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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 활용수업-초등]인문 고전, 『어린 왕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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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9-11 10:08 조회 9,75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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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읽기는 아이들의 정서 지능(EQ)을 높이고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심을 가질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통찰력과 어휘력을 높일 수 있어, 일선 학교에서 독서교육으로 중요시하고 있는 추세이다. 인간의 언어, 문학, 역사, 법률, 철학, 예술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학문을 인문학이라 정의한다면, 무엇을 고전(古傳, 古典)으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따르는데 일반적으로 한 세대(30년) 이상 전해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도서(Great book)를 고전으로 여긴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인문 고전 읽기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초등학생에게 알맞은 책을 선정해야 하는데, 너무 어려운 책을 선정하면 아이들이 고전을 싫어하게 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기관의 추천 도서를 참고하고, 초등학생들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하여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선정하도록 해야 한다.
 
인문 고전 읽기는 한 책 읽기, 슬로리딩 등의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효과적인데, 초등 저학년은 집중력이 약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학년 이상에게 적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본교에서는 방학 중 독서교실을 활용해, 3~5학년을 대상으로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지음) 읽기를 했다. 2일간 했기 때문에 전체 내용을 다함께 읽을 수 없어서, 각자 책을 따로 읽어 보기로 하고, 독서교실 기간에는 책 내용에서 4가지 주제(총 8차시 분량)를 정해 함께 읽고 독후활동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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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시 어린 왕자의 별
어린 왕자의 별에 대한 이야기 읽기(40분)
책의 내용을 그대로 PPT로 옮겨 다함께 파일럿과 어린 왕자의 첫 만남 부분부터 읽기 시작했다. 양을 그려달라고 하는 까다로운 어린 왕자를 위해 양을 그려보게 했는데, 아이들은 까다로운 어린 왕자를 위해 최대한 늙어 보이지 않고 염소처럼 보이지 않게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책의 내용을 아는 아이들은 네모난 박스를 그리기도 했다. 이 양은 어린 왕자의 별이 얼마나 작은지, 어떤 풀이 자라는지, 어린 왕자가 장미꽃을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책 속 파일럿은 바오밥나무 이야기와 어린 왕자의 삶에 얽힌 비밀(장미꽃 이야기)을 양 덕택에 알게 되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의 별과 장미꽃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40분)
읽은 내용을 되돌아보며 어린 왕자의 별은 어떤 곳인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 속 내용을 통해 ‘어린 왕자의 별은 아주 작다’, ‘어린 왕자의 별에는 바오밥 나무와 들꽃들과 장미꽃 한 송이가 있다’라는 것 등을 정리해 본 후 그려 보게 했다. 책을 읽을 때에는 책 속 어린 왕자의 별 삽화를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은 아이들은 바오밥나무와 꽃, 어린 왕자를 조그마한 원에 그려 넣어 별을 표현했다. 어린 왕자를 처음 만난 느낌을 구체적으로 써 보게 했더니, “까다롭다.” “예의가 없는 것 같다.” “걱정이 많다.” “상상력이 풍부하다.” “투덜거리면서 꽃이 원하는 것을 다 해 줘서 귀엽다.” “겉은 까칠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것 같다.” 등의 의견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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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에게 장미꽃이 소중한 존재이자 친구인 것처럼 나에게 소중한 존재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나만의 장미꽃 만들기를 해 보았다. 색종이로 장미꽃을 접어 유리 덮개로 씌운 후, 나만의 장미꽃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만들어 보게 했다.
 
 
3~4차시 어린 왕자가 여행한 별
어린 왕자가 여행한 별에 대한 이야기 읽기(40분) + 북아트로 표현하기(40분)
어린 왕자는 지구로 오기 전 여섯 개의 별을 여행하는데, 그중 왕, 허영심으로 가득한 남자, 술꾼, 가로등 켜는 남자가 살고 있는 별에 대한 내용만 읽어 봤다. 읽은 후 활동지에 그림이나 글을 자유롭게 표현해서 별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보게 했다. 만약 지구가 멸망하게 되어 이 네 별 중 한 별로 이주해야 한다면 어느 별에 가고 싶은지 물어보니, 31명 중 24명이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 있는 별로 가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이것 해라, 저것 해라 지시하지 않고 혼자 성실하게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장 인상 깊은 별은 무엇인지 써 보게 했더니 20명이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라고 써 냈다.
그 이유로는 앞 질문의 답처럼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해서”라는 대답이 제일 많았고, “밤낮이 빨리 지나가는 게 신기해서 인상적”이라는 대답도 있었다. 술꾼의 별이 인상적이라는 학생들도 7명이 있었는데, 그들은 술꾼의 말이 어이가 없고 우습다고 했다. 활동지로 정리한 별에 대한 내용은 북아트(회전목마책)로 표현해 보는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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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차시 어린 왕자의 지구에서의 만남
어린 왕자가 지구에서 만난 뱀, 장미꽃, 여우 이야기 읽기(40분) +여우책 만들기(40분)
어린 왕자가 일곱 번째로 여행한 별이 바로 지구이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만난 것이 뱀이다. 뱀은 수수께끼 같은 말들로 어린 왕자를 유혹(?)한다. “나는 배보다 더 먼 곳으로 너를 데려다 줄 수 있어, 나는 누구든지 건드리기만 하면 자기가 왔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 버리지… 네 별이 몹시 그리울 때면 언제고 내가 너를 도와 줄 수 있을 거야…”라는 말들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말들을 ‘독으로 죽일 수 있다’, ‘천국으로 보낼 수 있다’는 말로 생각했다.
여우와의 만남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 보았는데,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는 『어린 왕자』의 중심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를 찾는다는 어린 왕자에게 친구를 만들고 함께하는 방법과 장미꽃에 대한 어린 왕자의 마음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여우이다. 여우의 말들을 다시 생각해 보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에서 느낀 내용을 담은 여우책 만들기를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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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차시 어린 왕자를 만난 파일럿의 마음 알기
파일럿의 마음이 담겨 있는 이야기 읽기(50분) + 이야기 나누기(30분)
파일럿이 보아뱀을 그렸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어린 왕자와 만났을 때의 독백이 담겨 있는 이야기, 어린 왕자와 함께한 마지막 이야기로 나누어 파일럿의 마음에 집중하여 책을 읽어 봤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보아뱀의 그림을 한눈에 알아본 어린 왕자를 만났을 때, 까다롭게 양 그림을 요구할 때 등 처음 어린 왕자를 만난 파일럿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지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아이들은 “너무 귀찮았을 것 같다.” “궁금해 하고 놀랐을 것 같다.” “까다롭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등 파일럿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했다. 어린 왕자가 별에서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면 해가 지는 것을 계속 볼 수 있다는 말에 파일럿은 자신의 고향, 프랑스를 떠올렸기 때문에 파일럿이 프랑스 사람임을 유추해 보기도 했다. 파일럿이 어린 왕자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어떤 심정이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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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마지막 모습은 독자들에게 열린 결말을 보여 준다. “그의 발목에 노란 한 줄기 빛이 번쩍했을 뿐이다… 그리고 나무가 쓰러지듯 그는 스르르 쓰러져 내렸다. (중략) 그렇지만 나는 그가 자기 별로 돌아갔다는 걸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다음 날 해가 떴을 때 그의 몸이 온데간데없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비룡소, 101~102쪽)
함께 책을 읽은 아이들 26명은 어린 왕자가 죽었다고 생각했고, 자기 별로 돌아갔 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2명뿐이었다. 죽어서 자기 별로 돌아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다.
별은 어떤 이에게는 길잡이, 연구 대상인데 파일럿에게는 어린 왕자가 웃고 있을지도 모르는 별이라는 내용을 읽고, 함께 나에게는 ‘별’이 어떤 대상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아이들 대부분은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존재라고 대답했지만, 파일럿의 마음에 공감한 학생은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와 반려견이 즐겁게 있는 곳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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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읽기를 독서교실 기간 동안 3~5학년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책의 전문을 다 함께 읽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활동지를 살펴보니 학년에 따라 공감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책 속 인물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는 공감의 깊이가 달랐기에 『어린 왕자』는 고학년에게 적합한 인문 고전 책이라고 느껴졌다. 그러나 이번에 『어린 왕자』를 읽은 3~4학년 학생들이 더 자라서 다시 이 책을 읽어 본다면 과거와 달라진 감정과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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