력도 부쩍 자랍니다.
퇴고가 끝나면 한 편의 독후감이 완성됩니다. 열심히 쓴 독후감은 5~6명씩 모둠을 지어 낭독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낭독한 사람은 독후감을 열심히 쓴 자신을 칭찬하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듣는 사람은 한 책으로도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친구에 대해 더 잘 알아가게 됩니다. 낭독이 끝나면 친구의 독후감을 들은 소감을 간단하게 듣습니다.
이때 선생님은 좋았던 소감을 나눠야 한다는 규칙을 정합니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감을 나누다 보면 아이들의 자존감도 올라갑니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때 용기를 얻기 때문입니다. 독후감을 낭독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알고 인정할 때 아이들의 공감 능력도 부쩍 자랍니다.
위 표는 『열두 살의 모나리자』를 읽은 민혁이가 작성한 독서활동 기록지, 초고, 퇴고본의 일부입니다. 독서활동 기록지를 참고해서 책이 주는 메시지를 초고에 넣었습니다. 이후 문단별로 읽히고 주제문을 뽑아보자고 했습니다. 두 문단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주지시킨 후 한 문단으로 줄였고, 소리 내어 읽으면서 긴 문장은 짧게 줄이고 어색한 문장을 다듬었습니다. 민혁이는 이후에 자기도 단점을 나쁘게만 보지 말고 장점화 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덧붙였습니다.
모둠별 낭독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선생님이 독후감을 첨삭합니다. 첨삭할 때 중요한 점은 문장의 세세한 첨삭이 아니라 독후감의 전체 맥락을 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표현하려고 했는가를 먼저 파악해야 아이와 소통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쓴 글은 솔직합니다. 겉보기에는 성의 없는 독후감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성의 없이 쓴 이유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전체의 2/3 이상을 줄거리 요약으로 채우고 자기 생각이라고는 “재미없어서 짜증났다”고 쓴 독후감을 예로 들어볼까요? 줄거리 요약만 했다는 것은 독후감에 쓸 말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분량을 채우기 위해 쓴 것입니다. “재미없고 짜증났다.”라는 표현은 아이가 주제를 잡지 못했거나,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글 첨삭에 앞서 아이의 독서 성향을 파악하고, 책이 주는 메시지를 아이가 깨달을 수 있도록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첨삭은 아이의 말 못할 고충을 보듬어 줘야 합니다. 첨삭 방향이 ‘지적’에서 ‘공감’으로 바뀔 때, 아이들도 독후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즐겁게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독후감은 ‘책을 읽은 후 자기의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즉 책을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독후감의 목적입니다. 글쓰기는커녕 ‘생각하기’조차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독후감 숙제는 폭력일 뿐입니다. ‘숙제니까 일단 내고 보자’식의 독후감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좀 더 재미있게 책을 읽고 생각이 뚜렷한 독후감을 쓰게 하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접근하는 게 방법입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아이의 한숨은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아이들만의 조용한 외침이니까요.
모둠별 낭독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선생님이 독후감을 첨삭합니다. 첨삭할 때 중요한 점은 문장의 세세한 첨삭이 아니라 독후감의 전체 맥락을 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표현하려고 했는가를 먼저 파악해야 아이와 소통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쓴 글은 솔직합니다. 겉보기에는 성의 없는 독후감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성의 없이 쓴 이유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전체의 2/3 이상을 줄거리 요약으로 채우고 자기 생각이라고는 “재미없어서 짜증났다”고 쓴 독후감을 예로 들어볼까요? 줄거리 요약만 했다는 것은 독후감에 쓸 말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분량을 채우기 위해 쓴 것입니다. “재미없고 짜증났다.”라는 표현은 아이가 주제를 잡지 못했거나,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글 첨삭에 앞서 아이의 독서 성향을 파악하고, 책이 주는 메시지를 아이가 깨달을 수 있도록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첨삭은 아이의 말 못할 고충을 보듬어 줘야 합니다. 첨삭 방향이 ‘지적’에서 ‘공감’으로 바뀔 때, 아이들도 독후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즐겁게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독후감은 ‘책을 읽은 후 자기의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즉 책을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독후감의 목적입니다. 글쓰기는커녕 ‘생각하기’조차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독후감 숙제는 폭력일 뿐입니다. ‘숙제니까 일단 내고 보자’식의 독후감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좀 더 재미있게 책을 읽고 생각이 뚜렷한 독후감을 쓰게 하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접근하는 게 방법입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아이의 한숨은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아이들만의 조용한 외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