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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문학 - 새 책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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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1 16:41 조회 6,80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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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소개하는 책은 2011년 8월 10일부터 9월 10일 사이에 나온 책들 중에 가려 뽑은 것들이다.
우리 동화 15권, 외국동화 18권, 시집 2권을 살폈다. 본지의 어린이문학 추천위원들은 짧게는 5년, 길
게는 20년 동안 어린이책을 읽어온 사람들이다. 이런 우리들에게 요즘처럼 동화 읽는 것이 실망스러
울 때가 없다.

우리 동화, 외국 동화 할 것 없이 어린이 문학 출판은 수렁에 빠져 있다. 지금 어린이책을 만드는 출판
사들이 어린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지, 어린이책 작가들은 과연 어떤 말을 하고 싶
은 건지 궁금하다. 지금 나오는 책들의 대부분은 ‘얼른 사서 한 번 읽고 버려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
달 읽은 우리 동화의 대부분은 말초적이고 자극적이다. 그래야 아이들과 눈높이가 같다고 생각한다
면, 이는 일차독자인 어린이들을 대단히 무시하는 행동이다.

이런 의문을 말하면 출판사들은 늘 ‘단군 이래 최고’라는 불황을 탓한다. 작가들은 동화만 써서는 먹
고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이 학습과 연관되는 책만을 찾는다고 한다. 그런 이면에 한 학습만
화는 4,000만 부가 팔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런 출판사가 한 동화작가를 지원해서 키워내는 어느
미래를 꿈꿔 본다. 정말 동화 쓰기가 천직인 작가를 만나고 싶다. 김혜원 학교도서관 문화살림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 김일형 옮김 | 보림 | 168쪽 | 2011.08.10 | 10,500원 | 높은학년 | 덴마크 | 동화
이 동화는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두 아이가 신분 차이라는 갈등을 극복하고 함
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어른들이 먼 항해를 떠난 외딴섬, 바이킹이
기습하여 마을이 불바다가 된 난리 속에 두 아이, 족장의 아들 안과 노예의 아들
아스케만 유일하게 살아남는다. 살아남은 안과 아스케가 처음에는 신분 계급의
차이로 선뜻 서로에게 다가서지 못하지만, 생존하기 위해 서로를 돕고 협동하면서
조금씩 우정이 싹트는 과정이 읽는 내내 긴장감과 함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한
다. 또한 여름을 보내면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신분이란 굴레를 완전히 던져버
리고 성장해가며 서로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준다. 아스케의 “가장 강한 자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 가장 강하다는
이유로. 힘은 권력이야. 하지만 그게 옳은 건 아니야. 오히려 잘못되었지.”라는 말을
통해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다룬 작가의 메시지가 묻어나는 작품이다.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안녕, 그림자
이은성 지음 | 이지선 그림 | 창비 | 144쪽 | 2011.09.01 | 9,000원 | 높은학년 | 한국 | 동화
부모님의 맞벌이로 방과 후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되는 초등 5학년 정윤이. 학기 초
친하게 지내던 혜미가 이유 없이 왕따가 되지만 자신도 왕따가 될까 두려워 모른
척한다. 이런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는 곳은 ‘친절한 책방’이다. 혼자 있기 싫어 책
방에 자주 다니다 주인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자책감과 함께 자신에게 실망
할까 두려워 엄마에게조차 말하지 못한다. 또다시 책방 주인에게 끌려갈 뻔한 위
험한 순간을 혜미의 도움으로 벗어나고 그동안의 일을 털어놓는다. 둘은 인터넷 게
임 중 성추행 당한 아이가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고발장을 만들어 돌리려 하는
데…. 이 작품은 혼자라고 느껴 두려운 아이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서로를 통해 용
기를 얻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유 없는 집단 왕따, 방과 후 혼자 지내는 소외된 아
이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작 『소나기밥 공주』에 이어 여자 아이들의 내
면을 섬세하게 그렸다. 그림작가 이지선의 직선으로 표현된 군더더기 없는 그림은
아이들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잘 드러낸다. 윤성옥 양천도서관 해피북 독서클럽


외톨이 파울과 한지붕 열 가족
페터 헤르틀링 지음 | 번역모임 무타보어 옮김 | 시공주니어 | 287쪽 | 2011.08.20 | 9,000원 | 높은학년 | 독일 | 동화
항상 바쁜 부모님의 부재로 인해 혼자 지내게 된 아이를 이웃들이 돌아가며 돌봐주는 이야기. 열 가구가 사는 공동주택에 어린아이는 단 두 명. 그중 파울은 일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엄마와 출장 때문에 집을 자주 비우는 아빠와 함께 산다. 아빠는 출장을 갈 때마다 이웃 할머니에게 파울을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아빠의 출장이 길어지게 되고 할머니가 아프시자 파울은 여러 가정으로 초대되며 지낸다. 모두들 파울을 좋아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돌봐준다. 외롭고 쓸쓸한 파울에게 공동주택에 사는 모든 사람이 엄마, 아빠가 되어주지만 파울은 그 사실이 기분 좋지만은 않다. 아이는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부모에게 때론 화를 내며 분노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이의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세상일을 겪으며 이웃들이 함께하기에 아이는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기쁘게 지낼 수 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는 요즘, 동화 속 이야기는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나지만 도움이 필요한 어린 이웃에게 가족처럼 친구처럼 관심을 갖고 살펴주는 작가의 마음은 따뜻하게 다가온다. 김선영 서울 신계초 사서


우리 이웃 이야기
필리파 피어스 지음 | 고경숙 그림 |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198쪽 | 2011.08.30 | 9,500원 | 높은학년 | 영국 | 동화
『피라미호의 모험』, 『한밤중의 톰의 정원에서』, 『아주 작은 개 치키티토』 등 날 새워 읽었던 필리파 피어스의 단편집이 나왔다. 표제작을 비롯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린 작품집. 여덟 편의 이야기에는 잔물결처럼 일렁이는 가족사랑, 애틋함, 애잔함이 아이의 깊이만큼에서 무게감 있게 그려져 있다. 친구들과 함께 느릅나무를 쓰러뜨린 날, 아이는 재미보다 까닭 모를 슬픔을 느낀다. 조개를 살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아이는 그저 씁쓸하다. 이웃집 동생을 데리고 숲속에서 헤매던 아이는 동생의 믿음에 눈물을 흘린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이야기 구도는 무조건 즐겁거나 무조건 슬프지만은 않다. 잔잔한 페이소스마저 느끼게 한다. 가정 안에서의 이야기, 마을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들숨 날숨으로 살아나는 듯하다. 글은 시시콜콜 세밀한 묘사가 답답할 정도로 구사되고 있다. 아이들이 읽어내기에는 인내를 요구하지만 하나하나의 사건이나 상황을 천천히 그림 그리듯 음미하며 읽는다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동화가 될 것이다. 박영옥 서울 연지초 사서


잠들지 못하는 뼈
선안나 지음 | 허태준 그림 | 미세기 | 204쪽 | 2011.07.27 | 9,800원 | 높은학년 | 한국 | 동화
이념이 사람보다 우선할 수 있을까? 보도연맹사건. 해방과 한국전쟁이 몰고 온 이데올로기의 대혼란으로 편가르기가 시작되고 그 편가르기에 무고한 양민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 살아남은 가족들도 ‘빨갱이’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야 했다. 최근 왜곡과 은폐된 진실을 규명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를 통해 영원히 은폐될 수도 있었던 과거의 기억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 책 『잠들지 못하는 뼈』는 한국전쟁 때 12살이었던 남주, 이제 칠순을 넘긴 강내댁(남주)의 슬픈 가족사와 민간인들이 보도연맹사건으로 희생된 곳에서 유해발굴을 돕는 태오를 통해 사죄와 화해를 시도하는 이야기다. 태오 할아버지는 당시 처형을 집행했던 헌병, 평생 가슴 무거웠던 진실을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장에서 말한다. 그 모습을 본 손자 태오는 뼈를 발굴하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정성으로 뼈들을 위로하며 기타공연으로나마 그 유족과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내고 가해자들도 함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길 바란다. 사실적인 그림들도 참 좋다.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사무처장


조선의 마지막 군마
김일광 지음 | 내인생의책 | 208쪽 | 2011.07.25 | 12,000원 | 높은학년 | 한국 | 소설
‘… 마지막 군마’라는 제목과 옛 지도 앞에 서 있는 늙은 말의 얼굴에서 왠지 모를 비장함이 느껴진다. 입가에 주름이 가득하고 많은 풍파를 겪은 듯 많은 사연을 담은 말의 눈빛에서 마치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는 내면의 소리가 전달되는 듯하다. 이 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이야기는 우리가 일제에게 빼앗겼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영일 장기목장의 이야기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58곳의 국영목장이 있었고, 영일 장기목장에서는 244명의 목자牧子가 1,000여 필의 말을 사육하였다고 하는데 이것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지은이는 장기목장에서 태어난 ‘태양’이라는 말과 그 친구 재복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가 우리의 것을 어떻게 빼앗아 갔는지, 그리고 우리 선조가 우리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실감나게 묘사한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잊혀져 가는 문화유산들의 가치를 찾아 세상에 알리기를 기대한다. 이수연 서울 난우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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