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합니다! 모든 사랑 이야기는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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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16:59 조회 6,457회 댓글 0건본문
이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책이라면 평생 읽어도 모자랄 만큼의 양과 함께하는 직업이면서도 어느 날부터인가 오히려 책읽기가 어려워졌다. 누구 하나 뭐랄 사람도 없고 감시하는 눈도 없건만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왠지 눈치 보이기도하고, 아니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일보다 손가락으로 ‘딱딱’거리는 간편하고, 흥미롭고, 자극적인 마우스질에 더 중독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래서 책을 권할 때 자신 없을 때가 많다. 내가 읽어본 책이라야 권할 때도 자신 있는 법인데, 대충 아는 줄거리나 출판사 책소개 자료에서 얻은 지식으로 권하는 책은 실패율도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도리어 선생님이나 학생이 책을 읽고 반납할 때면 묻곤 한다. “어땠어요, 어땠어? 재밌었어요? …” 그런 책들이 내게는 ‘언젠가 읽어봐야 할’, ‘추천할 만한’ 목록으로 계속 쌓여만 가고 있었다. “선생님, 이거 좋더라……. 내가 이 나이가 되어서 그런가? 이 책 참 좋은 거 있지.” 때마침 내게 이런 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머릿결을 스치는 바람이 조금은 쓸쓸한 계절 탓이었을까? 미술 선생님의 말이 가슴에 깊이 와 닿은 나는 지체하지 않고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사랑을 발명한 자는 미친 자이니
맞는 말이었다. 사랑을 발명하다니.
그는 미친 자임에 틀림없다.
사랑은 덫으로 가득하다.
사랑이 그 모습을 드러낼 때, 사랑은 오직 밝은 면만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
그 빛이 만든 그림자는 볼 수 없게 한다.
알고 있다. 사랑이 댐과 같다는 것을.
아무리 조그만 틈일지라도 방치하여 물이 새어나오게
내버려두면,
그 작은 틈이 곧 댐을 무너뜨리리라는 것을.
거센 물살의 힘을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댐이 무너지면, 사랑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나면 무엇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내가 나의 연인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읽는 내내 왠지 조급했다.
초조하고, 애가 타고, 안달이 났다. 주인공 ‘필라’가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내 안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그녀의 모습이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과 비슷해서였을까?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과 삶 속에서 느끼는 번뇌가 그녀의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었을까. 책은 책일뿐이지만, 그래서 아마도 난 ‘필라’와 같이 내 안의 타인을 평생 이겨내진 못할 테지만 그 내면적 갈등과 고민, 번뇌를 어쩜 그렇게 쉽고 세밀하게 표현해냈는지, 그제야 나는 코엘료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찬사에 동참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잔을 깨”
잔을 깨버려. 그건 상징적인 몸짓이야.
유리잔보다 훨씬 소중한 것을 깨뜨려도 행복할 수 있어.
네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싸움을 멈추고 이 잔을 깨.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유리잔과 우리 몸을 조심해서 다루라고
가르쳤어.
어렸을 때는 연애를 하면 안 됐고, 늘 신부님 곁에 있어야 했지.
그들은 사람은 기적을 행할 수 없고, 목적지도 없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고 가르쳤어.
잔을 깨. 제발.
그래서 우리를 이런 어리석은 편견들로부터 자유롭게 해줘.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게 해달란 말야.
더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슬펐던 것 같다. 그리고 벅찼다.
밤 10시. 책장을 덮고 한 시간 동안 집으로 달려오는 차안에서, 나는 그 어떤 음악도 틀지 않고 이 책을 생각했다. 필라와 그의 모습을 떠올렸고,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면서도 난 내내 생각했다.
뒤늦게 나에게 온 이 책은 시간을 두었다 읽고, 또 읽고 싶은, 내 것으로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되었다.
요즘 책들은 고르기가 얼마나 쉬운가. 화려한 표지와 자극적인 제목, 홍보문구와 다양한 수상경력까지,언뜻 보면 골라잡기 쉬운 책이 너무나 많은 듯하다. 하지만 막상 사고 보면 알맹이에 실망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이 직업을 가진 뒤로 사실 내 돈을 주고, 내 책을 가지는 것에 얼마나 인색했던가. 보고 싶으면 빌려 보면 되었고, 없으면 신청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뒤에 나는 다시 읽고 싶은 책, 소장하고 싶은 책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먼 훗날, 정말로 내 가슴을 가득 채운 알맹이들로 내 방 서가를 가득 꾸미고 싶다. 어쩌면 아마도……, 보랏빛 표지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가 가장 윗줄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랑 이야기는 닮아 있다.’
책이라면 평생 읽어도 모자랄 만큼의 양과 함께하는 직업이면서도 어느 날부터인가 오히려 책읽기가 어려워졌다. 누구 하나 뭐랄 사람도 없고 감시하는 눈도 없건만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왠지 눈치 보이기도하고, 아니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일보다 손가락으로 ‘딱딱’거리는 간편하고, 흥미롭고, 자극적인 마우스질에 더 중독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래서 책을 권할 때 자신 없을 때가 많다. 내가 읽어본 책이라야 권할 때도 자신 있는 법인데, 대충 아는 줄거리나 출판사 책소개 자료에서 얻은 지식으로 권하는 책은 실패율도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도리어 선생님이나 학생이 책을 읽고 반납할 때면 묻곤 한다. “어땠어요, 어땠어? 재밌었어요? …” 그런 책들이 내게는 ‘언젠가 읽어봐야 할’, ‘추천할 만한’ 목록으로 계속 쌓여만 가고 있었다. “선생님, 이거 좋더라……. 내가 이 나이가 되어서 그런가? 이 책 참 좋은 거 있지.” 때마침 내게 이런 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머릿결을 스치는 바람이 조금은 쓸쓸한 계절 탓이었을까? 미술 선생님의 말이 가슴에 깊이 와 닿은 나는 지체하지 않고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사랑을 발명한 자는 미친 자이니
맞는 말이었다. 사랑을 발명하다니.
그는 미친 자임에 틀림없다.
사랑은 덫으로 가득하다.
사랑이 그 모습을 드러낼 때, 사랑은 오직 밝은 면만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
그 빛이 만든 그림자는 볼 수 없게 한다.
알고 있다. 사랑이 댐과 같다는 것을.
아무리 조그만 틈일지라도 방치하여 물이 새어나오게
내버려두면,
그 작은 틈이 곧 댐을 무너뜨리리라는 것을.
거센 물살의 힘을 막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댐이 무너지면, 사랑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나면 무엇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내가 나의 연인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읽는 내내 왠지 조급했다.
초조하고, 애가 타고, 안달이 났다. 주인공 ‘필라’가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내 안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그녀의 모습이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과 비슷해서였을까?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과 삶 속에서 느끼는 번뇌가 그녀의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었을까. 책은 책일뿐이지만, 그래서 아마도 난 ‘필라’와 같이 내 안의 타인을 평생 이겨내진 못할 테지만 그 내면적 갈등과 고민, 번뇌를 어쩜 그렇게 쉽고 세밀하게 표현해냈는지, 그제야 나는 코엘료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찬사에 동참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잔을 깨”
잔을 깨버려. 그건 상징적인 몸짓이야.
유리잔보다 훨씬 소중한 것을 깨뜨려도 행복할 수 있어.
네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싸움을 멈추고 이 잔을 깨.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유리잔과 우리 몸을 조심해서 다루라고
가르쳤어.
어렸을 때는 연애를 하면 안 됐고, 늘 신부님 곁에 있어야 했지.
그들은 사람은 기적을 행할 수 없고, 목적지도 없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없다고 가르쳤어.
잔을 깨. 제발.
그래서 우리를 이런 어리석은 편견들로부터 자유롭게 해줘.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롭게 해달란 말야.
더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슬펐던 것 같다. 그리고 벅찼다.
밤 10시. 책장을 덮고 한 시간 동안 집으로 달려오는 차안에서, 나는 그 어떤 음악도 틀지 않고 이 책을 생각했다. 필라와 그의 모습을 떠올렸고,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면서도 난 내내 생각했다.
뒤늦게 나에게 온 이 책은 시간을 두었다 읽고, 또 읽고 싶은, 내 것으로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되었다.
요즘 책들은 고르기가 얼마나 쉬운가. 화려한 표지와 자극적인 제목, 홍보문구와 다양한 수상경력까지,언뜻 보면 골라잡기 쉬운 책이 너무나 많은 듯하다. 하지만 막상 사고 보면 알맹이에 실망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이 직업을 가진 뒤로 사실 내 돈을 주고, 내 책을 가지는 것에 얼마나 인색했던가. 보고 싶으면 빌려 보면 되었고, 없으면 신청하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뒤에 나는 다시 읽고 싶은 책, 소장하고 싶은 책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먼 훗날, 정말로 내 가슴을 가득 채운 알맹이들로 내 방 서가를 가득 꾸미고 싶다. 어쩌면 아마도……, 보랏빛 표지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가 가장 윗줄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랑 이야기는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