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삶, 

어디서 희망을 찾을까? 

이한길 포항제철초 교사  

알고 보면 고상하지도 이상적이지도 않은 교사의 삶이 교육에 어떤 희망적인 메시지를 띄울 수 있을까? 교사가 되는 과정도, 되고난 일상도 ‘교육적’으로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교사의 삶은 절망스러운 현실의 다른 한 면일 뿐인가? 이런 회의가 들 때 희망을 노래하며 길을 찾는 이들의 목소리가 있다.  

교사임을 잊지 않으려는 삶에서 

두 교사의 예비교사, 기간제 교사 시절 기록이다. 좁은 방에서 임용 준비로 고 군분투하던 이야기는 비슷한 시기를 지나온 교사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자격증을 갖춘 교사임에도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 를 받던 시절의 사례는 학교의 체제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책은 처지 에 대한 한탄과 임용이나 학교 체제의 불합리성에 관한 성토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학생을 대하는 모습에서 교사로서 지녀야 할 태도를 상기하게 되고, 동료 교사나 관리자와의 관계에서 일어난 일을 풀 어낼 때는 학교 구성원 간 관계를 재고하게 된다. 수업 후 텅 빈 교실에서 자 신을 돌아보는 모습에서 더 나은 교사로 성장하려는 의지를 엿보게 되며, 나 는 어떤 교사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어떤 처지에서든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길 멈추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어떤 처지에 있는 교사에게나 유 의미할 것이다. 또한 교직의 꿈을 품고 오늘도 높이 쌓인 책과 씨름하는 예비 교사에게는 어설픈 격려 대신 진솔한 이야기로 응원하는 저자들의 목소리가 힘이 될 것이다.  

교사로 살아내려 몸부림치는 삶에서 

교사가 되기 어렵다지만 교사로 살아내기도 힘들다. 교사가 아닌 이들은 학생 만 잘 가르치면 될 일인데 뭐 그리 엄살인가 타박할지도 모른다. 학교는 학생 에게 바람직한 삶, 함께하는 삶을 가르치지만 모순되게도 학교 체제와 교직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도, 관리자와 구성원 간 신분적 차별, 관리자가 되고자 애쓰는 이들의 처세 등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낼 만 한 요소들이 여느 직장처럼 학교에도 상존한다. 거기에다 사익을 내세우며 교 사를 닦달하는 학부모, 상호존중의 태도를 상실한 무례한 학생은 교사에게 삶의 회의마저 느끼게 한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들려주며 교사들의 삶을 함 부로 말하는 이들에게 선입견을 걷어 달라고 호소한다. 부끄러울 만큼 솔직 하게 드러난 교사의 삶은 도대체 무슨 가치를 띌까? 그것은 그동안 포장되거 나 폄훼되었던 교사라는 집단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문화기술지로 남겨 생각 할 거리로 만든다. 또한 교사 스스로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직면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깨어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에서 

저자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현실에 대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교 육을 하자고 말한다. 선택의 기로에서 깊이 생각하고 과단성 있게 결정하라는 뜻이다. 절망적이지만 안정감을 느끼며 기존 교육 방식을 따르든지, 불안하고 두렵지만 희망을 꿈꿀 방식을 택하든지 하라는 것이다. 물론, 후자를 택하려 면 긴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 선택에 필요한 방책을 세워야 한다. 이 책 은 후자를 지지하며 내용을 풀어간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원론적 탐구, 다양 한 사회 현상으로부터 생각해 보는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의 구상, 그런 교육 의 책임자가 될 교사의 자질과 역할에 대한 단상이 이어진다. 실용성만 따진 다면 그냥 덮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제안하는 교육자의 삶에 관심 이 간다면 이 문장을 보며 책의 가치를 가늠해 보자. “자아는 늘 무언가 되어 가는 끝없는 과정을 거치기에 바로 전까지 자신이 익숙했던 생각이나 삶의 내 용을 깨 버리는 성찰적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