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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1 20:31 조회 7,476회 댓글 0건본문
디자인 극과 극
현시원 지음|학고재|244쪽|2010.07.20|15,000원|고등학생|한국|디자인
흘려버릴 수 있는 것을 남과 다른 눈을 갖고 깊게 본 저자의 디자인 이야기는 즐거움을 준다. 신문지면 디자인 담당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중국집 철가방과 야쿠르트 아줌마 가방, 빨간 우체통과 이메일함에 담긴 사연을 비롯해 스물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모두 5장으로 나눠서 풀어나간다. 저자는 당연시 했던 것들에 ‘왜’라는 궁금증을 던졌다. 패션과 디자인은 사람들의 갈망을 보여주고,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보조도구이다. 저자는 몸빼바지, 목도리, 썬캡 등 개성 있는 일상의 ‘소품’으로 다른 사람들을 해석하고,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아이템을 대결구도로 펼쳐놓았다. 또한 서울시장 후보 간 ‘모자대결’ 이야기를 비롯해, 알약과 대비하여 츄파춥스에 숨겨진 디자인 비밀과 미술작품 속에서 같은 주제의 작품을 찾았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시비를 거는 듯, 이 책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야기를 찾아 나설 것을 요구한다.
길 윤웅 학부모
뚱뚱해서 행복한, 보테로
이동섭 지음|미진사|263쪽|2010.09.15|18,000원|고등학생|한국|미술
보테로는 몰라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패러디한 ‘뚱뚱한 모나리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모든 삐쩍 마른 것들은 가라!”라고 외쳤던 출산드라가 그린 것이 아닐까 싶은, 한결같이 풍만한 인물들로 가득 채워진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간다. 보테로는 누구든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화가 중 한 사람이다. 저자는 아직도 생존해 활발히 작업을 하고 있는 보테로를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고 그의 삶과 작품을 소개했다. 도대체 왜 그는 모든 인물들을 그토록 터질 듯 풍만하게 그리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콜럼비아의 어린 시절부터 유럽에서 공부하며 프레스코화와 르네상스 화가의 영향을 받고 남미의 벽화 전통을 자신의 그림 속에 녹여냈던 과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메시지보다는 독특한 스타일을 통해 행복과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하는 그의 그림을 보며 우울함을 날려보자.
박 혜경 서울 경인고 국어교사
세상의 모든 풍경
전광식 지음|학고재|355쪽|2010.08.20|18,000원|중학생|한국|미술
이 책으로 하는 그림 감상은 다른 책과 비교해 마치 거인의 무동을 타고 본 느낌이었다. 우리를 그림으로 이끌어 설명해주는 분의 깊은 학식이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평화와 위안을 주는 풍경화를 찾아서’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었던 이 책의 집필 목적은 책을 받아들었을 때 손에 전해졌던 묵직한 느낌만큼 훌륭히 이루어졌음을 시인해야겠다. 저자는 독일, 영국, 미국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틈틈이 미술관을 찾아 그림을 감상하고 여행을 했다. 그림을 통해 사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중에서도 철학과 고전학 전공자의 감상이라는 특별함이 깃들면서 인문학적인 접근과 해석으로 평화와 위안을 찾는 데 적합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서양화에 비해 적은 숫자지만 접하기 어려웠던 일본과 중국, 우리의 옛 그림까지 소개되어 더욱 좋았다. 헤르만 헤세를 수채화로 만날 수 있었고, 이란처럼 우리에게 자주 소개되지 않았던 나라의 화가가 소개된 점도 반가웠다. 신 정화 서울 삼광초교 사서
사랑을 이어주는 노래 소라닌
아사노 이니오 지음|아사노 이니오 그림|랜덤하우스|425쪽|2010.09.03|9,000원|중학생|일본|만화
솔라닌solanine은 감자의 싹눈이나 토마토 따위에 들어 있는 자극성 있는 알칼로이드의 하나로 독성이 있어 먹으면 식중독이나 구토를 일으키는 성분이자 주인공 밴드가 부르는 노래 제목이다. 신문사 하청업체에서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는 다네다 나루오와 OA기기 메이커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이노우에 메이코는 대학교 때 경음악 서클에서 만나 6년째 연애, 동거중이다. 『소라닌』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인생의 레일을 벗어나지 못한 채, 목적 없는 자유가 주는 지루함을 음악으로 견뎌내고 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또한 청춘의 꿈에 중독되어 예전의 자신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을 향한 송가頌歌이자, 사별한 친구를 잊지 않으려는 아련한 연가戀歌다. 세심한 컷구성, 여운 있는 대사, 작가 특유의 유머코드가 인물들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대사 한 방울 없는 무대장면에서 화학식 으로 표기할 수 없는, 위험하지만 중독성 강한 음악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왕 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체피 보르사치니 지음|김희경 옮김|푸른숲|275쪽|2010.08.20|14,500원|중학생|베네수엘라|문화
구스타보 두다멜이라는 청년의 지휘로 신세계 교향곡이 교황 앞에서 연주됐다. 그날 이후 전 세계에서 구스타보 두다멜과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를 기억하게 됐다.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는 23년간 문화관련 기사를 써 온 저자가 베네수엘라 음악 혁명의 총체적 음악 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 30년의 성과를 그려낸 책이다. 책은 2살부터 시작되는 베네수엘라 음악 교육의 면면을 생생한 인터뷰와 함께 보여준다. 현재 베네수엘라에는 30만 이상의 유아와 청소년이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고 있다. 절반 이상이 저소득층 출신이며 두다멜은 엘 시스테마 최대의 수혜자다. 총, 마약 대신 악기를 손에 들려줌으로 젊은이에게 미래 희망을 약속한 엘 시스테마는 혁신적 교육 모델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모방하고 있다. 이 놀라운 혁신이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혁신교육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이 명옥 라디오 21
열일곱, 영화로 세상을 보다
이대현, 김지은, 이동륜, 한유경 지음|다할미디어|291쪽|2010.08.20|15,000원|고등학생|한국|영화
누군가와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어떠했니?”라고 물어보면 보통 재미있다, 슬프다, 웃기다 등등 한두 마디 답변이 전부다. 늘 그렇게 표현되는 줄만 알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이야깃거리가 이렇게 풍부한 줄 몰랐다. 이대현 작가의 『14세 소년, 극장에 가다』, 『15세 소년, 영화를 만나다』에 이어 나온 이 책은 단계별로 깊이 있게 영화를 보는 태도에 대해 알려준다. 어른만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생각도 담겨 있어 더 공감대가 형성된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그 속의 사람, 삶, 세상을 만나고 다양한 자기 시각과 언어, 다른 문화 예술과 연결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세상과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통해 소통의 장을 열어주면 결국 영화는 나만의 가치나 생각이 아닌 타인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창이 되기도 한다. 영화를 통한 소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훈훈해진다. 서 인실 인천 대인고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