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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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11-17 15:40 조회 7,670회 댓글 0건본문
무슨 생각하니?
로랑 모로 지음|박정연 옮김|로그프레스|40쪽|2015.04.20|15,000원|모든학년|상상, 놀이
한때 뇌구조를 그리는 게 놀이처럼 유행처럼 퍼진 적이 있다. 주위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한 까닭이었을 것이다. 머릿속 가득 한 가지 생각만 하게 되는 경우 도 있고, 모든 생각을 한꺼번에 적절한 크기로 나누어 동시에 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간혹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건 간에 그냥 다른 사람의 머릿속이 궁금할 때도 있다. 이 그림책은 지금 보이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책이다. 펼친 장면마다 한 사람씩 등장하고 각각 왼쪽의 설명을 읽고 오른쪽 얼굴 부분을 펼쳐 보면 글 내용에 걸맞는 그림이 나오는 구조다. 로랑 모로의 그림은 절묘한 중간색의 대비를 잘 활용한 것은 물론 자유로운 선과 형태 역시 보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 준다. 그의 그림이 들려주는 상상력도 특별하다. 가벼운 것이든 심각한 것이든 누구라도 늘 생각은 하고 산다는 면에서 이 책의 활용도는 크다. 아이들과 함께, 지금 다른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머릿속을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로랑 모로 지음|박정연 옮김|로그프레스|40쪽|2015.04.20|15,000원|모든학년|상상, 놀이
한때 뇌구조를 그리는 게 놀이처럼 유행처럼 퍼진 적이 있다. 주위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한 까닭이었을 것이다. 머릿속 가득 한 가지 생각만 하게 되는 경우 도 있고, 모든 생각을 한꺼번에 적절한 크기로 나누어 동시에 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간혹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건 간에 그냥 다른 사람의 머릿속이 궁금할 때도 있다. 이 그림책은 지금 보이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여 주는 책이다. 펼친 장면마다 한 사람씩 등장하고 각각 왼쪽의 설명을 읽고 오른쪽 얼굴 부분을 펼쳐 보면 글 내용에 걸맞는 그림이 나오는 구조다. 로랑 모로의 그림은 절묘한 중간색의 대비를 잘 활용한 것은 물론 자유로운 선과 형태 역시 보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 준다. 그의 그림이 들려주는 상상력도 특별하다. 가벼운 것이든 심각한 것이든 누구라도 늘 생각은 하고 산다는 면에서 이 책의 활용도는 크다. 아이들과 함께, 지금 다른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머릿속을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비클의 모험
댄 샌탯 지음|고정아 옮김|아르볼|48쪽|2015.04.15|12,000원|낮은학년|상상, 친구
비클은 상상의 나라에서 온 친구이다. 하얗고 둥그스름하니 귀엽게 생겼다. 하지만 세상 밖의 아이들이 찾아주지 않아 용감하게 세상으로 친구를 찾으러 나온다. 상상의 친구가 세상으로 나와서 아이들과 재미있게 모험을 즐긴다는 이야기가 참 기발하고 흥미롭다. 비클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상상의 친구를 따라가 보니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놀이터를 발견한다. 세상 아이들과 상상의 친구들은 신나게 놀고 있지만 비클은 마음이 맞는 친구를 찾지 못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문득 바람에 날아온 종이를 찾으러 온 앨리스를 만나면서 둘은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끼고 천천히 조금씩 친해진다. 앨리스가 비로소 ‘비클’이라는 이름도 지어 준다. 비클과 앨리스는 함께 그림도 그리고 간식도 나눠 먹고, 웃기는 이야기도 나눈다. 그리고 세상 아이들과 상상의 친구들 모두가 상상의 나라로 신나게 모험을 떠난다. 상상의 친구들과 아이들이 한마음 되어 행복하게 노는 장면은 독자들을 판타지 속에 빠뜨리는 것 같다. 화려하고 따뜻한 색채는 시선을 붙잡을 만큼 아름답다. 이동림 경상남도교육정보연구원
댄 샌탯 지음|고정아 옮김|아르볼|48쪽|2015.04.15|12,000원|낮은학년|상상, 친구
비클은 상상의 나라에서 온 친구이다. 하얗고 둥그스름하니 귀엽게 생겼다. 하지만 세상 밖의 아이들이 찾아주지 않아 용감하게 세상으로 친구를 찾으러 나온다. 상상의 친구가 세상으로 나와서 아이들과 재미있게 모험을 즐긴다는 이야기가 참 기발하고 흥미롭다. 비클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상상의 친구를 따라가 보니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놀이터를 발견한다. 세상 아이들과 상상의 친구들은 신나게 놀고 있지만 비클은 마음이 맞는 친구를 찾지 못해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문득 바람에 날아온 종이를 찾으러 온 앨리스를 만나면서 둘은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끼고 천천히 조금씩 친해진다. 앨리스가 비로소 ‘비클’이라는 이름도 지어 준다. 비클과 앨리스는 함께 그림도 그리고 간식도 나눠 먹고, 웃기는 이야기도 나눈다. 그리고 세상 아이들과 상상의 친구들 모두가 상상의 나라로 신나게 모험을 떠난다. 상상의 친구들과 아이들이 한마음 되어 행복하게 노는 장면은 독자들을 판타지 속에 빠뜨리는 것 같다. 화려하고 따뜻한 색채는 시선을 붙잡을 만큼 아름답다. 이동림 경상남도교육정보연구원
위대한 건축가 무무
김리라 지음|토토북|32쪽|2015.03.30|10,000원|낮은학년|건축, 창의력
지저분한 상자를 분리수거함에 넣었다가 딸에게 혼난 적이 있다. 그때 “이건 내 작품이라고!”라고 외치던 딸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책이다. 집을 짓는데 필요한 물건들이 가득한 표지에 자신감 넘치는 무무가 서 있다. 건축가 무무는 ‘설계–집터 고르기–땅 고르기–기둥과 뼈대 세우기–지붕 얹기–전기 공사–바닥 공사–실내 장식’의 치밀한 과정을 거쳐 건축물을 완성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무무의 부모에게도 주목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하고 힘들 때 도와주고, 아이의 완성품을 보며 최고라고 응원한다. 무무의 동생이 또 다른 창작품을 만들기 위해 가는 마지막 장면은 창작이 창작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 준다. 테이프를 이용한 콜라주 기법의 그림은 산듯하고 깔끔하다. 건축의 기법과 과정을 담은 내용도 군더더기가 없다. 아이의 작품을 버리다 걸린 엄마로서, 집을 어지럽히는 말썽꾸러기를 위대한 건축가로 볼 수 있도록 인도해 준 작가가 고맙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김리라 지음|토토북|32쪽|2015.03.30|10,000원|낮은학년|건축, 창의력
지저분한 상자를 분리수거함에 넣었다가 딸에게 혼난 적이 있다. 그때 “이건 내 작품이라고!”라고 외치던 딸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책이다. 집을 짓는데 필요한 물건들이 가득한 표지에 자신감 넘치는 무무가 서 있다. 건축가 무무는 ‘설계–집터 고르기–땅 고르기–기둥과 뼈대 세우기–지붕 얹기–전기 공사–바닥 공사–실내 장식’의 치밀한 과정을 거쳐 건축물을 완성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무무의 부모에게도 주목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하고 힘들 때 도와주고, 아이의 완성품을 보며 최고라고 응원한다. 무무의 동생이 또 다른 창작품을 만들기 위해 가는 마지막 장면은 창작이 창작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 준다. 테이프를 이용한 콜라주 기법의 그림은 산듯하고 깔끔하다. 건축의 기법과 과정을 담은 내용도 군더더기가 없다. 아이의 작품을 버리다 걸린 엄마로서, 집을 어지럽히는 말썽꾸러기를 위대한 건축가로 볼 수 있도록 인도해 준 작가가 고맙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은이의 손바닥
윤여림 글|노인경 그림|웅진주니어|40쪽|2015.04.13|11,000원|모든학년|상상
아이의 손바닥에 무엇이 놓일까? 그것들로부터 아이의 상상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나뭇잎은 소녀를 태운 채 숲을 가로질러 하늘을 날고, 씨앗은 소녀가 입김을 불자 화려한 꽃들이 되어 허공으로 퍼져 나간다. 손바닥 위의 눈송이가 팥빙수 산이 되고, 펭귄들은 팥빙수를 먹겠다고 그릇과 숟가락을 타고 쌩쌩 달려오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생태적, 우주적, 인문학적 상상력이 그림책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와, 정말 이럴 수 있다면!” 독자들은 충만한 미소 속에서 마지막 책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그림책의 글은 고작 두 문장이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동반한 명사의 나열이 그림책의 거의 전부를 채운다. 글은 그림 없는 백지에 쓰이고, 그림은 글 없이 양면을 가득 채운다. 글과 그림은 독립적이되 규칙적 배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의미를 고정하거나 확산시키면서 그림책이라는 정체성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상상은 아이들만의 소유가 아니다. 어른도 함께 읽고 행복해질 권리를 찾아보자. 박사문 대학강사
윤여림 글|노인경 그림|웅진주니어|40쪽|2015.04.13|11,000원|모든학년|상상
아이의 손바닥에 무엇이 놓일까? 그것들로부터 아이의 상상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나뭇잎은 소녀를 태운 채 숲을 가로질러 하늘을 날고, 씨앗은 소녀가 입김을 불자 화려한 꽃들이 되어 허공으로 퍼져 나간다. 손바닥 위의 눈송이가 팥빙수 산이 되고, 펭귄들은 팥빙수를 먹겠다고 그릇과 숟가락을 타고 쌩쌩 달려오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생태적, 우주적, 인문학적 상상력이 그림책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와, 정말 이럴 수 있다면!” 독자들은 충만한 미소 속에서 마지막 책장을 넘기게 될 것이다. 그림책의 글은 고작 두 문장이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동반한 명사의 나열이 그림책의 거의 전부를 채운다. 글은 그림 없는 백지에 쓰이고, 그림은 글 없이 양면을 가득 채운다. 글과 그림은 독립적이되 규칙적 배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의미를 고정하거나 확산시키면서 그림책이라는 정체성을 명징하게 드러낸다. 상상은 아이들만의 소유가 아니다. 어른도 함께 읽고 행복해질 권리를 찾아보자. 박사문 대학강사
나랑 친구 하자!
피터 브라운 지음|서애경 옮김|사계절출판사|36쪽|2015.04.20|11,000원|낮은학년|우정, 친구
제목을 읽자마자 아이들이 표지를 보며 “그런데 왜 친구들이 다 도망가요?”라고 묻는다. 다정하게 말 거는 루시와 달리 표지 속 친구들은 루시에게서 도망가고 있다. 무슨 일이지? 친구를 사귀기로 마음먹었다는 루시. 친구를 사귀는 일은 어떤 것일까?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 쉬운 듯 어려운 이 과제를 루시는 어떻게 풀어 나갈까? 친구를 찾아 숲 속으로 나서는 루시를 따라가 보자(어떻게 친구를 사귈까?). 개구리와 친구가 되기 위해 연못으로 뛰어들지만 덩치 큰 루시가 들어가니 물도 개구리도 모두 사라진다(내 상황을 잘 고려해야겠군). 기린과 친구가 되기 위해 나무로 올라가지만 기린의 아침밥을 망치고 만다(상대방의 상황도 잘 고려해야겠군). 스컹크의 냄새를 없애주기 위해 열심히 도와주지만 스컹크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친구의 개성을 없애면 안 되는군). 날지 못하는 타조에게 다가가 날면 기분이 어떠냐고 묻기도 한다(친구의 약점을 건드리면 안 되는군). 많이 노력하지만 뜻대로 안 된다(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군). 결국, 왜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는 거냐며 울음을 터트린다. 이 모습을 색안경을 낀 홍학 무리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도 친구가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홍학 한 마리가 색안경 대신 나비넥타이를 매고 루시를 바라보고 있다. 좌절한 루시에게 말을 건넨다. 꽉꽉! 이 말이 이렇게 다정하게 들릴 줄이야(그래도 희망은 있군). 둘은 친구가 된다. “끝!” 이라는 경쾌한 멘트를 남기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장을 덮고도 친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책.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모두 각자의 휴대폰으로 멀리 있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친구를 찾아 헤매는 루시를 통해 친구와의 진정한 소통은 어떤 걸까?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코믹스러운 캐릭터, 그래픽으로 그린 경쾌한 그림과 말풍선 속 간결한 대화들이 주는 묵직함이 책의 가치를 더한다. ‘친구 사이란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 책 또한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피터 브라운 지음|서애경 옮김|사계절출판사|36쪽|2015.04.20|11,000원|낮은학년|우정, 친구
제목을 읽자마자 아이들이 표지를 보며 “그런데 왜 친구들이 다 도망가요?”라고 묻는다. 다정하게 말 거는 루시와 달리 표지 속 친구들은 루시에게서 도망가고 있다. 무슨 일이지? 친구를 사귀기로 마음먹었다는 루시. 친구를 사귀는 일은 어떤 것일까?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 쉬운 듯 어려운 이 과제를 루시는 어떻게 풀어 나갈까? 친구를 찾아 숲 속으로 나서는 루시를 따라가 보자(어떻게 친구를 사귈까?). 개구리와 친구가 되기 위해 연못으로 뛰어들지만 덩치 큰 루시가 들어가니 물도 개구리도 모두 사라진다(내 상황을 잘 고려해야겠군). 기린과 친구가 되기 위해 나무로 올라가지만 기린의 아침밥을 망치고 만다(상대방의 상황도 잘 고려해야겠군). 스컹크의 냄새를 없애주기 위해 열심히 도와주지만 스컹크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친구의 개성을 없애면 안 되는군). 날지 못하는 타조에게 다가가 날면 기분이 어떠냐고 묻기도 한다(친구의 약점을 건드리면 안 되는군). 많이 노력하지만 뜻대로 안 된다(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군). 결국, 왜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는 거냐며 울음을 터트린다. 이 모습을 색안경을 낀 홍학 무리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번에도 친구가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홍학 한 마리가 색안경 대신 나비넥타이를 매고 루시를 바라보고 있다. 좌절한 루시에게 말을 건넨다. 꽉꽉! 이 말이 이렇게 다정하게 들릴 줄이야(그래도 희망은 있군). 둘은 친구가 된다. “끝!” 이라는 경쾌한 멘트를 남기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책장을 덮고도 친구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책.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모두 각자의 휴대폰으로 멀리 있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친구를 찾아 헤매는 루시를 통해 친구와의 진정한 소통은 어떤 걸까?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코믹스러운 캐릭터, 그래픽으로 그린 경쾌한 그림과 말풍선 속 간결한 대화들이 주는 묵직함이 책의 가치를 더한다. ‘친구 사이란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 책 또한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다. 박신옥 서울 서교초 교사
싱크홀이 우리 집을 삼켰어요!
김수희 글|이경국 그림|미래아이|40쪽|2015.05.15|11,000원|모든학년|지구환경
싱크홀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난개발이 원인이라고만 생각한다는 점이다. 지하수가 빠져나간 지반의 빈 공간이 버티지 못하고 내려앉는 현상은 도심이 아니라 어디에서고 일어날 수가 있다. 한국의 지층 대부분이 물에 잘 녹아내리는 지반이 아닌 점은 그나마 안심할 만하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는 난개발이 원인인 것이 분명한 싱크홀을 수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처럼 갑자기 도로와 도시 한복판이 내려앉는 사고는 여기저기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여기서 기억할 것은 싱크홀로 사고를 당하는 것은 비단 사람들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그림책은 갑자기 내려앉은 구멍 아래로 엄마와 형제들이 사라져버려 혼자가 된 아기고양이의 이야기다. 길에서 혼자 살아가는 얼룩이가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은 아니다. 엄마, 동생들과 함께 사람들이 떠나버린 빈집에서 뛰어놀고, 가끔 먹을 것을 챙겨 주는 손길도 있던 때는 그래도 행복했다. 하지만 모두가 떠나고 여전히 땅을 파헤치는 기계들 소리가 계속되던 어느 날, 땅이 무너져 버린다. 옆집 할머니는 구급차가 와서 구했지만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간 얼룩이 엄마와 형제들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비를 맞으며 독자를 바라보고 서 있는 얼룩고양이의 눈에는 원망이 서려 있다. 무채색 연필 그림에 컴퓨터로 리터치를 하여 암울하면서도 아픈 분위기를 잘 살렸다. 고양이 눈높이를 고려한 시선 처리도 적절하다. 자기만의 우산에 안주하고 고개를 숙인 채 길고양이의 아픈 사연 따위 관심도 두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혼자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은 이 책의 주제가 담긴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결과가 당장은 자연 생태 파괴의 결과로 보일 뿐이지만 그 마지막 순서는 늘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감성적으로 길게 쓴 글을 읽느라 그림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연을 대상화한 개발의 영향이 어떤 것인지 알려 주는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이다.
김수희 글|이경국 그림|미래아이|40쪽|2015.05.15|11,000원|모든학년|지구환경
싱크홀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난개발이 원인이라고만 생각한다는 점이다. 지하수가 빠져나간 지반의 빈 공간이 버티지 못하고 내려앉는 현상은 도심이 아니라 어디에서고 일어날 수가 있다. 한국의 지층 대부분이 물에 잘 녹아내리는 지반이 아닌 점은 그나마 안심할 만하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는 난개발이 원인인 것이 분명한 싱크홀을 수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처럼 갑자기 도로와 도시 한복판이 내려앉는 사고는 여기저기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여기서 기억할 것은 싱크홀로 사고를 당하는 것은 비단 사람들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그림책은 갑자기 내려앉은 구멍 아래로 엄마와 형제들이 사라져버려 혼자가 된 아기고양이의 이야기다. 길에서 혼자 살아가는 얼룩이가 처음부터 혼자였던 것은 아니다. 엄마, 동생들과 함께 사람들이 떠나버린 빈집에서 뛰어놀고, 가끔 먹을 것을 챙겨 주는 손길도 있던 때는 그래도 행복했다. 하지만 모두가 떠나고 여전히 땅을 파헤치는 기계들 소리가 계속되던 어느 날, 땅이 무너져 버린다. 옆집 할머니는 구급차가 와서 구했지만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간 얼룩이 엄마와 형제들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비를 맞으며 독자를 바라보고 서 있는 얼룩고양이의 눈에는 원망이 서려 있다. 무채색 연필 그림에 컴퓨터로 리터치를 하여 암울하면서도 아픈 분위기를 잘 살렸다. 고양이 눈높이를 고려한 시선 처리도 적절하다. 자기만의 우산에 안주하고 고개를 숙인 채 길고양이의 아픈 사연 따위 관심도 두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혼자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은 이 책의 주제가 담긴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결과가 당장은 자연 생태 파괴의 결과로 보일 뿐이지만 그 마지막 순서는 늘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감성적으로 길게 쓴 글을 읽느라 그림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연을 대상화한 개발의 영향이 어떤 것인지 알려 주는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이다.
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진짜엄마 진짜아빠
박연철 지음|엔씨소프트|42쪽|2015.04.13|18,000원|모든학년|가족
주인공 왕자님(‘나’)이 태어난 별은 다음과 같다. 과자랑 사탕, 초콜릿으로 만들어졌고, 시험과 공부, 잔소리가 없다. 먹고 싶은 것은 뭐든지 먹을 수 있고, 하루 종일 뛰어놀아도 아무도 야단치지 않는다. 이런 황당하지만 매혹적인 낙원을 그리워하는 ‘나’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쩌면 어른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나’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교 가서 말썽 피우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엄마와 시장 아들의 아빠처럼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다 주기는커녕 그 집에 가서 하루 종일 일이나 해 주는 아빠가 있을 뿐이다. “계속 그렇게 말 안 들을 거면 당장 네 진짜 엄마한테 가!”라며 아이를 부정하는 엄마와, 그러한 엄마 아빠를 부정하고 진짜 부모를 찾아 나서는 아이는 별 다를 바 없이 평등하게 배치된다.
독서력이 있는 어린 독자라면 더욱 능동적이고 재미나게 책을 읽어 낼 것이다. 피노키오와 양치기 소년, 벌거숭이 임금의 재단사들의 등장이 흥미를 더한다. 그들에게 거짓말쟁이라고 놀림받고, 결국엔 울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의 서사는 ‘집 떠나봐야 고생이다’와 같은 익숙한 ‘길들이기’ 서사이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교육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아이를 지지하면서, 부모에게 ‘아이가 정말 떠날지도 모른다’고 적당히 경고하는 서사는 어떻게 가능할까? 마지막 장을 펼쳐 보시길.
작가의 섬세한 손길로 다듬어진 다양한 나무들은 제각각의 결과 질감, 옹이를 고스란히 드러낸 채 화면을 구성한다. 유독 많이 등장하는 소나무의 형상은 완벽한 대칭을 거부하며, 소재 자체의 균열과 상처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의도된 투박함과 자유분방함은 억압적 현실을 벗어나려는 아이의 서사와 일치한다. 노랗게 불 밝힌 집, 엄마의 잔소리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는 우리의 어릴 적 모습이기도 하다. 나무가 주는 따뜻한 질감은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린 그 시절을 소환하기에도, 별나라의 부모 찾기에 실패한 ‘나’를 위로하기에도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끊임없이 통념을 의심하고 질문하는 작가, 약자의 편에 서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그 세상에 다가서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을 고민하는 박연철 작가의 작품이 참 반갑다.
박사문 대학강사
박연철 지음|엔씨소프트|42쪽|2015.04.13|18,000원|모든학년|가족
주인공 왕자님(‘나’)이 태어난 별은 다음과 같다. 과자랑 사탕, 초콜릿으로 만들어졌고, 시험과 공부, 잔소리가 없다. 먹고 싶은 것은 뭐든지 먹을 수 있고, 하루 종일 뛰어놀아도 아무도 야단치지 않는다. 이런 황당하지만 매혹적인 낙원을 그리워하는 ‘나’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쩌면 어른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나’의 현실은 어떠한가. 학교 가서 말썽 피우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엄마와 시장 아들의 아빠처럼 커다란 물고기를 잡아다 주기는커녕 그 집에 가서 하루 종일 일이나 해 주는 아빠가 있을 뿐이다. “계속 그렇게 말 안 들을 거면 당장 네 진짜 엄마한테 가!”라며 아이를 부정하는 엄마와, 그러한 엄마 아빠를 부정하고 진짜 부모를 찾아 나서는 아이는 별 다를 바 없이 평등하게 배치된다.
독서력이 있는 어린 독자라면 더욱 능동적이고 재미나게 책을 읽어 낼 것이다. 피노키오와 양치기 소년, 벌거숭이 임금의 재단사들의 등장이 흥미를 더한다. 그들에게 거짓말쟁이라고 놀림받고, 결국엔 울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의 서사는 ‘집 떠나봐야 고생이다’와 같은 익숙한 ‘길들이기’ 서사이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교육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아이를 지지하면서, 부모에게 ‘아이가 정말 떠날지도 모른다’고 적당히 경고하는 서사는 어떻게 가능할까? 마지막 장을 펼쳐 보시길.
작가의 섬세한 손길로 다듬어진 다양한 나무들은 제각각의 결과 질감, 옹이를 고스란히 드러낸 채 화면을 구성한다. 유독 많이 등장하는 소나무의 형상은 완벽한 대칭을 거부하며, 소재 자체의 균열과 상처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의도된 투박함과 자유분방함은 억압적 현실을 벗어나려는 아이의 서사와 일치한다. 노랗게 불 밝힌 집, 엄마의 잔소리가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는 우리의 어릴 적 모습이기도 하다. 나무가 주는 따뜻한 질감은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린 그 시절을 소환하기에도, 별나라의 부모 찾기에 실패한 ‘나’를 위로하기에도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끊임없이 통념을 의심하고 질문하는 작가, 약자의 편에 서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그 세상에 다가서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을 고민하는 박연철 작가의 작품이 참 반갑다.
박사문 대학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