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더 나은 교육으로 

나아가는 계기 

이한길 포항제철초 교사

원격수업을 하게 된 지 일 년이 되었다. 고군분투하던 초기에 비해 사정이 좀 나아졌을까? 지금 당장 그 렇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많은 교사가 원격수업 도구에 능숙해져서 그 런 것만은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수업과 교육의 본질에 대해 사유하는 교사가 늘었고, 그것을 공유하며 더 나은 수업과 교육을 하고자 애쓰는 교사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이 담긴 책을 골라봤다. 

내 원격수업을 들여다보다 

동료 교사이자 부부인 저자들이 서로 고민하고 실천한 원격수업 기록을 담았 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원격수업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수업에서 실패한 자 신들을 직면하고,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려 애쓴다. 나름 괜찮은 수업 을 했을 때도, 그 수업을 학생들이 왜 좋아했을까 자문하고 다음 수업에 반 영하고자 했다. 학급 운영에 관한 내용도 담았다. 내가 맡은 학생의 정서적, 사회적 발달을 책임지려면 담임으로서 학급 운영이 중요하다. 하지만 원격 환 경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 점에서 저자들이 조회 요령, 학부모와의 원격 상담법 등 학급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알려주니 감사하다. 이밖에 원격수업에 어떤 플랫폼을 도입할지, 원격 수업으로 하기 어려워 보이는 과목 수업은 어떻게 할지도 알려준다. 원격교육 의 다양한 측면을 아우르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 가?”라는 질문이다. 그건 아마도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교사가 놓치지 말아야 할 화두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 나은 원격수업을 구상하다 

원격교육이 도입된 후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아마도 학생 참여도일 것이다. 이 를 극복하려 애쓰는 이들이 자신들의 고민과 실천 내용을 묶었다. 저자들은 블렌디드 러닝, 프로젝트학습, 게임학습과 놀이학습 이론에 주목했다. 온·오 프라인을 오가는 학습 상황, 지속적인 배움의 즐거움을 고려해야 하는 점, 원 격교육 상황에서도 놓쳐서는 안 될 사회성 발달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한 다. 미래교육과 수업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해 블렌디드 러닝을 실천한 사례까 지 꼼꼼하게 남겨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고, 수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익히고자 하는 이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 이 책의 백미 는 ‘수업놀이’를 소개하는 3장이다. 사회성과 인지능력이라는 두 갈래로 나뉘 어 있는데, 갈래별로 재밌는 놀이가 삼십여 가지씩 있다. 이 놀이가 어느 학년 에게 어울리는지, 이 원격학습(놀이)로 어떤 역량이 길러지는지, 준비물과 놀이 진행법, 소소한 팁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전체적으로 학습자를 배려하고, 교 사에게 더 좋은 교수 방법을 제안하고자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