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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선사시대를 살펴보며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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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6 22:37 조회 7,83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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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휘민이의 책상은 언제나 어지럽다. 지우개 가루, 사프펜과 볼펜 부품, 찢어진 공책 따위로 어지럽다. 게다가 점심시간마다 무엇을 주워오는데 오늘은 끝이 깨진 쓰레받이를 주워 왔다. 보통 길쭉한 막대기 같은 것을 많이 주워온다. 가끔 내가 책상을 치우고 잔소리도 하지만 이 버릇은 바뀌지 않는다. 휘민이는 이렇게 알뜰하게 모은 것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만지는데 수업 시간에 눈치를 주면 잠시 쉬었다 어느새 다시 만지작거린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정말 쓸데없는 것만 모아 놓았지만 휘민이는 뭔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 마다 정도는 다르지만 이렇게 물건을 모으고 만지작거리는 것을 다 좋아한다. 누가 시키지도 가르치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학교에서 꾸지람을 듣기 딱 좋은 휘민이의 버릇은 우리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자연에게 길들여진 버릇이라고 한다.

그것도 한두 달도 일이 년도 아닌 400만 년 가까이 되는 긴 세월 동안. 이런 버릇을 어른이 고치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어쩌면 지금이 아닌 선사시대라면 휘민이는 아마 칭찬을 많이 들으며 살았을 지 모를 일이다. 아이들은 원시인과 똑같아요! 돌멩이, 꽃, 나뭇가지, 병뚜껑, 도토리, 곤충껍데기…… 길에서 무엇이든 주워오고, 집 안 구석구석 움막을 짓고, 웅덩이에 뛰어들고 나무 위에 올라가지요. 집 안에 잡동사니를 잔뜩 들이고 옷을 더럽히고 원숭이처럼 뛰어다니면 엄마들은 하지 말라고 그러지요.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의 행동 속에 숨어 있는 심오한 비밀을 알아야만 해요! 여러분은 이렇게 말해야 하죠. “엄마, 우리가 먼먼 옛날에 원시인이어서 그렇다고요!” _14쪽

이 책의 첫 꼭지 ‘원시인과 어린이가 닮았어요!’를 읽으며 우리 반 휘민이가 생각났다. 아직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어 주지는 않았지만 읽어 준다면 즐거워하며 들을 것 같다. 특히 휘민이가. 『어린이가 처음 배우는 인류의 역사』는 선사시대만을 다룬 역사책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역사책과 달리 사진 자료나 역사를 알기 쉽게 체계적으로 정리한 도표도 없다. 그림과 이야기로만 풀어내고 있다. 그림을 봐도 무슨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줄거리만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좋은 점은 400만 년이나 떨어진 먼 역사를 지금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주제로 풀어내려고 한 작가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부담 없이 이야기처럼 읽도록 구성한 것 역시 좋다. 교과서에 나오는 선사시대 이야기는 짧다. 그냥 신석기, 구석기 시대 도구들만 알아두고 넘어 간다는 느낌이다. 사실 어떻게 살았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긴 교과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선사시대는 잘 다루지 않고 있다.

왜 아이들은 인류가 오래 전에 지나온 원시인의 일을 되풀이 하는 걸까요? 그건 인류가 아주 오랫동안 원시인이었기 때문입
니다! 인류는 얼마 동안 원시인이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아프리카에서 400만년 된 인류의 화석을 발견했어요. 인류의 역사를 400만년이라고 하면 그 중에서 원시인의 시대가 자그마치 399만 년이랍니다!

400쪽짜리 인류의 역사책을 쓴다면, 399쪽은 모두 원시인의 이야기고 마지막 1쪽에 고대인과 현대인의 이야기를 간추려야 할 정도이지요. 불행이도 역사책은 그 반대예요. 마지막 1쪽에 있었던 일을 가지고 시시콜콜 1,000쪽이나 쓰면서 아이들을 괴롭히니까요. _15쪽~16쪽

선사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돌도끼 같은 유물만이 아니다. 우리 몸이 남아 있다. 400만 년 전부터 인간의 유전자는 자연에 길들여져 우리 몸과 생각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몇 십 년 안 사는 것 같지만 우리 몸에는 400만 년이란 긴 세월의 생존 정보가 있다는 것이다. 선사시대 역사를 알아가는 것은 단지 유물 이름 알고 당시 사람의 생활을 아는 것 이상으로 인간의 본질을 알아가는 중요한 공부가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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