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깊게 읽기 -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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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4 23:08 조회 6,945회 댓글 0건본문
나는 실패했다
미스터리란 도저히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사건이란 말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퍼즐을 생각했다. 주인공 테드는 야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중학생이다. 그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생각하기와 날씨 관찰하기.
부모님과 사교적이고 활발한 캣누나와 함께 런던에서 살고 있다. 테드의 말을 빌리면, 그 일은 글로리아 이모의 편지가 도착한 날 시작됐다. 이모와 사촌 살림은 뉴욕으로 이사 가기 전에 테드 집을 방문했다. 식구들은 살림의 바람대로 런던 아이를 타러 갔지만 우연찮게 살림 혼자 런던 아이를 타게 됐고 30분 후,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경찰도 살림 찾기에 나섰지만 좋은 소식은 들려오질 않고, 테드는 퍼즐 조각을 찾기 시작했다. 찾은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은 캣누나의 몫. 그 둘의 움직임이 흥미 있고 빠르게 전개된다. 마침내 테드가 마지막 한 조각까지 찾아내면서 퍼즐 게임을 닮은 이 사건은 끝났다. 내 퍼즐 몇 개는 결국 맞질 않았다. 실패. 하지만 즐겁다. 즐거움과 함께 따라 온 생각도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2002년 7월 어느 날, 나는 템스 강변에 서 있었다. 기억 속의 강은 연한 갈색, 강물은 어디론가 흐르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좀 전에 다녀 온 웨스트민스터 사원 기념품점에서 여행 중 짐이 될까봐 사지 못한 찻주전자에 대한 아쉬움과 더위를 달래고 있었다. 강 건너편에는 놀이공원에 있을 법한 관람차가 있었지만 바쁜 여행객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꼭 9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통해 그 관람차의 정체를 알게 됐다. “이름은 런던 아이. 영국 선데이 타임스 신문사에서 주최한 새천년 상징물 공모에 응모한 어느 부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어 1999년 12월 31일에 운행이 시작됐다. 거대한 자전거 바퀴 모양으로, 캡슐 모양으로 된 32개의 관람차가 있고, 135m 높이의 정상에 서서히 올라가면 런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 번 타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이제는 런던을 상징하는 명물 중 하나다.” 나는 2002년 7월과 2011년 7월을 왔다 갔다 하며 추억 속의 런던 아이를 불러내어 의미를 더했다. “내가 런던 아이를 타 보았다면 이 책을 읽는 내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자, 또 다른 생각들도 떠올랐다.
1. 런던에 사는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생각할까?
2. 영국에 사는 사람 중에 런던 아이를 타 본 사람은 테드처럼 살림 찾기에 성공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을까?
3. 테드처럼 특별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4. 테드가 세운 9개의 가설 외에 새로운 가설은 더 없을까?
5. 영국에 사는 사람 중에 이 책을 읽고 런던 아이를 타러 간 사람이 있을까? 꼬리를 무는 생각 앞에서,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라는 테드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은 힘이 세다
책 덕분에 추억 여행을 다녀왔다. 책을 읽는 동안 아니면 읽고 나서도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다른 장점은, 저마다 어려움을 갖고 있는 10대 아이들과 늘 아이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부모들이 추리소설 속에서 서로 이해하고 성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특별한 능력과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테드와 사람들과 친화력이 좋고 매사에 적극적인 캣, 혼혈아로서 외로움의 실체를 아는 살림이 서로를 인정하고 힘을 합치는 장면은 희망을 준다.
평상시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생각할 수 있다. 생각할 수 있으면, 그 아이는 자유다.”라는 말을 했다는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생각의 힘을 말하고 있다. 그 주제를 표면에 드러내놓고 독자 스스로 ‘가설세우기와 추론하기’에 참여하게 하는 이야기 방식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건 ‘자유’를 느끼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작가는 또, 2007년 8월에 암으로 이 세상과 작별하기 전에 ‘시본 도우드 트러스트’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하여, 자신의 인쇄 전부를 소외된 아동 및 청소년들이 책을 읽는데 사용토록 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애쓴 작가에게 박수와 감사를 보낸다. 이 책 외에 우리나라에 출판된 시본 도우드의 책에는 『그래도 죽지마』(생각과느낌, 2010년)가 있다. 북아일랜드 분쟁 지역에 사는 고3 남학생 이야기에서 또 다른 생각거리와 힘을 만날 수 있어서, 함께 권한다.
미스터리란 도저히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사건이란 말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퍼즐을 생각했다. 주인공 테드는 야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는 중학생이다. 그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생각하기와 날씨 관찰하기.
부모님과 사교적이고 활발한 캣누나와 함께 런던에서 살고 있다. 테드의 말을 빌리면, 그 일은 글로리아 이모의 편지가 도착한 날 시작됐다. 이모와 사촌 살림은 뉴욕으로 이사 가기 전에 테드 집을 방문했다. 식구들은 살림의 바람대로 런던 아이를 타러 갔지만 우연찮게 살림 혼자 런던 아이를 타게 됐고 30분 후,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경찰도 살림 찾기에 나섰지만 좋은 소식은 들려오질 않고, 테드는 퍼즐 조각을 찾기 시작했다. 찾은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은 캣누나의 몫. 그 둘의 움직임이 흥미 있고 빠르게 전개된다. 마침내 테드가 마지막 한 조각까지 찾아내면서 퍼즐 게임을 닮은 이 사건은 끝났다. 내 퍼즐 몇 개는 결국 맞질 않았다. 실패. 하지만 즐겁다. 즐거움과 함께 따라 온 생각도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2002년 7월 어느 날, 나는 템스 강변에 서 있었다. 기억 속의 강은 연한 갈색, 강물은 어디론가 흐르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좀 전에 다녀 온 웨스트민스터 사원 기념품점에서 여행 중 짐이 될까봐 사지 못한 찻주전자에 대한 아쉬움과 더위를 달래고 있었다. 강 건너편에는 놀이공원에 있을 법한 관람차가 있었지만 바쁜 여행객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꼭 9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통해 그 관람차의 정체를 알게 됐다. “이름은 런던 아이. 영국 선데이 타임스 신문사에서 주최한 새천년 상징물 공모에 응모한 어느 부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어 1999년 12월 31일에 운행이 시작됐다. 거대한 자전거 바퀴 모양으로, 캡슐 모양으로 된 32개의 관람차가 있고, 135m 높이의 정상에 서서히 올라가면 런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 번 타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이제는 런던을 상징하는 명물 중 하나다.” 나는 2002년 7월과 2011년 7월을 왔다 갔다 하며 추억 속의 런던 아이를 불러내어 의미를 더했다. “내가 런던 아이를 타 보았다면 이 책을 읽는 내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자, 또 다른 생각들도 떠올랐다.
1. 런던에 사는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생각할까?
2. 영국에 사는 사람 중에 런던 아이를 타 본 사람은 테드처럼 살림 찾기에 성공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을까?
3. 테드처럼 특별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4. 테드가 세운 9개의 가설 외에 새로운 가설은 더 없을까?
5. 영국에 사는 사람 중에 이 책을 읽고 런던 아이를 타러 간 사람이 있을까? 꼬리를 무는 생각 앞에서,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라는 테드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은 힘이 세다
책 덕분에 추억 여행을 다녀왔다. 책을 읽는 동안 아니면 읽고 나서도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다른 장점은, 저마다 어려움을 갖고 있는 10대 아이들과 늘 아이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부모들이 추리소설 속에서 서로 이해하고 성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특별한 능력과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약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테드와 사람들과 친화력이 좋고 매사에 적극적인 캣, 혼혈아로서 외로움의 실체를 아는 살림이 서로를 인정하고 힘을 합치는 장면은 희망을 준다.
평상시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생각할 수 있다. 생각할 수 있으면, 그 아이는 자유다.”라는 말을 했다는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생각의 힘을 말하고 있다. 그 주제를 표면에 드러내놓고 독자 스스로 ‘가설세우기와 추론하기’에 참여하게 하는 이야기 방식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건 ‘자유’를 느끼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작가는 또, 2007년 8월에 암으로 이 세상과 작별하기 전에 ‘시본 도우드 트러스트’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하여, 자신의 인쇄 전부를 소외된 아동 및 청소년들이 책을 읽는데 사용토록 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애쓴 작가에게 박수와 감사를 보낸다. 이 책 외에 우리나라에 출판된 시본 도우드의 책에는 『그래도 죽지마』(생각과느낌, 2010년)가 있다. 북아일랜드 분쟁 지역에 사는 고3 남학생 이야기에서 또 다른 생각거리와 힘을 만날 수 있어서, 함께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