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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남녀의 이해, 세상살이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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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5 16:49 조회 6,77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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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엄마의 대항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기 전 엄마는 술도 많이 마시고, 거친 말로 아버지를 함부로 대하시며, ‘이혼’이라는 단어
도 수시로 입에 올리셨다. 그때 엄마 나이 일흔이 넘었고, 아버지 연세도 여든에 다다랐다. 50년 넘게 조용히
지내온 엄마가 왜 말년에 이르러 아버지가 감당하지 못할 폭언을 던지며 대항을 했을까?

어릴 때부터 내가 보아온 부모님은 새벽마다 두런두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고, 다투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나 역시 40대 중반에 이르고, 20년 가까운 결혼생활을 하다 보니,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이 갈수록 남편과의 차이가 더 뚜렷해지고 대화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바로 이런 남녀의 소통 부재가 만들어내는 문제를 다룬 책이다.

차이로 사랑하고 차이로 싸우고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던 화성인(남자)들이 금성인(여자)를 발견하고,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느낌을 갖게 되어 금성으로 날아갔다. 금성인들은 마음으로부터그들을 환영하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사랑을 위해 가슴을 활짝 열었다. 그들은 다른 출신으로 인한 차이를 마음껏 즐기고 조화롭게 사랑하며 함께 살았다. 그러고는 지구로 옮겨오면서부터, 그들은 서로 다른 행성의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고 한때는 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그 다름 때문에 충돌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상대방의 감정은 무시한 채 무슨 일이든 해결책을 제시하려 들고, 여자는 지나칠 정도의 자잘한 조
언과 보살핌을 제공하려 한다. 남자는 문제 해결 능력을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받고자 하고, 여자는 자신의 느낌
을 상대방과 함께 나눔으로써 자기만족을 느끼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남녀 간의 차이는 함께 살면서 상당
히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결혼 초에 우리 부부는 명절 때 시댁에 다녀오기만하면 싸웠다. 시댁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내 입에서는
불평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 남편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버럭 화를 냈다. 그러면 나는 감정
이 상해서 한동안 말도 하지 않고 지냈다. 나는 어떻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고 내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해 달라
는 것인데, 남편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자 버럭
화를 낸 것이다. 이런 남자의 모습을 저자는 만능수리공으로 표현한다.

이 책은 남녀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해야만 모든 문제가 극복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남녀는 의사 전달 방법에서부터 생각하고, 느끼
고, 지각하고, 반응하고, 행동하고, 사랑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다른 나머지, 상대를 전
혀 다른 행성에서 온 존재처럼 느끼기도 한다. 돌아가신 어머니도 아버지에게 여러 형태의 감정이
많았겠지만, 대부분 이해 받지 못한 서운함이 쌓여 말년의 불행을 더 깊게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도 이런
저런 힘든 일보다 남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점 때문에 더 많이 절망한다.

7년이란 긴 시간동안 연애를 하면서 정신적으로 90% 이상 일치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시댁 문제, 육아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칠 때마다 강고한 단절의 벽을 느꼈다. 남편에게 해결해달라고 한 게 아닌데 남
편은 그때마다 부담스러워하고, 회피하려 하고, 나는 그런 남편이 야속하고 실망스러웠다. 흔히 말하듯 살
면 살수록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더욱 뚜렷이 느끼며 관계가 조금씩 멀어져 가는 듯했다.

사랑은 이해와 배려의 다른이름
이 책을 읽으면서 남편을 내 방식으로 바꾸려고 한 나는 가정진보위원회 일원이라는 것을 알았고, 능력을 중시하는 화성 출신의 남편은 내가 자신의 능력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을 거라는 반성도 했다. 그리고 ‘화성남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금성여자’를 이해해주기만 바라며 살아왔다는 것도 깨달았다. 결국 모든 사랑은 이해와 배려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런데 만남과 사랑이 어디 남녀 사이에만 일어나 겠는가? 갈등 또한 그들 사이에만 있겠는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계층 간, 지역 간, 세대 간, 이익집단 간의 갈등을 바라보며 나는 이 책이 보여주는 ‘이해와 배려’ 의 메시지가 모든 사람, 모든 갈등의 해결책이 되리라 본다. 이쯤 되면 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보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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