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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7-22 14:29 조회 7,16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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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탈출
제인 볼링 지음|이재경 옮김|별숲|172쪽|2015.03.16|9,500원|중・고등학생|소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법 광물 채굴과 그 속에서 인권을 유린당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레길레’와 ‘타이바’는 불법 채굴을 위해 인신매매로 어둡고 뜨거운 폐광 속에 갇힌 아이들이다. 오랜 시간동안 이곳에서 일해 온 ‘레길레’는 현실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폐광을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 따윈 생각지 않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간다. 여기에 새로 들어온 ‘타이바’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끈질기게 품으며 자신들을 도와줄 영웅 ‘스파이크’를 찾고자 한다. ‘레길레’와 ‘타이바’를 따라 폐광 속에 들어가면, 끝없이 어둡고 뜨거운 폐광 속에 나도 함께 숨이 턱 막혀 버리고 만다. 과연 이 아이들의 폐광의 끝은 어디일까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걱정하는 일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된다. ‘당신은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고 있나요, 닿을 것 같지 않은 희망을 기대하며 살고 있나요.’라고 ‘타이바’가 폐광 입구 앞에 선 당신에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박수진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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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 때문에
류전윈 지음|김태성 옮김|아시아|440쪽|2015.03.11|14,800원|고등학생|소설
저자의 다른 작품 『닭털 같은 나날』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황석영 작가가 대단한 사실주의라며 극찬한 이 책은 『허삼관 매혈기』로 잘 알려진 중국 작가 위화의 필력 못지않은 느꺼운 힘이 느껴졌다. 이미 우리와 다를 것 없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중국의 모습과 길고 핍진한 역사에서 길어진 민중의 생명력이 느껴졌다. 베트남, 인도, 대만 등에서 비주류 작품을 발굴해온 아시아 문학선 시리즈의 하나인 『말 한 마디 때문에』는 근대 옌진이라는 지역을 무대로 양바이순이라는 인물의 일대기와 주변 사람들의 삶을 빼곡한 분량으로 펼쳐 보인 연작 소설이다. 시대 배경은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지만 자신에 대한 성찰이나 미래에 대한 계획은커녕 그저 근근이 살아가는 가운데 거듭 속고 속으며 부평초 같이 떠도는 서민의 고초가 끈질기면서도 자못 감동스럽다. 어른이 보기에도 쉽게 파악이 안 될 정도로 등장인물이 많고 이름이 비슷해서 읽는 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와 다른 듯 비슷한 민족의 이야기와 감수성을 보면서 문학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이찬미 인천 청천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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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감시 학교
로렌 매클로플린 지음|곽명단 옮김|돌베개|304쪽|2015.02.23|12,000원|중・고등학생|소설
미래 사회의 ‘감시평가제’라는 제도 아래 학생들이 겪는 상황을 신랄하게 보여 주며 우리 사회와 교육을 겨냥하고 있는 작품이다. 감시평가제는 빈부와 상관없이 능력과 노력으로 만 대학입학과 취직을 결정한다는 이상적인 제도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대중을 장악하고 통제하려는 무서운 제도이다. 사람들이 만나는 사람, 그들과 나누는 대화, 이를 통해 유추한 속마음까지 일일이 컴퓨터로 분석하며 점수를 매긴다. 이를 위해 개인의 생활은 모두 카메라로 찍힌다. 점수로 환산되는 기준도 개인끼리 경쟁을 부추기며 불신하게 만들면서 제도에는 순종적인 성향으로 바뀌도록 만들었다. 학생들은 불편하고 힘들지만 상위권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친구들을 배신하며 제도에 맞춰 노력한다. 권력 관계에서 위험한 것은 피지배자가 지배자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하는 것인데 이러한 점을 꿰뚫어 볼 수 있게 한다. 현대 사회의 높은 실업률, 의식과 사상 통제, 농어촌의 자생력 상실, 개인의 사생활 침해 등의 많은 문제를 함축적으로 잘 담아내어 사회적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문유진 경기 의정부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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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천종호 지음|우리학교|344쪽|2015.03.11|15,000원|중・고등학생|에세이
학교폭력 처리 매뉴얼은 촘촘한 절차를 거치며 자칫 놓칠 수 있는 미묘한 갈등과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안전장치지만 결국 모든 절차는 생활기록부에 조치 기록을 남겨 놓는 것으로 귀결된다. 학생과 학부모는 최대한 이 조치에서 벗어나려 애를 쓴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서류 만들어 놓기에 매몰되기 일쑤이고, 학생과 교사는 서로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어간다. 업무를 과중시키는 대상, 혹은 자칫 기록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사람. 이 경계의 과정에서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보듬는 일은 서서히 배제되어 가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벌어진다. 지방법원에서 5년째 소년보호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저자는 이러한 상황 속에 본질을 놓치지 않고, 사건과 범죄에 가려 있는 사춘기 아이들이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다. 울타리가 될 가정과 아버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는 ‘청소년회복센터’의 제도화를 통해 아이들의 내면을 어루만지려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진심이 그대로 배어나는 글들이 사례별로 엮여 있다. 부모와 교사들의 일독을 권한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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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홍련전 아버지의 세계에서 쫓겨난 자들
고영 지음|이윤섭 그림|북멘토|160쪽|2015.03.13|11,000원|중학생|고전
‘열네 살에 다시 보는 우리고전’이라는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청소년의 저조한 독서율과 출판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동서양 어느 작품이나 주제를 달리할 뿐, 이 같은 눈높이 맞춤용 시리즈는 꾸준히 얼굴을 내민다. 고전은 다양하게 해석될 만큼 많은 뜻을 남기며 여전히 유효한 질문과 의미를 던진다. 특별히 이번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한문고전과 중세 한국어를 공부한 저자가 온전하고 충실한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새롭고 쉬운 말로 풀이해 옮겼다는 것, 줄거리를 읽는 데는 흐름에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각 이야기 매듭마다 당시 시대 상황과 오늘날 문맥에서 비춰본 해석과 생각할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제 역할과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잦은 재혼이 있을 수밖에 없는 시대에 계모에 대한 인식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말한다. 깔끔한 디자인에 책의 분위기를 돋우는 판화가 내용에 무게를 더해 곱씹어 보게 한다. 이찬미 인천 청천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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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아이들
이선주 지음|문학동네|196쪽|2015.03.18|11,000원|중・고등학생|소설
지금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충분히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상의 다양한 계층, 서로 다른 처지와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있다. 행운임대 아파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아빠를 보며 책임감 없는 어른이 되기 싫어 여자가 되길 거부하는 ‘란이’가 있다. 또 아들을 대신해 손녀 ‘란이’를 위해 쪼그라든 몸으로 궂은일을 마다 않는 할머니, 아기를 낳고 죽음을 택한 딸을 대신해 작은 생명을 책임지게 된 옆집 아줌마가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 앞에 독자도 함께 눈물이 핑 돌고, 숨이 턱 막혀 버리기도 하지만 이 책은 절망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절망 속에서도 할머니가 차려 준 소박한 밥상에서 작은 희망과 위로를 찾아낸다. 오히려 희망은 살아가는 구석구석에 존재하고 움틀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들은 모두 식탁에 모여 할머니가 차려 준 밥을 나누어 먹으며 서로 의지하고 온기를 나눈다. 삶이 고달프거나 절망과 희망을 저울질하는 순간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할머니의 식탁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복잡한 인생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할머니의 따뜻한 설탕물과 언제나 넉넉한 밥 한 끼는 작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박수진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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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정신의 확산
박영란 지음|북멘토|240쪽|2015.03.23|12,000원|중・고등학생|소설
대부분의 서사는 선과 악의 구도에서 늘 선이 악을 누르고 승리한다. 선과 악을 놓고 볼 때 악은 물리쳐야 하는 대상이다. 우리는 분명 선이 옳다고 믿는다. 그래서 선이 승리해야 하는 것이다.
착한 정신은 지금껏 제대로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못된 정신을 파헤치는 서사는 찾기 어렵다. 이 책은 ‘나’를 관찰자로 내세워 못된 정신, 곧 악을 밀착 취재하고 있다. 우리들의 학창 시절 기억 속엔 못된 정신으로 무장한 아이들이 존재한다. 왜 그들은 쉽게 악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조’는 악의 화신이다. 패거리를 만들고 그 패거리의 우두머리 노릇을 한다. 늘 여럿이 몰려다니며 화제를 낳는다. 평범한 아이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스스럼없이 자행한다. 항상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패거리들끼리도 구가다와 신가다로 나뉘어 권력 싸움을 한다. 그 권력 싸움에 ‘조’가 ‘나’를 끌어들이면서 ‘나’는 못된 정신의 현장으로 들어가 악의 세계를 직접 경험한다.
‘나’는 평범한 학생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사는 것이다. 다른 이들에게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평범한 아이들은 못된 정신으로 무장한 아이들을 동경한다. ‘못된 정신은 멋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그 편에 서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나’는 ‘조’를 좋아한다. ‘조’의 속내를 뻔히 알면서도 ‘나’는 ‘조’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나’는 선과 악의 경계를 건너다닌다. ‘나’만의 공간인 원룸을 나갈 때는 ‘조’의 세계에 들어갔다가도 다시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오면 스스로를 통제하며 선의 세계로 돌아온다. 작품의 마지막 부분엔 못된 정신이 어떻게 확산되는지가 드러난다. 또한 못된 정신을 극복하는 방법도 제시된다. 결국 ‘조’는 패배자가 된다. 못된 정신의 끝을 확인해 보기 바란다.
악한 세계의 폐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독특하다. 선과 악의 세계를 넘나들었던 ‘나’는 이성을 잃지 않고 중심을 잘 잡는다. 자신이 닥친 상황들을 지속적으로 성찰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청소년 독자는 ‘나’의 모습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인류 역사에 덮힌 못된 정신과 착한 정신의 줄다리기를 알게 되는 것은 덤이다.
배영태 용인삼계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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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창비|2015.03.06|356쪽|13,800원|중・고등학생|소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인 윤동주의 짧은 생애를 그린 소설이다. 광복을 앞두고 일본 형무소에 갇혀 억울하게 죽어간 시인의 삶이 스물두 살 연희 전문학교 입학부터 그려진다. 장면마다 시대를 재현해 놓은 듯한 섬세한 묘사와 설명은 책의 맨 뒤의 ‘주요 인물 소개’와 방대한 양의 ‘참고한 책과 논문’을 보면 이해가 간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이기에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인물을 되살리려 한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시인의 문학에 대한 사랑은 어렸을 때부터 유명하다. 100부 한정판으로 출간되어 구하지 못한 백석의 첫 시집 『사슴』을 도서관에서 빌려 손으로 베껴 썼다는 이야기는 백석 시를 평할 때도 나란히 거론 되는 일화이다. 소설은 윤동주 시인의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작가는 엄혹한 일제 강점기에 자신의 말과 신념대로 살고자 했던 시인의 고뇌를 따라간다. 그것도 역사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장 치열했던 시기인 1938년부터 1947년 죽음 후 2년까지 시인을 따라 북간도 용정, 서울 경성, 일본의 도쿄와 교토를 넘나든다.
우리가 익히 아는 시인은 살아서는 시인으로 명성을 떨치지 못했다. 시집 한 권도 내지 않았다. 말하자면 시 쓰기를 좋아하고 즐겼던 문학도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많은 문인들이 일제에 협조하고 더 이상 우리말을 말하고 쓰지도 못하게 되면서도 시대와 타협하지 않았다. 졸업 기념으로 출판하고 싶어 했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보고 이양하 지도 교수가 우려하던 장면은 시인의 앞날을 예고하는 것 같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서시」의 첫 구절은 언제나 가슴을 울린다. 지독한 고독 속에서도 맑고 순수한 영혼이 느껴지는 시인의 시들은 「서시」처럼 시인의 삶 그 자체다. 문인들이 변심하고 그 작품들이 시대를 거스르는 것을 보면서 시인은 낙담하여 절시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를 다시 부여잡은 시인에게 변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그래도 시였던 것이다. 소설을 읽은 후에는 시인이 즐겨 쓰던 자연의 시어들이 시인의 고뇌와 함께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현학적이거나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인의 시들은 결코 쉽게 쓰여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끝까지 저항했던 시인의 존재 자체에 감사한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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