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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들] 『버섯 소녀』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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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11-01 15:58 조회 3,55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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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많은 것들이 크고 명징한 것들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때, 오히려 반대로 곧 사라질 듯 아련한 존재감으로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의 시가 그렇지만 어떤 동화들도 그렇다. 『버섯소녀』는 그런 그림책이다. 매끄럽지 않은 질감, 서로 조금만 스쳐도 큰 소리가 나는 종이로 만들어진 작은 책. 오래된 고목 곁에서 태어난 작은 소녀. 소녀는 바위 아래와 수풀 속, 동굴의 어둠, 호수 바닥의 노래와 단어들이 궁금하다. 때문에 무서운 숲도 혼자 지나가기로 결심하지만 숲은 춥고 어느 순간에는 비가 내린다. 소녀의 여정은 이야기보다는 시에 가깝다. 소녀가 지나치는 많은 것들이 무
언가를 빗대어 말하고 있으며 그림과 함께 곧 사라질 듯 걸어가는 작은 아이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감정 또한 쉽게 말해질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어쩌면 스스로도 의식 못한 채 스쳐간 어떤 섬세한 순간들, 혹은 혼자 감추어 두었던 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아름다운 그림체와 단어들. 서늘한 계절이 시작될 때에 서늘한 그대로를 음미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북극서점 순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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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창간된 독립잡지 <싱클레어>의 편집장은 잡지를 창간하며 뮤지션 ‘김창완’을 인터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몇 호에서인가 드디어 ‘김창완’을 인터뷰하게 되었다. 이 얘기를 듣고 ‘내가 만약 잡지를 만든다면 누구를 인터뷰하고 싶을까’ 가상의 잡지를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좋아하는 독립출판물 제작자들이 떠올랐다. 왜 이런 책을 만드는지, 무슨 의도인지 등 여러 가지 궁금증이 있었다. 그들과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잡지를 만드는 대신 책방을 운영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꿈을 실현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내가 상상 속에서 잠시 구상했던 잡지가 실제 손에 잡히는 종이책이 되어 책방에 입고되었다. <SEOUL BOOK CLUB>은 책방 관계자, 책 제작자, 책 관련 활동 등 다양한 책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고 있다. 올 가을에 입고된 2호는 1호보다 더 풍성해져서 돌아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주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SEOUL BOOK CLUB>의 편집장이 부럽다. 이보람 헬로인디북스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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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을 사본 적 있는지. 소장할 만화책과 그냥 한 번 읽고 말 만화책은 어떤 기준으로 나눌 수 있을까. 독립출판물은 대개 샘플 도서와 함께 입고되기에, 내용을 읽어 보고 살 수 있다. 얇은 책은 5분도 안 되어 다 읽을 수 있는데, 내용을 다 알고도 책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아할 것이다. 손님들은 저마다 소장할 책과 아닌 책의 기준을 생각하며 살 책을 정한다. 『어떤 생각』은 만화책인데다 100쪽 남짓이라 금세 읽을 수 있지만, 소장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4년간의 일기를 일부 추려 만화로 재구성했는데 이런 식이다. 아침엔 퉁퉁 부은 얼굴이 너무 못났다가 밤이 되면 그럭저럭 볼 만하다는 중얼거림이나, 무기력은 ‘내일의 내가 어떻게든 처리해 주겠지’라며 미루는 고약한 감정이라며 퍼져서 누워 있는 본인을 그려 놓는 식. 싱겁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작은 그림들 사이에 ‘말의 속도’, ‘학습된 무기력’, ‘익숙함’ 등에 대해 마음 깊이 찌르는 상념들을 숨겨 놓았다. 흑백의 간결한 선으로, 페이지마다 다양한 컷의 구성으로 채워진 ‘어떤 생각’들이 가득하다. 김미현 달팽이 책방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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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들에게 해서는 안 될 질문이 있다. ‘고양이는 잘 있어?’ 이 말을 들은 순간 열 장의 사진이 전달되며 온갖 감탄사와 고양이 중계를 듣게 될 것이다. 그 중계를 좀 더 차분하게 들을 수 있는 다정한 책이 등장했다. 자신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를 처음 만난 계기와 성격, 매력 포인트, 독특한 습관이나 취향을 말하는 집사들의 우리 고양이 자랑 대회. 말끝마다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이 고양이 수다를 듣고 있노라면 역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들이 동그랗게 드러나면 그 옆에는 반드시 내가 사랑하는 것들의 자리도 생긴다. 그래서 순간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것이 꼭 고양이일 필요는 없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에 공감한다면 이 책을 읽었을 때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갈 것이다. 어쩌면 슬픔보다 더 전염되기 쉬운 것은 기쁨이며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전달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자기 고양이의 못된 성격을 이야기할 때에도 그것이 기쁘게 들릴 정도이다. 북극서점 순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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