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깊게 읽기 - 고마운 나무야, 내가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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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22 21:58 조회 6,895회 댓글 0건본문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 살아온 동반자 ‘나무’는 묵묵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인간에게 내어주었다. 마치『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말이다.
사람은 일생 동안 나무로 지어진 집에서 태어나, 나무로 불을 지펴 밥을 하고, 나무로 만든 가구를 놓고 살다가, 나무로 만든 관에 들어가 생을 마감한다. 생활 곳곳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온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데는 나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나무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지천으로 널린 게 나무고 산이니 꽤 알고 있는 듯도 하다. 하지만 나무를 보고 그 이름을 대라고 하면 막힘없이 술술 댈 수 있을까? 『세밀화로 그린 나무도감』(보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4,000종이 넘는 식물과 600종이 넘는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우리겨레를 대표할 만한 나무를 들자면 무엇이 있을까?
나무칼럼니스트이자 한림대와 인하대의 겸임교수인 지은이 고규홍은 이 땅을 지키며 살아온 대표적인 나무로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를 꼽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에는 선비들의 지조와 절개가 담겨 있고, 마을어귀마다 서 있는 느티나무에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삶이 생생하게 녹아 있으며, 살아 있는 생명체 가운데 가장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은행나무는 불교와 유교의 건축물과 선비들의 글방 앞에서 학문 연구의 상징으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담긴 세 종류의 나무를 과거 우리 조상이 그래 왔듯이 정성을 갖고 잘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말미암아 서울 최고의 목조건물인 숭례문이 무너져 내리고, 산불 때문에 아름다운 숲이 시커먼 숯덩이로 변하지 않게 말이다.
나무를 교과서에서 배워야 할 지식으로만 여기며 생김새, 역할, 특징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딱딱하고 정이 가지 않는다. 지켜야 할 이유도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수백, 수천 년이 넘도록 이 땅을 지켜온 나무의 역사적 기록이자 나무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이 시리즈가 무척 반갑다. 이 시리즈는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세 권으로 발간되었으며, 각 나무의 생태를 다룬 식물학적 지식과 더불어 나무에 얽힌 우리 문화, 나무를 지켜야하는 이유 등의 인문학적 지식을 함께 다루고 있다.
오랜 기간 우리 조상과 동고동락한 노거수들은 저마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나 사연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예천 석송령처럼 어떻게 이름과 땅을 소유하여 세금을 내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는가 하면, 누가 심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를 살펴보면 남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나무도 있다. 추사 고택에 남아 있는 백송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백송은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은 귀한 수종으로 200년 전 추사 선생이 스물다섯 살에 중국 갔다 돌아오는 길에 구한 씨앗을 고조할아버지의 산소 앞에 직접 심은 것이다. 이런 사연을 읽다보면 그저 오래된 나무 한 그루지만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조차 생기게 된다. 이밖에 이 세 권의 책에 등장하는 오래된 거목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읽다보면 옛 조상이 남긴 발자취와 숨결이 느껴지고 오래된 나무가 가진 가치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친근감까지 생긴다.
나무에 관한 지식을 다룬 어린이 책은 많다. 기본적인 지식과 상식을 알려주는 지식정보 책과 나무 그림이나 사진을 수록한 도감류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 책은 대부분 다양한 나무에 관한 정보를 한 권의 책에 수록했다. 그러나 이 책은 반대로 한 종의 나무를 책 한 권에 담아냈다. 12년 동안 사람의 향기가 담긴 나무를 찾아다니며 찍은 고목의 절경을 컬러 사진으로 풍성하게 담아낸 것이 돋보인다. 그러나 대부분 멀리서 찍은 사진이어서 소나무의 암꽃과 수꽃 등 작고 세세한 부분은 기록하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다. 나무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로 된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저자는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한자 어휘 뜻풀이를 통해 나무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 책은 초등학생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중고생이나 어른이 읽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있는 나무여행 안내서로도 부족함이 없다. 있는 곳도 생김새도 저마다 다른 나무를 찾아 떠난 길에서 나무를 만났을 땐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나무 관찰법을 사용해보자. 우선 많은 나무를 보기보다는 한 그루의 나무 앞에 오래 머무르면서 그 나무와 얘기를 나누려 애쓴다. 나무를 관찰할 때는 나무의 한쪽 면만 보지 말고 반드시 나무 주위를 한 바퀴 이상 돌면서, 그 나무의 분위기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또 한 번 보는데 그치지 않고 해가 떠오를 때나 해가 질 때, 봄 여름 가을 겨울사계절 내내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을 보기 위해 여러 번 발걸음을 하자. 이제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준 나무에게 소년이 보답할 차례이다. 소년아, 나무를 가슴 깊이 새겨라. 그리고 지켜내라.
사람은 일생 동안 나무로 지어진 집에서 태어나, 나무로 불을 지펴 밥을 하고, 나무로 만든 가구를 놓고 살다가, 나무로 만든 관에 들어가 생을 마감한다. 생활 곳곳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온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데는 나무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나무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지천으로 널린 게 나무고 산이니 꽤 알고 있는 듯도 하다. 하지만 나무를 보고 그 이름을 대라고 하면 막힘없이 술술 댈 수 있을까? 『세밀화로 그린 나무도감』(보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4,000종이 넘는 식물과 600종이 넘는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우리겨레를 대표할 만한 나무를 들자면 무엇이 있을까?
나무칼럼니스트이자 한림대와 인하대의 겸임교수인 지은이 고규홍은 이 땅을 지키며 살아온 대표적인 나무로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를 꼽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에는 선비들의 지조와 절개가 담겨 있고, 마을어귀마다 서 있는 느티나무에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삶이 생생하게 녹아 있으며, 살아 있는 생명체 가운데 가장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은행나무는 불교와 유교의 건축물과 선비들의 글방 앞에서 학문 연구의 상징으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가 담긴 세 종류의 나무를 과거 우리 조상이 그래 왔듯이 정성을 갖고 잘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한순간의 방심으로 말미암아 서울 최고의 목조건물인 숭례문이 무너져 내리고, 산불 때문에 아름다운 숲이 시커먼 숯덩이로 변하지 않게 말이다.
나무를 교과서에서 배워야 할 지식으로만 여기며 생김새, 역할, 특징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딱딱하고 정이 가지 않는다. 지켜야 할 이유도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수백, 수천 년이 넘도록 이 땅을 지켜온 나무의 역사적 기록이자 나무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이 시리즈가 무척 반갑다. 이 시리즈는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세 권으로 발간되었으며, 각 나무의 생태를 다룬 식물학적 지식과 더불어 나무에 얽힌 우리 문화, 나무를 지켜야하는 이유 등의 인문학적 지식을 함께 다루고 있다.
오랜 기간 우리 조상과 동고동락한 노거수들은 저마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나 사연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예천 석송령처럼 어떻게 이름과 땅을 소유하여 세금을 내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는가 하면, 누가 심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를 살펴보면 남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나무도 있다. 추사 고택에 남아 있는 백송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백송은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은 귀한 수종으로 200년 전 추사 선생이 스물다섯 살에 중국 갔다 돌아오는 길에 구한 씨앗을 고조할아버지의 산소 앞에 직접 심은 것이다. 이런 사연을 읽다보면 그저 오래된 나무 한 그루지만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조차 생기게 된다. 이밖에 이 세 권의 책에 등장하는 오래된 거목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읽다보면 옛 조상이 남긴 발자취와 숨결이 느껴지고 오래된 나무가 가진 가치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친근감까지 생긴다.
나무에 관한 지식을 다룬 어린이 책은 많다. 기본적인 지식과 상식을 알려주는 지식정보 책과 나무 그림이나 사진을 수록한 도감류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 책은 대부분 다양한 나무에 관한 정보를 한 권의 책에 수록했다. 그러나 이 책은 반대로 한 종의 나무를 책 한 권에 담아냈다. 12년 동안 사람의 향기가 담긴 나무를 찾아다니며 찍은 고목의 절경을 컬러 사진으로 풍성하게 담아낸 것이 돋보인다. 그러나 대부분 멀리서 찍은 사진이어서 소나무의 암꽃과 수꽃 등 작고 세세한 부분은 기록하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다. 나무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로 된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저자는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한자 어휘 뜻풀이를 통해 나무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 책은 초등학생 대상으로 만들었지만 중고생이나 어른이 읽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있는 나무여행 안내서로도 부족함이 없다. 있는 곳도 생김새도 저마다 다른 나무를 찾아 떠난 길에서 나무를 만났을 땐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나무 관찰법을 사용해보자. 우선 많은 나무를 보기보다는 한 그루의 나무 앞에 오래 머무르면서 그 나무와 얘기를 나누려 애쓴다. 나무를 관찰할 때는 나무의 한쪽 면만 보지 말고 반드시 나무 주위를 한 바퀴 이상 돌면서, 그 나무의 분위기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또 한 번 보는데 그치지 않고 해가 떠오를 때나 해가 질 때, 봄 여름 가을 겨울사계절 내내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을 보기 위해 여러 번 발걸음을 하자. 이제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준 나무에게 소년이 보답할 차례이다. 소년아, 나무를 가슴 깊이 새겨라. 그리고 지켜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