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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깊게 읽기 - ‘석유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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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22 22:37 조회 5,90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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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자동차 선전 문구를 연상하게 한다. 출판사에서 ‘하루 10분 일주일 ~’이라는 타이틀로 내고 있는 시리즈 중 하나다. 그럼 이 책만 읽으면 기후변화를 정확히 알게 될까? 양의 한계로 모든 것을 포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신왜 기후변화가 일어났는지를 과학적이고 정치경제적인 면에서 잘 밝히고 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원인이 무엇인지, 누가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인지를 서술하고 있어서 짧은 시간 안에 핵심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는 단지 정보 전달만으로 그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후변화가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양심의 문제로 넘어간다. 그래서 환경교육은 실천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이 책은 실천적인 내용을 위주로 하지는 않는다. 이런 면에서 약점은 있지만 작은 책에 모든 것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책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 책은 세 가지 중요한 특장점이 있다. 책 순서는 기후가 변하고 있다→해수면이 상승할 때→커다란 변화→파란만장석유 이야기→아주 비싼 석유→우리가 맞닥뜨릴 갖가지 도전으로 이어진다. 상당히 논리적인 과정으로 우선 기후변화의 이론과 현상을 말하고 이로 인한 가장 큰 파장인 해수면 상승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석유의 문제를 다룬다. 석유에 대한 역사와 고갈되는 상황을 설명하고 그로 인해 가격이 올라가는 유가油價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설명한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해결 과제까지 알 수 있다.

둘째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왜 평균기온이 올라가면 문제가 되느냐를 설명한 것인데, 저자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기상과 기후의 차이를 먼저 설명하고 있다. ‘기상’은 짧은 기간 동안의 날씨, ‘기후’는 더 광범위한 지역(한 나라, 한 대륙, 심지어 지구 전체)에서 수개월, 수년, 수세기, 때로는 수천년에 이르러 기록되는 수치의 평균을 의미한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기후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평균온도가 올라가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해도 학생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 저자는 성적을 예로 들어 쉽게 설명한다. 만약 ‘네 점수가 5점 올라간다고 해도 반 평균에는 그렇게 많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반 평균이 5점 올라가면 그건 정말 많은 아이들의 성적이 올라간 거지?’라고 질문하면 평균의 상승이 얼마나 커다란 변화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저자가 기후와 에너지 분야 전문가이자 교육자이기에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수치로 간단하게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면, ‘소 15억 마리를 키우기 위해 숲을 베면서 이산화탄소 양을 30% 증가시킨다’, ‘산악의 빙하 전체가 녹아내린다면 해수면은 30센티미터 상승하고 그린란드 전체가 녹는다면 해수면이 7미터 상승하고 남극이 녹는다면 70미터 상승하여 파리도 물속에 잠긴다’는 표현은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을 설명할 때 이런 수치를 사용하면 학생들을 이해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역시 저자의 전문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쉬운 점은 원자력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가 원자력발전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덜 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지만 원자력 때문에 석유를 덜 소비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아직도 다른 나라들이 원자력을 사용하여 발전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편다. 결국 모든 나라들이 원자력을 많이 사용해야 석유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를 이렇게 돌려서 말하고 있다. 원자력이 폐기물 저장이 워낙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을 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후손들에게 땅 속에 원자력 폐기물을 남겨주는 것과 공기 중에 탄화수소를 남겨주는 것 중 후자가 훨씬 후회되는 일일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 훨씬 지속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이 2050년까지 에너지 전체 수요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은 바로 이런 판단 때문이다. 저자가 프랑스인이라서 자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모양인데, 우리나라도 독일과 같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지 않고 프랑스처럼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앞으로 맞닥뜨릴 갖가지 도전으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도전은 전쟁, 질병, 기근, 전체주의 등 총체적인 면에서 다가올 것이다. 우리는 그날을 위해 지금 하고 있는 노력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지갑을 열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일부분은 너무 늦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삶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누리고 있는 많은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서둘러 적은 연료를 사용해도 난방과 단열이 잘되는 건물을 짓는 것, 더 작고 훨씬 강력하고 연료를 덜 소비하는 자동차를 갖는 것, 아예 자전거와 걷기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 기차가 확대되고 비행기를 포기하는 것 등 모든 분야에서 삶의 방식을 재구성해야 한다.

인상적인 것은 이 모든 것을 위해 훌륭한 대통령을 찾아야 한다는 것. 우리도 다음번 대통령 선거 때 이 책을 잘 활용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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