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깊게 읽기 - 돌고래야, 자유롭게~ 헤엄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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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7 23:09 조회 10,127회 댓글 0건본문
어릴 적 TV에서 돌고래 쇼를 처음 본 이후로 돌고래를 한 번 직접 만져보는 것이 큰 소원 중 하나가 되었다. 조련사의 손 신호 하나면 하늘로 날아올라 공중에 떠 있는 줄무늬 공에 입을 맞추고 내려오고, 줄지어 걸려 있는 여러 개의 훌라후프를 멋진 몸놀림으로 걸림 없이 통과하는 모습은 지금 봐도 입이 떡 벌어진다. 동물이 어떻게 저렇게 똑똑할 수 있을까? 매번 감탄하고 놀란다. 그뿐 아니라 다른 바다 생물과 달리 새끼를 낳아 젖을 물려 기르는 것 또한 신비롭다. 돌고래가 본래 육지 동물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무리를 지어 푸른 심해를 솟구쳐 헤엄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책에 나오는 돌고래는 오빠의 작은 장난감 인형이다.
오빠는 언제부턴가 돌고래 인형만 가지고 논다. 장난감 병정이랑 곰 인형은 그런 오빠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가만히 바라보지만 오빠의 관심은 오로지 돌고래 인형뿐이다. 오빠는 돌고래 인형을 만지고 안고 부비고 눈을 맞추며 대화까지 나눈다. 또 오빠는 돌고래가 얼마나 똑똑한 동물인지 책을 보고 다 알고 있다. 글을 읽고 쓰고 계산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미움이나 싸움을 몰라서 다른 돌고래를 아프게 하거나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 또 싸움을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착하고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돌고래들은 다같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다 알고 있다는 것까지도.
순간 책의 삼분의 이를 볼 때까지 등장하지 않는 동생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돌고래 인형에게만 집착하는 오빠의 모습이 동생과 무슨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성큼성큼 책장을 넘겨 마지막 페이지로 건너뛰었다.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는 두 마리의 돌고래와 그들을 바라보고 선 오빠와 여동생의 다정한 모습. 아! 그거였구나. 오빠는 사람의 세상에 태어날 작은 돌고래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여동생을 엄마와 아빠는 작은 돌고래라고 부른다. 동생은 다른 아이들처럼 어려운 일은 할 수 없지만 함께 있으면 동생의 마음이 전해져 와 오빠의 마음도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다. 가끔 동생은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처럼 마음대로 밖을 나가버린다. 그 때마다 오빠는 동생이 사람의 마음속 바다에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지켜주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동생을 위해 자신의 마음속 바다를 최대한 크고 넓고 깨끗하게 할 것이라고.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딸을 가족의 소중한 보물로 받아들인 작가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보는 내내 딸을 향한 가족의 진실된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 온다. 작가 또한 여느 엄마처럼 처음에는 딸아이를 비장애인으로 대하고 훈련시키느라 무척 애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딸아이는 딸아이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점점 힘들어짐을 느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하게 되었고, 가족에게 큰 행운을 보내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어떤 형태로든 남겨 놓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톨 페인팅Tole Painting 기법으로 처리하여 폭신폭신한 아기 이불에 누워 있는 듯 그림이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노랑과 연갈색의 폭신한 요람 같은 배경에 마치 시를 읊듯 써 놓은 글과, 맑은 바다 빛을 닮은 파란 바탕에 오빠와 여동생의 다정한 모습을 담은 그림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특히 오빠의 작은 방 창으로 내다보이는 바깥세상에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를 그려 넣어 마치 여동생이 사는 마음속 바다에 오빠도 함께 있는 듯 그들만의 소통과 사랑이 전해온다.
또 가끔 나쁜 생각과 나쁜 일로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고 괴롭히며 서로 미워하고 싸우는 사람들의 세상을 장난감 병정들의 표정과 모습에 보일 듯 말 듯 숨겨 놓은 작가의 섬세함과 여유로움이 안도감을 전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그림책의 영문英文을 실제 모델인 오빠가 동생을 위해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하니 동생을 향한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세계 공통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세상에 가족만큼 큰 힘은 없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이 쉽게 흔들리지 않지만 스스로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나무는 버팀목 없이는 강한 바람을 이겨낼 수 없다. 한 사람 한 사람. 장애가 있든 없든. 혼자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기란 쉽지 않다. 서로가 서로에게 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그 대상이 가족이라면 더없이 든든한 울타리요 버팀목이 될 테지만 친구이고 이웃이면 또 어떠랴.
그림책 속 오빠가 싸움과 미움이 없이 항상 웃는 얼굴로 행복하게 어우러져 헤엄치는 하얀 돌고래를 닮아가는 것처럼 우리들 마음속 바다도 최대한 크고 넓고 깨끗하게 만들어야 할 때다. 그래서 사람의 세상에 태어난 많은 돌고래 아이들이 사람들의 마음속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게 말이다.
오빠는 언제부턴가 돌고래 인형만 가지고 논다. 장난감 병정이랑 곰 인형은 그런 오빠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가만히 바라보지만 오빠의 관심은 오로지 돌고래 인형뿐이다. 오빠는 돌고래 인형을 만지고 안고 부비고 눈을 맞추며 대화까지 나눈다. 또 오빠는 돌고래가 얼마나 똑똑한 동물인지 책을 보고 다 알고 있다. 글을 읽고 쓰고 계산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미움이나 싸움을 몰라서 다른 돌고래를 아프게 하거나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 또 싸움을 모르기 때문에 언제나 착하고 상냥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돌고래들은 다같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다 알고 있다는 것까지도.
순간 책의 삼분의 이를 볼 때까지 등장하지 않는 동생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돌고래 인형에게만 집착하는 오빠의 모습이 동생과 무슨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성큼성큼 책장을 넘겨 마지막 페이지로 건너뛰었다.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는 두 마리의 돌고래와 그들을 바라보고 선 오빠와 여동생의 다정한 모습. 아! 그거였구나. 오빠는 사람의 세상에 태어날 작은 돌고래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여동생을 엄마와 아빠는 작은 돌고래라고 부른다. 동생은 다른 아이들처럼 어려운 일은 할 수 없지만 함께 있으면 동생의 마음이 전해져 와 오빠의 마음도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다. 가끔 동생은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처럼 마음대로 밖을 나가버린다. 그 때마다 오빠는 동생이 사람의 마음속 바다에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지켜주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동생을 위해 자신의 마음속 바다를 최대한 크고 넓고 깨끗하게 할 것이라고.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딸을 가족의 소중한 보물로 받아들인 작가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보는 내내 딸을 향한 가족의 진실된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 온다. 작가 또한 여느 엄마처럼 처음에는 딸아이를 비장애인으로 대하고 훈련시키느라 무척 애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딸아이는 딸아이대로 가족은 가족대로 점점 힘들어짐을 느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하게 되었고, 가족에게 큰 행운을 보내주신 것에 대한 감사를 어떤 형태로든 남겨 놓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톨 페인팅Tole Painting 기법으로 처리하여 폭신폭신한 아기 이불에 누워 있는 듯 그림이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노랑과 연갈색의 폭신한 요람 같은 배경에 마치 시를 읊듯 써 놓은 글과, 맑은 바다 빛을 닮은 파란 바탕에 오빠와 여동생의 다정한 모습을 담은 그림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특히 오빠의 작은 방 창으로 내다보이는 바깥세상에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를 그려 넣어 마치 여동생이 사는 마음속 바다에 오빠도 함께 있는 듯 그들만의 소통과 사랑이 전해온다.
또 가끔 나쁜 생각과 나쁜 일로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고 괴롭히며 서로 미워하고 싸우는 사람들의 세상을 장난감 병정들의 표정과 모습에 보일 듯 말 듯 숨겨 놓은 작가의 섬세함과 여유로움이 안도감을 전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그림책의 영문英文을 실제 모델인 오빠가 동생을 위해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하니 동생을 향한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세계 공통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세상에 가족만큼 큰 힘은 없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이 쉽게 흔들리지 않지만 스스로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나무는 버팀목 없이는 강한 바람을 이겨낼 수 없다. 한 사람 한 사람. 장애가 있든 없든. 혼자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기란 쉽지 않다. 서로가 서로에게 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그 대상이 가족이라면 더없이 든든한 울타리요 버팀목이 될 테지만 친구이고 이웃이면 또 어떠랴.
그림책 속 오빠가 싸움과 미움이 없이 항상 웃는 얼굴로 행복하게 어우러져 헤엄치는 하얀 돌고래를 닮아가는 것처럼 우리들 마음속 바다도 최대한 크고 넓고 깨끗하게 만들어야 할 때다. 그래서 사람의 세상에 태어난 많은 돌고래 아이들이 사람들의 마음속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