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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학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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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0:34 조회 5,75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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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논술이 초대형 태풍처럼 학교를 덮쳤을 때가 있다. 암기식, 주입식 교육에서 하루바삐 벗어나야 미래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비장한 구호와 함께 대학 입시에서 논술 비중을 대폭 높인다는 방침이 발표된 것이다. 교육정책에 약간 변화가 있을 때마다 그랬듯이 교육청에서는 당장 교사 연수부터 시작했는데 방학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어 일과가 끝난 뒤 야간이나 주말에 연수를 강행하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모든 교사가 논술 연수를 받은 뒤, 모든 과목에서 논술을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수업 방법을 대수술한다는 거창한 계획이었다. 언론에서는 팀 티칭을 비롯한 수업 모델과 몇몇 교사들의 모범적인 논술 수업 사례를 비중 있게 싣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암기식 수업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의 논술 도입으로 수업이 바뀌길 바라는 것은 복권을 사 놓고 부자가 될 것이 틀림없다며 큰소리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우선 논술을 수업에 접목하는 배경이 전혀 합리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당시 논술은 단지 입시 전쟁에서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이었으며, 특히 논술 수업조차 여전히 주입식으로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택형 중심으로 공부하던 것에서 논술이 추가되었을 뿐 요점 주입식 수업은 여전했고, 그래서 학생이나 교사나 해야 할 일거리만 늘어난 셈이었다. 같은 내용물을 두고 포장지만 논술로 바꾼 것이었다. 결국 한 해를 못 넘기고 논술 바람은 급격히 세가 꺾이더니 일부 지역에만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 소형 태풍으로 약화되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애 쓰며 살아야하는가 …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은 ‘효율과 이익’이다. 논술 수업이든, 토론 수업이든 성적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일 뿐, 논리적인 사고나 합리적인 문제 해결력 등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오직 그것이 점수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할 뿐이다. 좀 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이는 데 이익이 되는가 안 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요즘 체험 활동이 주가를 높이고 있지만 이것 또한 경쟁의 쳇바퀴 안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더 두고 볼 일이지만 체험 활동 또한 포장지 바꾸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공부를 넘어 교육으로』에서 지은이는 교육 현장의 이런 분위기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지은이는 스스로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애쓰며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책’이라고 밝혔다. 무엇을 위해 애쓰며 살아야 할까. 지은이는 민주주의를 강조한다. 민주주의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지은이는 “민주주의란 존경과 관심에 기초해서 세워지는 것이며, 다른 사람들을 단순히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존재자로서 인식할 줄 아는 능력에 기초해서 세워지는 것”이라고 정리한다. 이러한 능력들은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 지역적 차원의 열정을 뛰어넘어 세계 시민으로서 세계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의 곤경에 공감하는 태도로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며, 인문 교양과 예술을 통해 함양할 수 있다고 본다.

공감 능력 발전, 비판 능력 계발이 중요하거늘
이 책에서 지은이는 특히 ‘공감 능력’을 강조한다. 깊은 공감에서 나오는 관점 전환의 경험을 통하여 공감 능력을 발전시킨 아이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삶에 대한 권리를 지닌 별개의 존재자임을 인식하게 된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세계적인 추세는 ‘이익 창출을 위한 교육’이 ‘보다 전인적인 유형의 시민 정신을 위한 교육’을 압도하고 있다고 지은이는 판단한다. 기술 엘리트 양성을 통한 1인당 GNP 상승에 초점을 두는 ‘GNP 발전 패러다임’이 교육의 큰 흐름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 성장을 위한 교육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보면 ‘공감 능력’은 위험하며, 둔감성이야 말로 불평등을 무시하는 경제 발전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지은이는 경제 성장 중심의 이익 추구가 아니라 공감 능력을 기르고 민주주의를 자리 잡게 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선 많은 사람들의 말과 행적을 소개한다. 소크라테스, 루소, 타고르, 듀이 등이 대표적 인물들이다. 그중에서 듀이의 이 말은 우리 현실을 생각했을 때 더 뼈아프게 들릴 수 있다.
“전통적 교육의 핵심 문제는 그것이 학생들에게 수동적 태도를 독려한다는 점이었다. 학교는 듣는 곳, 흡수하는 곳으로 취급되어 왔고, ‘분석・감별・적극적인 문제해결’보다는 청취가 선호되어 왔다. 학생에게 수동적인 청자가 되라고 요구하는 교육은 단순히 학생의 활발한 비판 능력의 계발을 저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비판 능력들을 적극적으로 약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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