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 도시 사는 사람들아, 텃밭 농사 지어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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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8-04 18:06 조회 8,617회 댓글 0건본문
텃밭이 무엇이냐, 집터에 딸리거나 집 가까이 있는 밭이로세. 밟을 흙 없는 도시민 텃밭 영역 확장한다. 옥상과 베란다에 올망졸망 화분까지. 신조어 ‘도시농부’ 심심찮게 들리더니 사전에도 올랐구나. “주말농장이나 집 베란다, 옥상 따위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도시 사람.”
서울 엄마 아이들과 도시농부 도전한다. 아빠는 바쁘신지 채소 비빔밥 먹을 때만 등장하고 소박한 농사일은 엄마, 아이 함께 하네. 쓰다 버린 통들 모아 구멍 뚫고 흙 채우니 도시농부 푸성귀 키우기엔 그걸로도 충분하네.
밭 만들기 끝냈으니 심을 작물 골라볼까. 아이들의 희망 작물, 상추, 배추, 오이, 포도. 손바닥만 한 화분에 수박까지 심자하네. 아이들 앞장세워 동네 화원 찾아간다. 오이, 고추 싹 잘 안 나니 모종 사서 심으라네.
미니 텃밭 농사에도 땅고르기 필요하다. 고랑, 이랑 만들어서 씨뿌리기 시작하세. 빽빽하게 뿌려야지 경쟁하며 잘 자란다. 사람도 마찬가지 경쟁도 필요하지. 엄마는 꿈꾼다. 목화, 수세미 키우기를. 씨앗 찾기, 키우기 인터넷에 물어보자.
감자와 토란은 씨눈 살려 심어주고 고구마는 줄기 내어 잘라서 심어보세. 심는 방법 제각각, 싹 나는 기간도 제각각. 저마다 다르기는 사람도 마찬가지, 어떻게 아이들을 한길로만 가라 할까.
식물도 생명체니 양식이 필요하다. 물 주고 바람 주고 거름 또한 주자꾸나. 쌀뜨물, 음식물 찌꺼기, 조개껍질, 달걀껍질. 자연에서 나와 자연으로 돌아가니 이것이 순환일세.
어찌하여 벼꽃은 생각도 못했을까. 꽃 피워 벌 나비 날아들어야 열매를 맺는 것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
스럽다. 너도 그렇다.” 노시인의 시구에 미련한 존재는 깨친다. 미미함이 지니는 고귀함을.
난관 없는 세상살이 지루해서 못 산다네. 진딧물, 배추흰나비 애벌레, 달팽이, 민달팽이, 물 고인 논에는 장구벌레 세상이네. 농약 없어도 괜찮아요. 천적, 물엿, 마요네즈 사용해요.
조그만 씨앗으로 여름 가을 즐거웠네. 반찬되고 공부되고 사람 사이 정도 크네. 앞날 대비하는 농부, 씨앗받을 준비하자. 서울 주택가에서 재활용품으로 텃밭을 일군 이야기가 어찌나 오밀조밀 재미나던지 격식을 차려야 할 글이 노래가 되었다. 비록 재주가 부족하여 운율을 못 맞추어도 화분 장만부터 추수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이렇게 요약해보고 싶었다.
텃밭 농사 경험도 있고 화초 가꾸기에 관심이 많기에 인터넷의 관련 블로그와 카페를 자주 검색한다. 그런데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글만나기가 쉽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도시농부들은 말한다. 안전한 밥상을 위하여 시작한 텃밭농사지만 하다보면 삶에 대하여 느끼는 것이 많다고. 그런데 책으로 만들 때에는 농사짓는 방법과 삶에 대한 성찰의 비중을 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농사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면 누가 따라하더라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만큼 정보가 정확하고 상세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쓸모가 있을 것 같다. 용기와 흙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필요한 준비물 챙기기, 씨 뿌리고 곁눈 치기, 해충 퇴치, 추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친환경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거기에 다국적 회사의 터미네이터 종자에 대한 설명과 지역 농산물을 먹는 것이 환경에 얼마나 이로운지를 일깨우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주인공과 독자가 어린이인데도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는 어린이책을 많이 본다. 이 책 역시 재미있고 정보도 풍부하지만 엄마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아이들이 동참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먼저 채소 키우기에 관심이 생겨 농사를 시작하면 어떨까. 설령 현실성이 떨어지더라도 스스로 주역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아이들의 책임감 형성이나 자신감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울러 사진과 그림이 조금 아쉽다. 27쪽의 곁순 따기나 고구마 순은 위가 아니라 옆에서 찍고 자른 고구마 순과 심는 모습도 사진이나 그림으로 보여주면 좋았겠다. 또 크기가 작은 몇몇 사진과 어두운 사진도 아쉽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 땅에서 키우는 우리 작물에 대한 도서관 서가의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책이다. 동네 꽃집들이 한창 모종을 들여놓는 계절이다. 이 책을 참고 삼아 텃밭 농사에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