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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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1 21:02 조회 7,176회 댓글 0건본문
100원이 작다고?
강민경 지음|서현 그림|창비|60쪽|2010.08.25|11,000원|가운데학년|한국|경제
저금통을 뜻하는 빨간 돼지 모양의 안락의자에 백원짜리 동전이 떡하니 앉아 뻐기고 있다. ‘나, 100원이거든!’ 누가 100원짜리 동전한테 작다고 한 걸까. 100원으로는 알사탕을 사서 누나에게 화해를 청할 수 있고, 문구점의 키다리 연필을 살 때도 100원이 필요하며, 마을버스를 타려면 100짜리 동전 세 개가 있어야 한다. 또 100원짜리 동전 하나는 방글라데시에 사는 어린이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돈이고, 그 100원 열 개를 모으면 북한 어린이가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달걀을 보낼 수 있다. 우리가 생각 못한 100원의 커다란 가치를 여러 동전들과 종이돈들이 모여 이야기한다. 사진으로 꾸며진 하룻밤 사이의 재미있는 돈들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올바른 경제 습관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고 아울러 내가 아껴 모은 돈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방법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뒤쪽에 더해진 ‘한 발짝 더’의 자세한 이야기로 돈에 대한 척척박사가 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남 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빗방울이 톡 톡 톡
한지아 글·그림|책단배|32쪽|2010.08.30|9,800원|낮은학년|한국|동심
비 오는 날, 비와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천진스런 아이의 마음을 경쾌한 글과 서정적인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낡은 지붕 틈새로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에휴… 또 비가 새네.” 대야를 들고 오는 엄마의 표정에는 근심이 뚝뚝 떨어지지만 예린이의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번진다. 그때부터 시작된 예린이의 즐거운 비 놀이. 부엌 찬장을 뒤적여 찾아낸 비닐봉투로 비옷과 모자를 만들어 쓰고, 고사리 손을 꼭 쥔 채 빨간 고무 대야에 올라탄 모습이 어릴 적 우리와 꼭 닮았다. ‘톡 톡 톡’ 비닐 모자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도 까르르 웃음보가 터진다. 어느새 비는 시냇물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한바탕 신나게 놀고 있는 예린이의 등 뒤로 고개를 쏙 내민 햇살과 무지개. 얄미워서 눈을 찡그려보지만 소용이 없다. 하지만 아빠가 사 오신 노란 비옷을 입고 방 한가운데 턱 버티고 선 예린이의 표정은 ‘언제 또 비가 오지?’ 하며 벌써부터 비 놀이에 빠진 듯 행복하기만 하다. 전체적으로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배경이 인물을 더 돋보이게 한다. 남 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씩씩해요
전미화 글·그림|사계절|30쪽|2010.08.25|8,000원|낮은학년|한국|성장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상처의 치유를 돕는 그림책.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를 잃고 엄마마저 일터로 가고난 뒤 혼자 맞이하는 아이의 아침은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다. 늦은 밤 아이는 곰돌이와 이야기를 하며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스르륵 잠든 아이의 꿈에선 아빠, 엄마, 나 모두 함께 웃고 있고, 주위엔 온통 행복한 풍선들로 에워싸여 있다. 꿈에서 깨어난 아이는 그만 이불에 오줌을 싸고 당황한다. 엄마는 놀란 아이를 “괜찮다.” 다독여주고, 엄마와 아이는 서로 씩씩하게 살자고 다짐한다. 이제 아이는 엄마 컵도 설거지하고 씩씩해지는 방법을 익혀간다. 엄마 역시 그리운 아빠의 자리를 하나하나 채워간다. 생각만 하여도 먹먹한 슬픔을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떻게 위로를 할까? 어른도 버거운 슬픔을 아이가 받아들이는 과정을 작가는 세세히 표현하기보다 굵은 선과 단순한 면으로 담담히 보여준다. 아이 스스로 씩씩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은 제법 뭉클한 감동을 준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임금님과 호밀빵
파멜라 엘렌 글·그림|천미나 옮김|키다리|40쪽|2010.08.25|10,000원|낮은학년|오스트레일리아|탐욕, 행복
임금님은 마구간지기 꼬마 친구와 함께 트렘플린 뛰기, 신나게 달리기, 말 타기를 좋아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끊임없이 먹은 탓에 임금님은 뚱보가 되었고 지나친 식탐 때문에 병까지 생기게 되고 만다. 마구간지기 꼬마 친구가 건넨 호밀빵 덕분에 임금님은 건강과 행복을 다시 찾게 된다. 과감하게 배경을 생략하여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의성어, 의태어들로 구성된 글들이 운율과 리듬을 느끼게 하여 그림책 보는 재미를 더한다. 요즘의 아이들은 ‘건강’보다는 ‘맛’이 먼저이고, 맛있는 음식은 양껏 먹지만 몸에 좋은 야채 등은 입에 넣기를 꺼려한다. 날렵했던 임금님이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건강의 중요성과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도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웃음과 함께 깨닫게 한다. 아울러 나에게 맛난 음식을 만들어 주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도 일깨우는 그림책이다.
정지현 진해 안청초 교사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로즈앤 통 지음|유진 김 닐란 그림|김경연 옮김|노란상상|35쪽|2010.08.10|9,500원|가운데학년|미국|나눔, 행복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가치관이 혼란스러워 좋은 일을 하고자 할 때도 조심스러워진다. 이 책은 순수한 마음으로 선행을 하면 친절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게 되어 좋은 일이 계속해서 생긴다고 믿는 베트남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한 소녀의 작은 나눔이 받는 사람에게 행복을 줄 뿐만 아니라 그 나눔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여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의 모습을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다. 많이 가진 사람의 나눔보다 가진 것이 적지만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는 소박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가슴이 더 훈훈해진다. 한국 출신의 작가가 나무판에 표현한 그림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나무의 부드러운 결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중간색으로 채색하여 따뜻함이 전해진다. 베트남의 서정적인 풍경을 그림 속에서 읽을 수 있으며 등장인물들도 밝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라 마음이 편안해진다. 불교 사상이 짙게 깔려 있기는 하지만 나눔은 종교를 초월하는 미덕이라 생각한다.
이동림 창원 사파초 교사
희망
이재민 지음|원유성 그림|노란돼지|34쪽|2010.09.30|11,000원|낮은학년|한국|환경
벌들이 날아간다. 다람쥐도 바삐 뛰고 풀잎마저 한쪽으로 쏠린 모습.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넘겨보는 다음 쪽 한구석에 그 까닭이 보인다. 흰 연기를 날리며 피어나는 작은 불씨. 다음 쪽에서 그 작던 불씨는 거센 불살로 번져 나무들을 휘감고 있고, 다음 양쪽은 온통 붉은 색이다. 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고자 소방대원이 애쓰고 있고 지나는 등산객과 스님 들도 힘을 모아 물을 쏟아 붓는다. 순식간에 잃어버린 삶터에 멍하니 앉아 있는 할아버지 모습. 모든 것이 죽어 버린 숲속 풍경은 잿빛으로 허옇다. 마지막 장면, 이제 더 이상 푸르지 않은 숲에 비가 내리는데 새까맣게 변한 나무 둥치 속을 뚫고 나오는 무엇이 보인다. 까맣고 하얀 잿더미 속에서 ‘나, 살아 있거든!’ 하며 기특하게 잎을 내밀고 힘차게 돋아나고 있는 새싹! 그것은 우리 모두가 소중히 지켜가야 할 ‘희망’이기도 하다. 식목일에 일어났던 산불 이야기를 작업이 쉽지 않았다는 큰 판형의 유화 기법으로 실감나게 그려낸 환경 이야기이다.
남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