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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5-02 16:33 조회 3,308회 댓글 0건본문
나슬라의 꿈
세실 루미기에르 지음│시모네 레아 그림│이지수 옮김│보물창고│32쪽│2022.03.05│15,000원│낮은학년│그림책
침대에 누운 나슬라는 문득 노란 점과 눈이 마주친다. 아끼던 거북이 인형의 눈일까? 저 눈은 왜 잠들지 않았을까? 나슬라는 노란 점에 대한 상상을 시작 한다. 어두운 밤에 찾아든 두려움과 그 속에서 뻗어 가는 상상의 나래가 몽 환적인 삽화와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잠자리 독립을 이제 막 이룬 아 이가 홀로 잠들기 전 떠올릴 법한 다양한 생각들을 초현실적 이미지로 생생하 게 표현했다. 아이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오가며 떠올리는 호기심과 두려움 이 글과 그림으로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어둠 속 공포를 무너뜨리는 나슬라의 절대무기는 어릴 적부터 사용하던 담요. 담요를 쥐고 스스로 다독이며 꿈속으 로 빠져든 나슬라는 장난감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낸다. 친숙한 장난감들과의 추억이 나슬라의 밤을 가득 채웠듯 어린이들의 성장 여정에는 어린 시절 기억 이 늘 함께할 것이다. 나슬라와 마주한 노란 점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야기의 반전에도 주목하길 바란다. 조지환 어울림작은도서관 운영위원
떴다! 배달룡 선생님
박미경 지음│윤담요 그림│창비│128쪽│2022.03.11│10,000원│낮은학년│동화
햇살초 교장선생님인 배달룡은 때때로 교장인지 학생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 는다. 막대 사탕을 까먹고 교장실에서 혼자 춤추는가 하면 1학년 아이들과 딱 지 치기 대결도 벌인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일에는 누구보다 세심하다. 분 식집 탁자에 그림을 그리다 걸린 아이를 위해서는 분식집 주인에게 떡볶이 비 법을 전수해서 상황을 반전시키고, 전학 가기 싫어서 고민하는 아이에게는 새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용기를 심어 준다. 겨울에는 운동장에 눈 언덕 을 만들어서 아이들과 신나게 눈썰매를 탄다. 인물들의 복고풍 스타일과 익살 스러운 표정의 삽화가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교장선생님과 아이들이 스스럼없 이 어울려 노는 모습이 유쾌하고 감동적이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마음을 이해 해 주고 해맑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 주는 배달룡 교장선생님을 통해 아이 들이 위안과 희망을 얻기를 바라 본다. 무엇보다 정말 재미있는 동화다. 다만 1쇄본에 오자가 눈에 띄는 점이 아쉽다. 염광미 경기 화산초 사서교사
조선 최고 꾼
김정민 지음│이영환 그림│비룡소│172쪽│2022.03.11│12,000원│높은학년│동화
노미가 조선 최고의 ‘꾼’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동화다. 엄천교 아래에 버려진 네 살 아이 노미(놈)는 파란 반도단에게 거두워져 소매치기를 배워 나간 다. 하지만 어린 노미 주변에는 노미를 응원해 주는 이들이 있다. 그가 옳지 않 은 길로 가지 않도록 지지하는 고보 형, 벅수 누나, 솔이 덕분에 노미는 건강 하게 성장해 간다. 1936년 경성을 무대로 벌어지는 사건과 만남들 속에서 노미 는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고보 형에게 믿음을 느끼기도 하고, 유 괴단에게 잡혔던 소녀들을 구출하며 자기만의 길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고단 했던 우리 역사의 시대 배경을 살피다 보면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서로 의지하는 노미와 벅수의 우애가 뭉클하게 다가온다. “용기를 내기로 했 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라는 구절은 작가가 주 는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일깨워 준다. 성주영 부천 오정초 사서
교실 뒤의 소년
온잘리 Q. 라우프 지음│피파 커닉 그림│김경연 옮김│다봄│328쪽│2022.02.25│14,800원│높은학년│동화
2015년 9월 2일, 신문에 한 장의 사진이 실렸다. 시리아 내전으로 난민이 되어 가족과 함께 에게 해를 건너다가 배가 뒤집혀 목숨을 잃은 두 살 아이 알란 쿠르디의 사진이었다. 이 소식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고 작가는 이를 계기 로 난민을 돕기 시작했다. 이 책은 작가가 난민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쓴 이야기다.
알렉사는 개학하고 세 번째 화요일 아침, 특별한 친구를 만난다. 짧고 검은 머리에 동그랗고 커다란 눈, 부드럽고 창백한 피부를 가진 아이 아흐메트. 그 아이는 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늘 어디론가 사라져서 말을 걸 수조차 없다. 하지만 알렉사는 그와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둘 은 비밀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아흐메트는 시리아에서 전쟁을 피해 가족과 함께 피란을 떠나는 도중에 여동생을 잃었다고 한다. 아흐메트는 함께 도망했던 부모님과도 헤어지게 되었다고 털어 놓는다.
어느 날, 버스에서 영국이 더는 난민을 받지 않기 위해 국경을 폐쇄한다는 소식을 들은 알렉사는 사랑하는 친구 아흐메트가 헤어진 부모님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엄청난 계획을 세운다. 바로 여왕님께 아흐메트에 대해 알리고, 난민 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말아 달라는 편지를 전하는 것이다. 이 일로 아이들은 난민을 자국민이 누려야 할 혜택을 가로채는 벌레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공격 을 받기도 한다. 알렉사는 과연 아흐메트가 부모님과 만나 전쟁이 없는 곳에 서 평화롭게 사는 것을 도울 수 있을까?
난민 구호 활동을 계속해 온 작가의 글이 생생하다. 앞뒤 재지 않고 결심을 실행으로 옮기는 아홉 살 아이 알렉사를 통해,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는 어떻 게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그럴싸한 구호가 아닌 결단력 있는 행동 이 큰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을 구하는 동력이 된다고, 그러니 지금 당장 작은 행동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작가가 던지는 ‘깊이 생각해 볼 질문 7개’는 독자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정재연 경기 가평초 사서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