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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시시(詩詩)한 책들] 시집으로 게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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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2-18 15:51 조회 3,11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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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으로 게임하기 


게임은 상상의 세계를 구현해 준다. 그곳은 자각몽처럼 자유롭고 현실의 논리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래서 게 임은 재밌다. 누구나 언제든지 게임할 수 있는 세상이다. 콘솔 게임기나 컴퓨터가 없어도 스마트폰이면 충분 하다. 혹자는 게임과 책이 상극이라고 말한다. 게임과 책의 이미지가 사뭇 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게임과 책을 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과 책이 뒤엉켜 한 덩어리가 되는 순간을 포착한 시집들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그림책과 시집들은 게임의 시스템과 세계관을 반영한다. 정적인 책이 게임과 맞닿아 있다니, 조금 신기하지 않은가? 그러니 최신 유행하는 게임에 푹 빠진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 보자. 게임보다 더 게 임 같은 시집이 있단다. 남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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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만드는 1000가지 이야기』

막스 뒤코스 지음|이주희 옮김|국민서관|2018 


게임은 자유롭다. 꼭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플 레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각 장면이 세 등 분으로 분할되어 각각 페이지를 넘기는 이 책도 그렇다. 자연스럽게 장면이 이어지는 페이지를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별도의 사건들을 상상 력을 발휘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엮을 수만 있다 면, 무려 1000가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장면 과 장면 사이를 모험하듯 넘나들며 장면 속에 함축된 의미를 찾는 과정은 시 읽기와도 닮았다. 이 책은 시집이 아니다. 하지만 게임처럼 자유롭고, 시처럼 무궁무진한 그림책이기에 기꺼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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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팬클럽』 

서호준 지음|파란|2020 


서호준 시인은 시가 왜 만화나 게임과 분리되어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다. 이 시집에는 생활에 찌들린 고블린과 갑자기 쳐들어온 증 강현실 군대가 등장한다. aos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 럭스 가 전장을 호령하기도 한다. 온갖 게임 요소들이 평범한 삶과 연 결되면서 일상을 게임처럼 만드는 진기한 장면들이 시집에 가득하 다. “성물함”에 유폐된 리치(lich)1)는 친구들과 함께 갔던 수련회를 떠올리고, “몇 살까지 장래 희망 가질 수 있냐고” 눈치보던 화자는 “메이플의 탈주 경로”를 생각하기도 한다. 묵직한 사연을 품고 있 는 듯한 화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시집으로 ‘로그인’해보자. 


1) 불사의 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언데드화한 강력한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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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문보영 지음|현대문학|2019 

이 시집은 동명의 생존 서바이벌 fps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 을 가져왔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플레이어는 자기장으로 둘 러싸인 섬에 떨어진다. 자기장 바깥으로 나가면 죽는다. 단 한 명 이 남을 때까지 자기장은 점점 작아지므로, 다른 플레이어를 죽여 야 생존한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 이야기를 이 시집은 처연하 게 묘사한다. 주인공 왕밍밍과 송경련은 이 게임의 플레이어이고, 둘은 사랑하는 사이다. 그들은 “아프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총 을 든다. 최후의 승자가 남을 때까지 게임은 계속될 것이므로, 둘 은 살아남더라도 불행하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숨막히는 서바이벌 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가 생각난다면 기우일까. 이 게임이 “추락으 로 시작”한다는 점은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이 없음을 의미한다. 끔 찍한 디스토피아에 함께 ‘추락’해서 왕밍밍과 송경련의 좌충우돌 에피소드에 동참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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