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덤벼라! 다만,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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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1 00:29 조회 6,546회 댓글 0건본문
영화 ‘괴물’이 개봉하자마자 보고 온 친구에게 물었었다. “그래서, 괴물이 나와?”
“응! 나와! 되게 징그러운데, 좀 웃기기도 해!” “진짜?”
놀랐다. 원래 괴물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아야 더욱 무서운 법인데 말이다. 그런데 ‘빈곤’이라는 괴물은 더 악랄하다. 우리가 빤히 보고도 못 본 척 시치미를 떼도록 만든다. 인간조정이 가능한 무서운 녀석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으로, 일본 사회의 경제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현재 일본의 상황은 믿기 힘들 정도로 우리나라의 현재와 너무도 비슷하다. 그래서 더 무서운 녀석이 ‘빈곤’이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덤빈다.
‘의자 뺏기 게임’은 승부욕을 자극하기 좋은 게임이다. 참여 인원보다 적은 의자를 놓고, 노래에 맞춰 주위를 돌다가 진행
자의 신호가 떨어지면 서로 의자에 앉기 위해 우당탕탕. 반드시 누군가는 서 있게 된다. 못 앉은 자는 어쩔 줄 몰라 얼어붙는다. 무서운 것은 이 게임이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계속된다는 점이다. 지기 위해 시작하는 게임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웃자고 하는 게임도 죽자고 덤빈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건 굼뜬 내 잘못이니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자기 책임론’에 따르면, 결국 우리가 사는 이곳은 ‘열심지옥’이다.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열심지옥.
저자는 의자를 차지하지 못한 건, 본인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의자 개수가 부족했던 것이므로, 처음부터 모두 앉을 수 있도록 의자의 개수를 늘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옳소! 열심지옥에서 퇴근도 못하고 최선을 다하며 일하다 과로사하지 않으면 빈곤한 삶. 과로사와 빈곤, 둘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둘리, 도우너와 함께 바이올린을 타고 지구를 떠나겠다. 깐따삐아로 가자! 집에 돈이 없고, 인간관계의 덕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회가 대신 ‘밑천’이 되어 주면 된다. 그것은 인류가 이제까지 역사를 통해 쭉 해온 일이다. _41쪽
이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밑천’ ‘열심히 하기 위한 조건’, ‘그 사람이 가진 조건’에서 ‘조건’을 다른 말로 ‘밑천’이라 표현한 저자는, 밑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밑천은 불만을 말할 수 있는 장소나 공간이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빈곤’은 무엇일까? ‘빈곤’은 밑천이 없는 상태로 ‘가난’과는 다르다. 적극적인 마음을 밀어낸다. 빈곤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생활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사회보장’이라고 한다는데, 이제는 좀 사회보장제도가 잘 지켜지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일을 해도, 해도, 뼈 빠지게 해도, 해도 ‘워킹푸어working poor’에다가, 의자 뺏기 게임을 하려고 해도, 의자가 없으면 낸들 어쩌라고! 곧 수능을 통해 의자 뺏기 게임을 시작하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의자가 없다. 사회가 밑천이 되어 주면 된다는데, 우리의 사회는 해외여행을 갔는지 여전히 부재중이다.
‘프리터(free와 arbeiter의 조합)’는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태어나서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받고, 초1~고3까지 딱 12년을 올인 한 채 공부해서 일류 대학 나왔더니 ‘프리터’로 큰 꿈을 펼쳐 보라니. 이런 걸 ‘지질하다’라고 표현하면 맞을 것이다. 잘못된 표현인 ‘찌질’이 왠지 더 어
울리기는 하지만.
분명 ‘죽을힘을 다하면’ 뭐든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 24시간 줄곧 공부만 하는 것도,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을 쐬
어 가며 원자로 청소를 하는 것도 좁은 방에서 싼 일당으로 파김치가 될 때까지 일하는 것도, 과로사할 때까지 죽어라 일하는 것도, 잔업수당도 받지 않고 한 달에 100시간이나 200시간을 야근하는 것도, 신분증을 빼앗기고 매춘을 강요당하는 것도 죽을 각오로 하면 못 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일해서 누가 행복해지는데? _61쪽
사회 속에서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려는 사람을 ‘활동가’라고 한다. 예산이 적어, 보고 싶은 신간도서를 구입해 주지 못하는 학교도서관이 있다. 활동가라면 어떤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몇 가지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활동가들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충분히 듣고, 수용하여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서, 사서교사들은 활동가 한 수 위에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실제로도 그렇다. ‘전문 활동가’인 셈이다. 죽을힘을 ‘나눠서’ 다하면 모두 행복해지지 않을까?그래. 저자가 말했다.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건 미덥지 못하다고. 일단 팔부터 걷고, 심호흡 한 번 시원하게 내쉰 다음 죽을 힘을 나눠보자! 빈곤도 두렵지 않다. 좀 더 듬직하고 미더운 사회를 위해 덤비자! 다만, ‘잘’. 역시 어려운 과제이긴 하다.
“응! 나와! 되게 징그러운데, 좀 웃기기도 해!” “진짜?”
놀랐다. 원래 괴물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아야 더욱 무서운 법인데 말이다. 그런데 ‘빈곤’이라는 괴물은 더 악랄하다. 우리가 빤히 보고도 못 본 척 시치미를 떼도록 만든다. 인간조정이 가능한 무서운 녀석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으로, 일본 사회의 경제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현재 일본의 상황은 믿기 힘들 정도로 우리나라의 현재와 너무도 비슷하다. 그래서 더 무서운 녀석이 ‘빈곤’이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덤빈다.
‘의자 뺏기 게임’은 승부욕을 자극하기 좋은 게임이다. 참여 인원보다 적은 의자를 놓고, 노래에 맞춰 주위를 돌다가 진행
자의 신호가 떨어지면 서로 의자에 앉기 위해 우당탕탕. 반드시 누군가는 서 있게 된다. 못 앉은 자는 어쩔 줄 몰라 얼어붙는다. 무서운 것은 이 게임이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계속된다는 점이다. 지기 위해 시작하는 게임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웃자고 하는 게임도 죽자고 덤빈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건 굼뜬 내 잘못이니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자기 책임론’에 따르면, 결국 우리가 사는 이곳은 ‘열심지옥’이다.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열심지옥.
저자는 의자를 차지하지 못한 건, 본인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의자 개수가 부족했던 것이므로, 처음부터 모두 앉을 수 있도록 의자의 개수를 늘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옳소! 열심지옥에서 퇴근도 못하고 최선을 다하며 일하다 과로사하지 않으면 빈곤한 삶. 과로사와 빈곤, 둘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둘리, 도우너와 함께 바이올린을 타고 지구를 떠나겠다. 깐따삐아로 가자! 집에 돈이 없고, 인간관계의 덕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회가 대신 ‘밑천’이 되어 주면 된다. 그것은 인류가 이제까지 역사를 통해 쭉 해온 일이다. _41쪽
이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밑천’ ‘열심히 하기 위한 조건’, ‘그 사람이 가진 조건’에서 ‘조건’을 다른 말로 ‘밑천’이라 표현한 저자는, 밑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밑천은 불만을 말할 수 있는 장소나 공간이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빈곤’은 무엇일까? ‘빈곤’은 밑천이 없는 상태로 ‘가난’과는 다르다. 적극적인 마음을 밀어낸다. 빈곤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생활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사회보장’이라고 한다는데, 이제는 좀 사회보장제도가 잘 지켜지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일을 해도, 해도, 뼈 빠지게 해도, 해도 ‘워킹푸어working poor’에다가, 의자 뺏기 게임을 하려고 해도, 의자가 없으면 낸들 어쩌라고! 곧 수능을 통해 의자 뺏기 게임을 시작하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의자가 없다. 사회가 밑천이 되어 주면 된다는데, 우리의 사회는 해외여행을 갔는지 여전히 부재중이다.
‘프리터(free와 arbeiter의 조합)’는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태어나서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받고, 초1~고3까지 딱 12년을 올인 한 채 공부해서 일류 대학 나왔더니 ‘프리터’로 큰 꿈을 펼쳐 보라니. 이런 걸 ‘지질하다’라고 표현하면 맞을 것이다. 잘못된 표현인 ‘찌질’이 왠지 더 어
울리기는 하지만.
분명 ‘죽을힘을 다하면’ 뭐든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 24시간 줄곧 공부만 하는 것도,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을 쐬
어 가며 원자로 청소를 하는 것도 좁은 방에서 싼 일당으로 파김치가 될 때까지 일하는 것도, 과로사할 때까지 죽어라 일하는 것도, 잔업수당도 받지 않고 한 달에 100시간이나 200시간을 야근하는 것도, 신분증을 빼앗기고 매춘을 강요당하는 것도 죽을 각오로 하면 못 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일해서 누가 행복해지는데? _61쪽
사회 속에서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려는 사람을 ‘활동가’라고 한다. 예산이 적어, 보고 싶은 신간도서를 구입해 주지 못하는 학교도서관이 있다. 활동가라면 어떤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몇 가지의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활동가들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충분히 듣고, 수용하여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서, 사서교사들은 활동가 한 수 위에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실제로도 그렇다. ‘전문 활동가’인 셈이다. 죽을힘을 ‘나눠서’ 다하면 모두 행복해지지 않을까?그래. 저자가 말했다.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건 미덥지 못하다고. 일단 팔부터 걷고, 심호흡 한 번 시원하게 내쉰 다음 죽을 힘을 나눠보자! 빈곤도 두렵지 않다. 좀 더 듬직하고 미더운 사회를 위해 덤비자! 다만, ‘잘’. 역시 어려운 과제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