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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8:41 조회 7,006회 댓글 0건본문
나는 왜 저항하는가
세스 토보크먼 지음|세스 토보크먼 그림|김한청 옮김|다른|174쪽|2010.07.20|14,000원|고등학생|미국|사회비평만화
국가와 거대 다국적 기업을 상징하는 건물을 발로 차서 부숴버리는 표지와 ‘저항’ 두 글자만 붉은 색으로 강조해 놓은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만화다.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지역엔 수해 복구 대신 투기꾼들이 몰려들고, 정의를 부르짖으며 일으킨 추악한 전쟁 등 소수의 욕심에 의해 움직이는 미국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작가는 거대 기업과 손잡은 미국 정부가 세상을 구하거나 복지 따위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직 시민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똑바로 이해하고 행동을 취해야만 세상이 바뀔 것이라 호소한다. 투표와 같은 소극적인 의사표현이 아니라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쟁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커져가는 오늘, 작가의 주장에 완전히 공감하게 된다. 흑백의 대비가 분명한 만화와 판화들이 거칠면서도 사실적이고, 때론 적나라한 비유가 인상적이다. 우리가 왜 저항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유는 충분하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직접행동에 나서자. 김 버들 서울여고 역사교사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데이비드 뱃스톤 지음|나현영 옮김|알마|368쪽|2010.08.14|15,000원|고등학생|미국|사회문제
아이들이 모르면 좋을 이야기지만 알아야 할, 믿을 수 없는 현대판 노예의 가슴 아픈 현실이야기. 노예제도는 19세기에 폐지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현대에도 엄연히, 또한 비참하게 존재하고 있다. 책의 출간과 함께 2007년부터 노예제 폐지 운동 ‘낫 포 세일 캠페인(Not For Sale campaign)’을 벌이고 있는 저자는 캄보디아와 태국, 우간다, 남아시아, 유럽, 페루,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대판 노예의 실상을 생생하게 이야기하며 우리의 양심을 뜨겁게 달군다. 본문에 인용된 영국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말처럼. “악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량한 사람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작가는 현대판 노예들의 삶과 실상, 그리고 사회 정착을 위한 해결 모델을 제시하며 선량한 개인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 원서의 제목인 ‘NOT FOR SALE’보다 나희덕 시인의 시에서 빌려온 제목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가 더욱 가슴에 다가온다.
이 인문 서울 관광고 사서교사
처음 읽는 터키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휴머니스트|304쪽|2010.08.02|15,000원|중학생|한국|세계사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오스만 제국, 형제의 나라, 앙카라, 이스탄불… 이 모두 ‘터키’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가 동북아시아의 허브라면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을 연결해 전략적인 위치에 있어서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바로 보이는 ‘터키’와 달리 실제 터키는 히타이트, 그리스로마, 비잔티움, 이슬람 역사를 모두 품은 나라로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터키 역사를 여러모로 다루어 기존 세계사에서 단적으로 보이는 터키를 문화, 정치, 경제 분야에 걸쳐 쉽게 풀어서 그 흐름을 한눈에 읽게 한다. 역사책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유산인 성소피아 성당과 오스만튀르크의 유산인 블루 모스크가 마주 보고 있으며 세계 문화유산이 아홉 군데나 존재하는 등 여행지로서 터키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케밥 같은 터키 요리를 즐기며 터키의 문화를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정 유진 한국외대 프랑스어과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
앙드레 콩트-스퐁빌 지음|이현웅 옮김|생각의나무|432쪽|2010.08.07|18,000원|고등학생|프랑스|사회사상
고등학생이 읽기에는 어려운 수준, 그러나 한 번 읽어보자고 도전한다면 장하다고 격려하고 싶은 책이다. 철학, 사상서는 읽기가 어려운 게 보통이다. 평소에 관심 가질만한 분야가 아니기도 하고, 서양 철학자가 쓴 서양 사상서를 다시 번역한 책인 경우 더욱 어렵고 재미없는 건 어쩔 수 없다. 프랑스의 대중철학자 앙드레 콩트-스퐁빌이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세계의 경제이념인 자본주의와 윤리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부분은 작가의 자본주의 비평에 대한 내용보다는 그의 사고의 흐름과 이에 대한 설명이 아닌가 싶다. 철학자의 고찰을 통해 독자 자신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책을 읽고 나면 윤리경영이나 가치경영이 사회기여의 좋은 기업모델로 성장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1부에서 다루고 있는 본문 내용 외에 2부에 담긴 날카로운 독자의 질문-대답 부분은 훌륭하다.
이 인문 서울 관광고 사서교사
청춘대학
이인 지음|동녘|392쪽|2010.07.20|13,000원|고등학생|한국|인문교양
이런 대학 있으면, 나 좀 다녀야겠다. 커리큘럼이 알차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라는데, 내공으로 가득 찬 인생 선배들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필자는 진심으로 자신의 어깨를 감싸줄 수 있는 ‘참 선생님’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신문이나 뉴스를 꼼꼼히 살펴보며, 진심어린 한 마디를 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 분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무려 1년이 걸렸다. 스승들의 말씀은, 바늘구멍 보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채워야 하는 ‘스펙’보다 더 영양가가 있다. 현 정부에서 꿈틀대는 현안들에 대한 현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좋다. 우문현답도 가능한 스승들이지만, 현문현답이 오고간다. 인문학의 대가들과 한 자리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으니 영혼까지 살이 찐다. 우리가 하지 못한 일을 대신 해준 필자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이 나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정 움 서울 경희고 사서교사
프라다 이야기
잔 루이지 파라키니 지음|김현주 옮김|명진출판|280쪽|2010.07.20|12,000원|중학생|이탈리아|청소년인물
그것도 꽤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의 일이니까 말이다. 하굣길에 친구가 특이한 가방을 메고 있었다. 값싸 보이는 재질의 시커먼 배낭을 두고, 친구들끼리 진짜네 가짜네 하면서 말들이 많았다. ‘가죽도 아니고 천도 아닌 것이, 비싸야 얼마나 비싸겠어.’ 했는데 가격을 듣고, 귀를 후벼 팠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잘 젖지 않고 질긴 가벼운 가방’은 프라다 패션의 기본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낙하산천 가방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명품이 되다니 신화창조가 아닐 수 없다. 남들이 하지 못한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축복받은 능력이다. 멋과 실용성을 함께 갖추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미우치아는 기어이 그 일을 해냈고, 파산 직전의 매장을 글로벌 패션 제국으로 일으켜 세웠다. 옆에서 자극제가 되어준 남편 베르텔리도 한 몫 했다. 결론을 내려 본다. 악마가 프라다를 입는 이유는, 나 악마니까 좀 봐 달라는 ‘시선결핍’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누구에게나 튀고 싶은 욕구는 있다. 정 움 서울 경희고 사서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