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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2 22:27 조회 6,71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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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돈, 그리고 비즈니스
박우찬 지음|재원|240쪽|2010.03.26|13,800원|청소년중|국내|미술
장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고흐의 자화상들 속에서 그는 때론 절망에 무너지듯,
때론 체념하듯 허공을 향해 멍하니, 때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
듯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창작열을 불태워 수많은 작품을
남긴 고흐지만 생전에는 헐값에 <붉은 포도밭>이란 그림 한 점을 팔았을 뿐이다.
그러나 동생 테오에게 의지해 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려 할수록,
생활고가 심할수록, 절망이 깊어갈수록 그의 그림은 더 아름답고 화려해졌으며
인간의 깊은 고뇌를 표현하는 명작이 되어 경매에 나올 때마다 최고가를 경신하
고 부르는 게 값이 되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모델료가 없어 자신의 모
습을 그릴 수밖에 없었던 <면도를 한 자화상>은 헉! 소리 나는 650억 원을 호가
한다. 서점마다 넘쳐나는 고흐 관련 서적에 또 하나를 보태는 게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으나 누구든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돈, 고흐의 그림 값과 관련해 그의
생애를 재조명하니 더 잘 읽히고 흥미롭다.
박 혜 경 서울 경인고 국어교사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이동진 지음|예담|286쪽|2010.03.15.|15,000원|청소년중|국내|영화
신문사 기자에서 시작된 저자의 영화사랑은 이제 영화평론가라는 직
함을 갖게 됐고 활동범위도 tV와 라디오로 넓어졌다. 이 책은 2007년
에 나온 『필름 속을 걷다』에 이은 이동진의 영화 풍경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연인들의 약속과 기억의 흔적 그리고 시간의 자취라는 작
은 제목으로 구성된 12편의 영화여행에세이는 소통을 이야기한다. 한
번도 서로 만난 적 없는 사람들끼리 영화와 음악으로 공감할 수 있다
는 것이 바로 천 일 동안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꾼 이유라고 말하고 있
다. 저자가 직접 찍은 많은 사진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잠깐이나마 영화 속 현장에 있는 것 같은 행복한 착각도 느끼게 한다. 또한 부록으로 6곡이 수록된 음악
cD도 반갑고 좋다. 영화에서 시작되어 여행하기, 음악듣기와 사진 찍기 그리고 글쓰기로 이어지는 행
위에서 21세기형 놀이의 달인을 연상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수 있겠다. 영화를 안 본 경우에도 즐
겁게 읽을 마음만 있다면 걱정할 필요 없는 여행기이다.
김 광 재 학교 밖 독서지도


뉴욕에서 무용가로 살아남기
심정민 지음|북쇼컴퍼니|191쪽|2010.03.01|11,000원|청소년상|국내|무용
매년 배출되는 수많은 무용과 졸업생들 중 졸업 후에도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
은 엄청난 행운아일 것이다. 무용이 대중적이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무용가의 활
동무대는 매우 제한돼 있다. 세계적인 무용단과 극장, 공연예술 전문 도서관이
갖춰진 뉴욕은 무용을 전공하는 모든 이들이 꿈꾸는 무대이다. 무용단과 무용가
들은 무용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해서 생겨난 관객들이 무
용애호가, 후원자가 되어 무용가를 먹여 살리고 무용가들은 수준 높은 예술로 보
답한다는 바람직한 구조를 가진 뉴욕에서도 여전히 예술로만 생계를 유지하기
는 힘들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펼쳐지는 무용단과 무용가들의 수
준 높은 예술 작업들, 또 그 안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 무용가들도 소개하
고 있다. 무용 애호가이거나 무용을 전공하고 무용가의 꿈을 키우는 학생에게는
세계적 수준의 무용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반가운 책이나 대중적이
지는 못하다. 번역 투의 문체가 거슬리고 사진이 없는 점은 큰 아쉬움이다.
박 혜 경 서울 경인고 국어교사


굿모닝 버마
기 들릴 지음|소민영 옮김|서해문집|268쪽|2010.02.18|11,900원|청소년중|국외|만화
1989년 유엔이 채택한 공식국가명은 미얀마지만, 독재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나
라들은 현재까지 예전의 국가명인 ‘버마’를 사용한다.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일
하는 아내 나데주를 따라 버마에 찾아온 만화가의 일상과 버마에서의 일 년 체류
기가 만화로 그려져 있다. 폭염과 열대의 나라여서 높은 기온으로 에어컨이 필
요하고, 제일 큰 사망원인이 말라리아이며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물축제가 불교
의 설날로 치러진다. 검열이 심해 심하게 오려진 신문과 책, 내란죄를 적용받아
감금된 아웅산 수지 여사를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처럼 ‘여사’로만 부른다는 것
은 익숙한 이야기지만, 보건소 하나를 세우기 위해 수많은 허가를 받아내야 하는
NGO들의 고뇌는 정치적 혹한기의 그늘을 보여준다. 단순한 선이지만 필요한
곳에서 섬세함을 발휘하고, 무엇보다 담담한 관찰과 유머가 묻어나는 이야기들
이 애니메이션처럼 살아있는 그림을 느끼게 한다. ‘밍갈라바’ 캐나다 출신의 만
화가 기 들릴은 2002년 애니메이터로서 북한을 방문했던 경험으로 <평양>이란
책을 그린 바 있다.
왕 지 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쾰른음대 교수들이 엄선한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
빈프리트 뵈니히 지음|아네테 크로이치거헤르 엮음|홍은정 옮김|경당|344쪽|2010.03.06|13,000원|청소년상|국외|음악
일반적으로 사전에서는 ‘예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높이 평가되
는 예술 작품’이라고 클래식을 정의하고 있다. 교양 있고, 품격 있고, 사전 지식
이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음악. 들으면 왠지 예술적 소양이 풍부해질 것 같은 음
악.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을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낀다. 이
책은 클래식에 대한 이런 편견들을 없애고 클래식 음악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
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너무 단순해서 묻기 머쓱
했던 101가지 질문들은 클래식 입문자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준다. 단
순한 질문에 비해 답변의 밀도는 매우 높다. 생경한 음악용어에 대한 설명에 머
무르지 않고 역사와 각 시대의 문화 전체를 아우르면서 이끌어내는 저자의 답변
은 독자들이 만족할 만큼 지적 포만감을 느끼게 하며, 클래식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을 암기가 아닌 이해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김 정 우 학교도서관저널 편집팀


클래스
프랑수아 베고도 지음|이승재 옮김|문학동네|299쪽|2010.03.22|10,000원|청소년중|국외|영화원작소설
중국과 아랍권에서 이민 온 학생들이 섞여 제 모양대로 수업에 임하며 불만스러
운 태도로 긴장감이 가득한 프랑스의 한 중학교 교실 속. 거침없이 자신들의 행
동을 옹호하고 주장하는 이들 앞에 선 교사의 교육현장 이야기를 담은 책. 전직
교사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이라는 형식 속에서 저자 자신이 프랑스어를 가르치
는 교사로 등장하고, 학생간의 대화는 구체적인 묘사들로 현장감을 갖게 한다.
선생님은 물론 같은 반 친구들에게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자신의 위치를 찾으
려는 학생들에게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게 해주고자 애쓰는 담임선생님의 소
통이 인상 깊다. 해결의 실마리를 주는 듯하지만 교육현장의 문제들을 펼쳐
놓은 상태로 보여주고 해결책은 교육의 주체가 되는 각자가 숙제를 풀도록
요청한다.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말장난이 난무하는 시끄럽고 복잡한 다른 나라
교실 풍경을 통해 우리 교육현장의 모습은 어떠하며 무엇을 가르치고 함께 할 것
인가를 되짚어 볼 수 있게 한다.
길 윤 웅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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