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구별 사서의 오늘] 길을 걷는 자, 도서관으로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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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6-28 16:09 조회 5,865회 댓글 0건본문
우리 모두는 길을 떠난다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사는 사람은 드물다. 공부하기 위해 혹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지역에 터전을 잡는다. 그러고 보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주민인 셈이다.
도서관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책 반상회’를 한다. 말 그대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도서관 운영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한 달 동안 자신이 읽은 책도 소개한다. 새로이 도서관에 온 사람이 있으면 자기소개를 꼭 하는데, 도서관의 이용자 90%가 외국에서 온 이주민인 까닭에 자기소개의 시간은 버라이어티하다.
종교적 갈등을 겪고 파키스탄에서 난민으로 온 오벗, 사랑하는 남편을 따라 캄보디아에서 시집 온 속 파오시다,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중국에서 오신 광철 할아버지, 우즈베키스탄에서 태권도 사범인 남편이 한국에서 도장을 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가족과 안산으로 온 빅토리아. 대부분 도서관 이용자들이 혼자 듣기에는 아까운, 가슴 아프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며, 아름답기까지 한 이야기들을 가슴에 품고 안산 원곡동에서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이야기들이 흥미로워 커다란 세계지도를 펴놓고 자신의 이주 경로를 그려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지도 위에 나타난 이주 경로는 실로 경이롭기까지 했다. 우리 도서관 이용자들의 발자취가 지도 전체를 새까맣게 덮었던 것이다.
지도 한 장으로 이용자들의 이야기가 술술 이어졌다. 재미있었다. 이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지도가 도서관에 모여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세계지도 도서관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서관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책 반상회’를 한다. 말 그대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도서관 운영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한 달 동안 자신이 읽은 책도 소개한다. 새로이 도서관에 온 사람이 있으면 자기소개를 꼭 하는데, 도서관의 이용자 90%가 외국에서 온 이주민인 까닭에 자기소개의 시간은 버라이어티하다.
종교적 갈등을 겪고 파키스탄에서 난민으로 온 오벗, 사랑하는 남편을 따라 캄보디아에서 시집 온 속 파오시다,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중국에서 오신 광철 할아버지, 우즈베키스탄에서 태권도 사범인 남편이 한국에서 도장을 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가족과 안산으로 온 빅토리아. 대부분 도서관 이용자들이 혼자 듣기에는 아까운, 가슴 아프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며, 아름답기까지 한 이야기들을 가슴에 품고 안산 원곡동에서 터를 잡고 살고 있다. 이야기들이 흥미로워 커다란 세계지도를 펴놓고 자신의 이주 경로를 그려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지도 위에 나타난 이주 경로는 실로 경이롭기까지 했다. 우리 도서관 이용자들의 발자취가 지도 전체를 새까맣게 덮었던 것이다.
지도 한 장으로 이용자들의 이야기가 술술 이어졌다. 재미있었다. 이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지도가 도서관에 모여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세계지도 도서관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도와 함께 모인 이야기들
먼저 웹으로 배포할 수 있는 포스터를 만들었다. 지구본을 가운데 두고, 나의 토끼 사서 캐릭터가 지도를 보고 있는 모습을 넣었다. 지구본 왼편에는 잊지 않고 두툼한 책 2권도 배치했다. 이를 출력하여 도서관 안팎에 붙이고 이웃 도서관들에게도 홍보를 부탁했다. 그리고 SNS로 “당신이 여행한 곳의 지도를 보내 주세요!”라는 제목을 담아 프로젝트를 알렸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민 분들이 하나둘씩 고향의 지도를 가져다 주셨다. 평소 지리와 지도를 좋아하는 청소년들도 그동안 자기들이 모은 것이라며 지도 뭉치를 가져왔다.
SNS를 통해 프로젝트를 알게 된 분들이 지도와 엽서, 그리고 간단한 여행 후기를 적어 도서관으로 보내 주셨다. 한 출판사의 디렉터가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 다녀와서 자신이 꼼꼼하게 체크하며 거리를 찾았던 볼로냐 시가지 지도와 골목 상세 지도를 보내 주셨다. 연구 프로젝트로 독일에 갔던 어느 대학의 교수님은 독일 특유의 빳빳한 종이에 출력된 프랑크프루트의 지도와 엽서를 기증하셨다. 일본 오사카를 여행하던 사서는 일본 현지에서 바로 오사카 주유 패스를 사면서 얻은 지도와 지역 정보를 우편으로 보내 주셨다. 꼭 해외의 지도가 아니어도 좋았다. 수학여행 도중 도서관에 들린 하동의 어느 초등학교 아이들은 자기 동네의 지도를 보내주겠노라 약속을 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도서관에서 일을 하다보면 항상 처음 기획하고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더해져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이용자 모두가 참여하고 다함께 무언가를 이뤄 가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면 서로 닿을 수 없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지도를 통해 연결되었다. 지도를 따라 길을 걷는 자의 멋진 이야기들이 도서관으로 모였고 이 이야기들이 궁금해진 새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도 곧 여행을 떠나게 되니 스토리텔러로 참여하겠노라 말을 건넸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민 분들이 하나둘씩 고향의 지도를 가져다 주셨다. 평소 지리와 지도를 좋아하는 청소년들도 그동안 자기들이 모은 것이라며 지도 뭉치를 가져왔다.
SNS를 통해 프로젝트를 알게 된 분들이 지도와 엽서, 그리고 간단한 여행 후기를 적어 도서관으로 보내 주셨다. 한 출판사의 디렉터가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 다녀와서 자신이 꼼꼼하게 체크하며 거리를 찾았던 볼로냐 시가지 지도와 골목 상세 지도를 보내 주셨다. 연구 프로젝트로 독일에 갔던 어느 대학의 교수님은 독일 특유의 빳빳한 종이에 출력된 프랑크프루트의 지도와 엽서를 기증하셨다. 일본 오사카를 여행하던 사서는 일본 현지에서 바로 오사카 주유 패스를 사면서 얻은 지도와 지역 정보를 우편으로 보내 주셨다. 꼭 해외의 지도가 아니어도 좋았다. 수학여행 도중 도서관에 들린 하동의 어느 초등학교 아이들은 자기 동네의 지도를 보내주겠노라 약속을 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도서관에서 일을 하다보면 항상 처음 기획하고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더해져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이용자 모두가 참여하고 다함께 무언가를 이뤄 가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면 서로 닿을 수 없었을 것 같은 사람들이 지도를 통해 연결되었다. 지도를 따라 길을 걷는 자의 멋진 이야기들이 도서관으로 모였고 이 이야기들이 궁금해진 새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도 곧 여행을 떠나게 되니 스토리텔러로 참여하겠노라 말을 건넸다.
자발적 여행의 안내자: 오사카 지도
이번 여름방학에 이주배경 청소년 여덟 명과 함께 오사카에 자발적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 아이들은 원곡동 다문화거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소년들로, 평소 부모들의 나라인 파키스탄,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의 나라에 관심이 많았다. 또한 새롭고 넓은 세상을 알고 싶어 했다. 자발적 여행 프로젝트는 청소년 스스로가 여행의 목적지, 경로를 논의해 정하고 서로 도와 여정을 꾸려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은 세계지도 속에서 각 도시의 의미를 이야기하며 여행지로 오사카를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은 오사카 지도를 가지고 동선을 짜는 중이다. 아이들은 여섯 번의 사전 모임을 통해 공정여행에 대해, 일본의 역사 그리고 오사카와 고베 지역에 대해 이야기하고 일정을 기획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준비와 실행과정에서 수집하는 많은 자료 중에 필요한 정보들을 가려내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결정의 주체로서 의견을 나누고 결정하는 것을 배워 나가리라. 그러나 역시 아이들! 이들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하루 종일 노는 것을 제일 기대하는 듯하다.
길을 걸어온 자들을 사랑하는 시간
우리의 삶은 여러 곳을 다니며 더욱 풍요로워진다. 짧은 여행에서도 우리는 그 속에서 빛나는 존재의 의미를 찾기도 하고, 소중한 것을 발견해 내기도 한다. 더 좋은 학교 진학을 원하거나 더 행복한 직장 생활을 꿈꾸며 이주를 하는 마음은 우리나라 사람들이나 국제이주민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쨌든 길을 떠나는 자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하며 선주민의 배려가 절실하다. 길을 걸어온 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면 어떨까? 우리 모두 여행자이면서 이주민이 아닌가. 그들의 용기를 격려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의 삶도 더 다양해지고 촘촘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