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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깊게 읽기 - 영원하지도 굳건하지도 않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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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4 23:12 조회 6,23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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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부에 강한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다. 이 천재지변의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원자력 에너지는 현재 그리고 당분간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이미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원자핵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원자 폭탄이 아니라 발전소를! 핵반응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라는 기치 아래 개발된 이후 점차 그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원자핵 에너지가 ‘절대’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 사건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자 폭탄과 원자력 에너지가 쌍둥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더 조심하고 안전한 방법을 개발한다면 원자력은 보다 더 안전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세상을 바꾼 과학논쟁』은 과학의 역사와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논쟁 중에서 13개의 주제를 골라 심도 있게 다룬 책이다. 모두 과학이 사회 속에서 빚어내거나 터트린 사건과 갈등, 맥락을 복잡다단하게 껴안고 있는 주제들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과학은 사회와 무관한가? 관계가 있다면 얼마나 있을까? 어떤 과학자가 발견・개발한 결과가 인류에게 해악을 입혔을 때, 그 과학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조국애와 인류애 중에서 과학자는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 쓱 보기만 해도 결코 만만하지 않은 질문들이다.

질문이 어려우면 대답을 회피하고 싶은 법. 지은이는 행여 독자들이 사고의 끈을 놓아버릴까, 익숙한 이름과 개념을 낚싯밥처럼 던지고 사고의 과정, 토론의 과정으로 이끈다. 원자 폭탄과 원자력 에너지가 대표적이다. 미국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진 원자 폭탄 개발 프로젝트(일명 맨해튼 프로젝트)에 대해 흥미롭게 설명하고, 그 과정에 참여했던 여러 과학자들이 보인 입장의 변화를 통해 논쟁에 불을 당기는 식이다. 애초에 개발되지 않았으면 좋았을 원자 폭탄. 그러나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었을 때 과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실제로 핵무기 사용에 대한 결정과 권한은 과학자가 아니라 정치가와 군인에게 있으니, ‘나는 잘못이 없다’며 외면하고 살아야 할까? 아니면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라고 자문하고 핵무기 확산과 군비 경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사회적 활동에 참여해야 할까? 그리고그들 과학자에 대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나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 걸까?

아울러 이 책은 독자들에게 과학이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삶과 미래에 과학(과학기술)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기가 중요한데 그 과학기술이 뿌리를 내린 뒤에는 바꾸기 매우 어려우므로 이러한 시도는 가급적 개발 시기나 도입 초기에 집중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새로운 과학기술을 도입하거나 개발하기에 앞서 그 과학기술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분히 검토하고 토론하여 개발 또는 도입의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되므로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통제의 필요성도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필자는 이런 흐름을 과학기술의 민주화로 집약한다. 교육, 환경, 법 등과 같이 과학기술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새로운 과학기술을 도입할 때 시민들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과학기술의 문제에도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전체에 걸쳐 과학기술의 소비자로서 현대인이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정성을 들여 설득한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활동이면서 동시에 그 활동에 의한 결과임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우리와 과학기술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면 지혜로운 관리와 선택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근거 없이 낙관하거나 쓸데없이 비관하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정신 제대로 차리고서, 취할 것은 기꺼이 취하고 버릴 것은 단호하게 버려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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