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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상으로 가르치다] “선생님, 영화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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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9-15 14:40 조회 13,05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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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기 서울교육연수원 교육연구관

기말 시험이 끝난 후 방학 때까지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교사들이 많다. 아이들 역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선생님, 영화봐요!”라고 조르기 일쑤다. 교사가 영화에 대해 풍부한 정보를 갖지 못할 경우, 선택권은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영화는 대개 범죄, 액션, 전쟁, 공포 영화 등이다. 하지만 이번 호에 소개하는 영화 중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없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아르헨티나, 독일, 인도 영화를 골라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교육적 의미를 끌어내려고 심각하게 애쓸 필요는 없다. 교사의 시각으로 영화를 해석하거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학생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할 기회가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교육적이다. 교사 혼자 영화를 본다 해도 나쁠 것 없다. 좋은 영화를 보고 감동하며, 사물을 보는 안목을 넓고 깊게 하여 아이들을 만나면 그것 또한 교육 행위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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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호른Matterhorn, 2013
 
죽은 아내와 집 나간 아들을 그리워하며 홀로 외롭게 지내는 중년 남자 프레드. 영화는 그의 외로운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불의의 사고로 뇌기능이 손상된 테오가 나타난다. 외로운 프레드는 테오를 자신의 집에 들인 뒤 먹을 것과 입을 것, 잘 곳을 제공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프레드가 테오를 보살핀 것이다. 그런데 과연 누가 누구를 위로하고 있는 것일까? 마지막 반전까지도 매력적인 영화 마테호른, 두 남자가 공유하는 것이 우정인지 사랑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의 방법과 언어로 상처를 어루만져 치유하는 과정에 집중하면 된다. 디데릭 에빙어 감독이 만들고 르네반트 호프(테오 역), 톤 카스(프레드 역)가 주연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네덜란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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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에너미Class Enemy, 2013
출산휴가를 가는 담임 대신 들어오는 냉정한 원칙주의자인 독일어 교사 주판, 자살하는 학생 사비나… 이야기는 여기까지 급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영화는 사비나의 죽음 이후 펼쳐지는 학교 구성원들의 심리와 행동을 묘사한다. 록 비첵 감독은 “인간의 죽음은 그 자신이 아니라 살아있는 자의 문제”라는 토마스 만의 말을 붙들고 늘어진다. 정황상 주판의 충고와 사비나의 자살은 인과관계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이 부분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학생들의 여러 말과 행동을 담아내려 한다. 학생들의 심리와 행동은 비교적 잘 묘사됐고, 끝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는 주판 역시 영화적 긴장을 불러오는 데 한몫한다. 여기서는 사비나의 자살 이전과 이후 인간 군상의 심리 흐름에 카메라가 근접하지만, 그것을 '어떤 사건'으로 바꾸어도 의미는 충분히 살아난다. 슬로베니아 학교의 한 교실, 그것을 한국에 옮겨 두어도 역시 의미 훼손은 없다. 타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속살을 보는 듯한 착각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편견과 차이는 심화하고 화해는 요원하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들에게는 끝까지 우울함을 선물하는 슬로베니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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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싸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 2004
‘체 게바라’는 195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과테말라와 볼리비아를 거쳐 1955년 멕시코에 머무르는 동안 F. 카스트로와 사귀어 쿠바 혁명에 참가한 사람이다.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자 쿠바 시민이 되어 라카바니아 요새 사령관, 국립은행 총재, 공업장관 등을 역임하여 ‘쿠바의 두뇌’라 불렸다. 그러나 1965년 3월부터 소식이 끊겨 사망설이 파다했고, 카스트로에게 작별의 편지를 남기고 새로운 전쟁터로 달려갔다는 사실이 그해 10월 밝혀졌다. 그는 볼리비아의 산악지대에서 게릴라 부대를 조직, 1967년 10월 볼리비아 산중에서 정부군에게 포위되어 부상을 당하고 사로잡힌 후에 총살당했다. 파란만장한 생을 살았던, 가장 인간적이며 명철한 혁명가 체 게바라의 청년 시절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다. 23살의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 호기심 많고 열정이 넘치는 그는 엉뚱한 생화학도이자 마음이 맞는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4개월간 전 남미 대륙을 횡단하면서 민중들의 모습을 보고 자각한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이다. 체 게바라의 혁명가적 기질의 동인을 느끼고 싶어 이 영화를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영화에는 낭만과 휴머니즘은 있되, 혁명은 없다. 영화를 보면서 젊은 시절에 어떤 구체적 동기가 게바라를 고단한 혁명의 길로 인도했는가를 좀 더 유심히 살펴보려 했지만, 영화는 시종 멋진 풍경과 게바라의 인간적 풍모와 유머들로 채워진다. 사실, 체 게바라라는 인물은 그 이름만으로도 운동가들에게는 가슴이 벅찬 상대이다. 영화는 그에게서 부담스런 혁명의 껍데기를 벗겨 내고 보다 인간적이었던 젊은 시절을 부각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러기에 게바라는 거대하고 영화는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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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레닌Good Bye Lenin!, 2003
가령 동독의 아주 순수한 열혈 사회주의자가 있었다고 하자. 이 사람은 정말 순수한 사회주의자여서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나누어 쓴다는 것에 습관처럼 익숙해져 있고 그로 인한 기회와 결과의 평등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독일은 이른바 ‘흡수 통일’이 되었다. 그는 엄청난 자본의 폭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은 순수했던 한 사회주의자가 느껴야 할 혼돈과 자괴감을 그린다. “난 정말 잘못한 것이 없는데 통일이 왜 이리 고통스러워…” 이렇게 느낄 경우, 그 사람의 상처는 도대체 누가 치료를 해 줘야 할까? 동독의 열혈 공산당원인 엄마는 시위 도중 아들 알렉스가 끌려가는 것을 보고 충격으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후 8개월 뒤, 베를린 장벽과 함께 사회주의 동독이 무너진 후 의식을 되찾는다. 기쁨도 잠시, 알렉스는 엄마가 조그만 충격에도 목숨이 위험한 상태라는 의사의 경고를 듣고 베를린 장벽의 붕괴라는 사건을 숨기는 지상 최대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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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Black, 2005
타임지는 이 인도 영화를 그해 최고의 영화 베스트10에 선정하였고, BBC는 탄탄한 시나리오, 수려한 영상미, 흡인력 있는 음악, 감동적인 연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며 이 영화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상이 온통 어둠뿐이었던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8살 소녀 ‘미셸’. 아무런 규칙도 질서도 모르던 미셸에 대해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의 부모님은 마지막 선택으로 장애아를 치료하는 ‘사하이’ 선생님을 부르고 그에게 그녀를 맡긴다. 그녀가 집에서 종까지 단 채 동물처럼 취급당하는 것을 본 사하이는 미셸의 눈과 귀가 되어 주기로 결심하고, 아무것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그녀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친다. 포기를 모르는 그의 굳은 믿음과 노력으로 끝내 그녀에게도 새로운 인생이 열리고 사하이는 세상에 첫걸음마를 시작한 미셸의 보호자가 되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미셸조차 알아볼 수 없게 된 사하이는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그녀 곁을 떠난다. 미셸은 사하이 선생님을 애타게 수소문하는 한편, 그의 가르침대로 세상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영화는 소리가 침묵이 되고, 빛은 어둠이 되던 시절,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한 소녀의 희망 메시지를 담는다.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상처 입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휴먼드라마를 만드는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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