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몸이 알고 있는 과학의 원리를 머리로 풀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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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4 22:33 조회 6,969회 댓글 0건본문
자전거를 타면서 커브를 틀 때 우리는 커브를 트는 방향으로 자전거와 함께 몸을 기울인다. 언덕을 내려올 때는 뒷바퀴의 브레이크를 잡는다. 앞바퀴를 잡으면 앞으로 고꾸라지니까. 멋 부리려고 가끔씩 핸들을 안쪽으로 바짝 잡는 수도 있지만 방향을 바꿀 때 그렇게 잡다가는 어깨만 아프다. 그래서 몸이 고생하지 않으려면 너무 멋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페달에 발을 올려놓고 출발하면 처음에는 자전거가 많이 흔들린다. 그럴 때 넘어지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속력을 내야한다. 언덕을 올라갈 때는 헛바퀴질하는 느낌이 들어도 기어를 넣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서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가야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자전거를 몸으로 알고 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몸으로 알고 타던 그 원리를 머리로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물리의 역학과 운동법칙을 자전거 한대에 골고루 실어놓았다. 자전거의 다이아몬드형 프레임에 실려 있는 구조역학, 핸들과 기어에 실려 있는 일의 원리, 바퀴에 실려 있는 탄성력과 마찰력의 원리 그리고 자전거를 재미있게 타다보면 하나씩 만나는 회전관성 및 원심력과 가속도의 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에너지의 전환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이 자전거 한 대에 많은 내용을 싣고 갈 수 있는 데에는 몇 가지 비법이 있다. 먼저 친절한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조금은 난해한 운동역학 이론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꼼꼼하고 정확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자전거라는 단 하나의 소재에 집중해서 과학이론을 친절하게 설명해내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더 많은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전에도 물리의 운동역학에 대한 이론을 놀이기구의 작동원리에 빗대어 설명한 책들이 있었지만, 그 경우 대부분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예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오직 자전거 하나로만 설명해낸다. 자전거라는 소재의 선택 역시 예사롭지 않다. 자전거는 최근 우리사회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기위해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건강을 위한 자전거 타기로, 미니벨로우와 기어 없는 픽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니아층을 만들어내는 등 자전거는 다양한 의미로 변형되어 우리 사회에 친근하게 자리 잡았다.
그런데 하나의 소재에 집중하다 보니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까지 다루고 있다. 특히 자전거의 구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어린이 책에서 꼭 이 정도의 외래어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린 독자들이 이 모든 것을 다 이해하거나 암기해야 한다는 무모한 부담감만 가지지 않는다면 수용할만하다. 지금은 자전거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는 시대이고, 과학에 흥미가 있거나 자전거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에게 이 정도는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 어려운 긴 공룡 이름도 줄줄 외우는 아이들이 꽤 있지 않은가?
이 책에 약간 섭섭한 점도 있다. 자전거 요정 ‘바이키’를 등장시켜 가볍게 시작한 책은 경쾌하게 속도를 올려가며 자전거 구조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 및 자전거 타기와 관련된 여러 운동 원리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내용이 진행되면서 점점 책의 호흡이 무거워진다. 마치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운동법칙에 대한 이야기들은 빼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엔 처음에 ‘짠’ 하고 나타났던 자전거 요정이 “어려우면 학년이 더 높아진 다음에 잘 생각해 봐.”
(137쪽) 하고 손을 들어 버리더니 책이 끝날 즈음엔 “안녕”이라는 인사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 결과, 자전거를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자전거 이야기를 해준다는 애초의 콘셉트가 유지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일반적으로 과학책은 과학의 원리나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그 원리나 현상을 일상과 접목시키기 위해 독자에게 친숙하고 재미있는 주변의 물건을 등장시킨다. 그런데 내용이 진행되면서 일상과의 접목보다는 과학 원리와 현상이 점점 더 강조되고, 선택된 물건은 종종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면 과학은 또다시 우리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어려운 것이 되고 만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자전거라는 일상의 물건이 과학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전거를 좀 더 알고 사랑하게 하기 위해서 과학 원리를 설명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전거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그랬다면 과학이 재미없는 것으로 남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과학 저술가들에게 좋은 숙제를 하나 던져주었다. 몸이 이해한 과학 원리를 머리로 이해하고 더 확장해서 가슴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과학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그러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서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가야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자전거를 몸으로 알고 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몸으로 알고 타던 그 원리를 머리로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물리의 역학과 운동법칙을 자전거 한대에 골고루 실어놓았다. 자전거의 다이아몬드형 프레임에 실려 있는 구조역학, 핸들과 기어에 실려 있는 일의 원리, 바퀴에 실려 있는 탄성력과 마찰력의 원리 그리고 자전거를 재미있게 타다보면 하나씩 만나는 회전관성 및 원심력과 가속도의 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에너지의 전환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이 자전거 한 대에 많은 내용을 싣고 갈 수 있는 데에는 몇 가지 비법이 있다. 먼저 친절한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조금은 난해한 운동역학 이론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꼼꼼하고 정확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자전거라는 단 하나의 소재에 집중해서 과학이론을 친절하게 설명해내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더 많은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전에도 물리의 운동역학에 대한 이론을 놀이기구의 작동원리에 빗대어 설명한 책들이 있었지만, 그 경우 대부분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예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오직 자전거 하나로만 설명해낸다. 자전거라는 소재의 선택 역시 예사롭지 않다. 자전거는 최근 우리사회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기위해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건강을 위한 자전거 타기로, 미니벨로우와 기어 없는 픽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니아층을 만들어내는 등 자전거는 다양한 의미로 변형되어 우리 사회에 친근하게 자리 잡았다.
그런데 하나의 소재에 집중하다 보니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까지 다루고 있다. 특히 자전거의 구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어린이 책에서 꼭 이 정도의 외래어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린 독자들이 이 모든 것을 다 이해하거나 암기해야 한다는 무모한 부담감만 가지지 않는다면 수용할만하다. 지금은 자전거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는 시대이고, 과학에 흥미가 있거나 자전거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에게 이 정도는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 어려운 긴 공룡 이름도 줄줄 외우는 아이들이 꽤 있지 않은가?
이 책에 약간 섭섭한 점도 있다. 자전거 요정 ‘바이키’를 등장시켜 가볍게 시작한 책은 경쾌하게 속도를 올려가며 자전거 구조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 및 자전거 타기와 관련된 여러 운동 원리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내용이 진행되면서 점점 책의 호흡이 무거워진다. 마치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운동법칙에 대한 이야기들은 빼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엔 처음에 ‘짠’ 하고 나타났던 자전거 요정이 “어려우면 학년이 더 높아진 다음에 잘 생각해 봐.”
(137쪽) 하고 손을 들어 버리더니 책이 끝날 즈음엔 “안녕”이라는 인사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 결과, 자전거를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자전거 이야기를 해준다는 애초의 콘셉트가 유지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일반적으로 과학책은 과학의 원리나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그 원리나 현상을 일상과 접목시키기 위해 독자에게 친숙하고 재미있는 주변의 물건을 등장시킨다. 그런데 내용이 진행되면서 일상과의 접목보다는 과학 원리와 현상이 점점 더 강조되고, 선택된 물건은 종종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면 과학은 또다시 우리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어려운 것이 되고 만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자전거라는 일상의 물건이 과학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전거를 좀 더 알고 사랑하게 하기 위해서 과학 원리를 설명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전거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그랬다면 과학이 재미없는 것으로 남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과학 저술가들에게 좋은 숙제를 하나 던져주었다. 몸이 이해한 과학 원리를 머리로 이해하고 더 확장해서 가슴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과학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