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합니다! [청소년 시집을 그대에게] 새 학기가 두려운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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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새 학기가 두려운 너에게
새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어렸을 적 나는 한 해의 출발이 3월부터인 것 같았어. 3월이면 새 학년 새 학기가 돌아왔기 때문이야. 잠자리에 들기 전 가방에 새 노트와 필통을 챙기고, 깨끗한 실내화까지 챙기고 나면 첫 등교를 위한 준비가 끝났지. 혹여나 빠뜨린 건 없는지 여러 번 확인하면서 늦은 밤까지 깨어 있고는 했어. 수업에는 적응할 수 있을지, 반 친구들과는 잘 지낼 수 있을지 무척 걱정됐거든. 그때도 지금도 나는 낯선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긴장하는 버릇이 있어. 그럴 때면 나는 꼭 시집이나 소설책을 한 권 챙기게 되더라. 뭘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할 때 책을 펼치면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졌거든. 그래서 이번엔 새 학기에 읽기 좋은, 곁에 두면 든든한 책을 소개하려 해.
정다연×조온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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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런 말 안 써요』 권창섭 지음│창비교육│2024 이 시집의 화자는 예술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학교에서는 시를 쓰는 법을 배우지. 시를 창작하고 나면 친구들과 낭독하고, 감상 을 나누기도 해. 그 과정에서 한 친구는 화자가 쓴 시에 ‘눈물’이라 는 단어가 없는데도 “네 눈물이 보였”다고 말해 주기도 하지. 이때 ‘시’는 화자와 친구의 마음을 잇는 통로가 돼. 신기하지 않니? 눈 물이라는 단어 없이도 눈물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게. 그건 아마 시 가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을 빗방울이나 보풀로 빗대 선명히 그리 기 때문일 거야. |
이 시집의 재밌는 점도 하나 말해 줄게. 목차를 보면 1월부터 12월까지 열두 달에 관한 시를 찾아볼 수 있을 거야. 그중에서 난 「다시, 3월」이라는 시를 좋아해. 이 시는 “셋이 다니자”는 이야기로 시작해. 흔히 ‘셋’은 관계에서 불안정한 느낌을 줘. 둘이 친해지고 나면 한 사람이 혼자가될 수도 있잖아. 그렇지만 화자는 관찰을 통해 “다리가 셋인 탁자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돼. 탁자는 기울더라도 “쓰러지진 않는” 힘이 있지. 그런 점에서 하나와 둘이 팽팽할 때 “다른 점에서 바라보는 셋”이 함께라면, 서로가 든든한 중심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돼. 다가온 3월에 이 글을 읽는 네가 사랑하는 존재들과 그런 균형을 나눠 가지게 되길 소망할게. _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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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이 사라지는 방법』 유현아 지음│창비교육│2020 새 학교, 새 교실, 새 친구들 사이에서 혹시나 주눅 이 들어 있을지도 모를 너에게 전해 주고 싶은 시 집이야. 사실 이 시집에는 제목과 달리 어깨에 “얼 룩처럼 붙어 있”는 주눅이 사라지게 해 주는 특별 한 해결책이 쓰여 있지 않아. 친구와 가벼운 장난을 치거나 “주눅 든 책가방을 서로 바꿔 들기도” 하면 서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말하 |
지. 다만 시집을 읽다 보면 언젠가 네가 속으로만 품고 있던 마음들, 혼자서만 끙끙 앓던 고민들이 솔직하게 쓰여 있는 걸 발견하게 될 거야. 사람들에게 따가운 눈 초리를 받는 택배 기사 삼촌 곁에서도, 아이돌에 빠져서 나에게 무심해진 것 같은 친구에게도, 시 속의 ‘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 않아. 삼촌을 좋아하지만 “가끔 삼촌을 못 본 척한”다든지, 우정에 소홀해진 친구에게 “슬프고 화가 나서 잠이 오지 않”는다든지 하는 마음이 이상할 게 없다고 알려 주지. 처음 만나는 선생님과 친구들, 처음 해 보는 아르바이트, 처음 나가는 현장 실습, 세상에는 새롭게 맞이하게 될 처음들이 많이 남아 있어. 새롭다는 말이 때로는 두렵고 힘들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네가 너무 커다란 주눅에 짓눌린 채로 그 모든 일들을 시작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님, 어쩌다 옆자리에 앉게 된 친구, 나를 자꾸 불러 세우는 “이상한 담임 선생님”과 가끔은 주눅을 나눠 들기도 하면서, 우리만의 출발선으로 정해 놓은 3월을 시작하길 바라. -온윤
이런 너에게 추천해
- 하나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좋은 너에게
- 3월이면 어깨에 책가방 대신 주눅을 짊어지는 너에게
『햇볕에 말리면 가벼워진다』의 정다연 시인과 『햇볕 쬐기』의 조온윤 시인이 단정한 편지글로 십 대에게 청소년시집을 2권씩 소개합니다. 따스한 볕처럼 가닿을 두 시인의 편지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