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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9-05 22:34 조회 7,11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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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법을 따르겠다
허균 지음|정길수 편역|돌베개|320쪽|2012.04.10|9,500원|고등학생|한국|고전
허균의 사상이 담긴 시문을 엄선한 책이다. 한시를 우리말로 풀이하여 고전에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간략히 실린 저작 당시의 상황은 글의 이해를 돕는다. 주제별로 묶어 놓은 글을 통해 평탄하지 않았던 그의 삶을 지탱해 준 것은 문학임을 알 수 있다. 한시와 함께 실린 산문에는 허균의 인간적인 면모와 사회, 문학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그는 시를 쓸 때 흥취를 세우고 말을 정하여 긴밀히 적어야 하며 특히 모방보다는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 속에 담긴 그의 사상과 행동도 독자적이다. 이익이 되는 무리와 어울리지 않고 마음이 맞는 벗과 사귀었으며 당시 반역자로 몰릴 수 있는 사상을 탐구하였다. 또한 반복되는 파직에 연연하지 않고 삶에서 중요한 것은 깨달음이라며 끊임없이 독서하였다. 소신을 가지고 살아온 자유로운 사상가 허균의 글을 통해 한시의 묘미를 느끼고 고전을 접하길 바란다. 이재희 실로암 점자도서관 사서


나의 완벽한 자살노트
산네 선데가드 지음|황덕령 옮김|놀|264쪽|2012.03.16|9,800원|중학생|덴마크|소설
살다보면 자기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라지만 학교라는 좁은 공간 속에서는 그것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감정도 제어하기 힘든 사춘기에는 자칫 엇나가 희생자를 낳기도 한다. 아그네스는 평범한 10대 소녀다. 단지 남보다 뚱뚱하고 좀 엉뚱한, 체육보다는 책과 영화를 좋아하는 ‘매우 정상적인’ 사춘기 소녀다. 그런 그녀가 이해할 수 없게도 열다섯 생일날 자살을 계획하며 일기를 쓴다. 그 속에서 우리는 그녀의 삶이 얼마나 버거웠는가를, 그럼에도 얼마나 당당하게 버텨 왔는가를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고통을 쉽게 묵인해 버리고, 때론 잔인하게 책임마저 전가시켜 버린다. 작가의 독특한 이력과 일기라는 형식이 만나 그려낸 주인공의 일상은 솔직하고 유쾌하며, 생생하게 살아있다. 또한 왕따라면 흔히 생각하게 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하고 드센 주인공 캐릭터도 참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마저 생을 포기하고 싶었기에 왕따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공감되는 책이다. 정현아 광양 중마고 사서교사


달의 노래
호다카 아키라 지음|김미영 옮김|시공사|221쪽|2012.03.20|9,000원|중학생|일본|소설
달밤을 배경으로 네 명의 화자가 들려주는 성장 이야기이자 추억담. 주인공 타미코가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듯, 하나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가까운 사람을 잃은 이들이 고요하고 침착하게 슬픔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렸다. 타미코는 말수가 적지만 속이 깊고 의연한 소녀다. 엄마 미치코는 말도 없이 큰 병으로 죽었고, 친한 외할머니도 세상을 떠났다. 아빠와 새엄마는 좀체 어색하고 불편하다. 합창부 연습에 매진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할 때 즈음, 엄마가 실은 자신의 병을 알릴지 말지 많이 고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 친구는 오늘처럼 보름달이 뜬 날, 미치코와의 추억도 들려준다. 이제 막 타미코와 말문을 튼 새엄마는 달을 보며 진심으로 타미코를 존경하고 좋아한다고 기도한다. 아빠 또한 죽은 아내와 커가는 딸,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들을 바라보며 아픔을 견디고 달랜다. 이들 곁에서 달은 은은한 빛으로 세상 모든 것을 품어준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모습에 애잔해지다가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치유하는 모습에 감동이 잔잔히 다가온다. 이찬미 인천 삼산도서관 사서


동물원에서 프렌치 키스하기
최종욱 지음|반비|304쪽|2012.03.19|16,000원|고등학생|한국|에세이
동물들의 분비물이 묻어 있는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그들을 돌보고 교감하면서 동물들의 세계를 전하는 수의사의 이야기가 참으로 신선하다. 동물들의 탄생과 죽음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사람, 동물, 식물이 함께해야 하는 세상을 인간이 우리만의 세상이라고 고집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게 한다. 이는 동물원에서 동물들과 하나가 되는 사람들을 다룬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와 연결되면서 인간을 위해 동물원에 모여 있는 이들에게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중요함을 배울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마른 나뭇가지에 모락모락 돋아나던 새순이 순식간에 푸른 옷을 입었다. 이 왕성한 생명력의 식물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받고, 동물원이라는 공간에서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김석희 지음|웅진지식하우스|292쪽|2012.03.27|14,000원|고등학생|한국|에세이
제주도에 바람, 돌 그리고 여자가 많다는 건 이제 옛말일 성싶다. 내게 묻는다면 맛있는 음식, 오름, 올레길, 관광객, 제주 관련 책이 많다고 하겠다. 이 책도 제주 이야기다. 글쓴이는 20살에 고향인 제주 애월읍을 떠나 서울과 인천에서 번역가로 살다가 오십 중반을 넘어 귀향했다. 어머니 곁에서 집을 짓고 친척들과 잘 지내면서도 뭍에 있는 지인이 그리워 ‘애월통신’이란 편지글을 띄운다. 2년에 걸쳐 쓴 60편의 모음집으로 귀향에 대한 설렘과 걱정, 집짓기의 즐거움과 고단함, 고향에서 활동한 일, 애완견이자 동무인 천둥이 이야기가 실려 있다. 청소년들 수학여행 장소로도 이용되는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제주의 진짜 모습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애월통신’에는 제주의 진짜 모습이 있다. 책에 나오는 풍습이 아닌 사람들 사는 모습인 이삿날, 모둠벌초, 넋들임과 고사리육개장, 오합주, 고등어회, 콩국 등 음식이야기가 재미있다. 글쓴이의 소소한 일상이 담긴 글을 읽다 보면 덩달아 즐거워지는 게 추천의 가장 큰 이유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정여울 지음|자음과모음|336쪽|2012.03.30|15,000원|중・고등학생|한국|독서에세이
오래전에 읽었던 책 속의 인물들과 다시 만난다는 것은 사색의 문을 두드리던 과거의 순간들을 기억해내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소설 속 인물들을 저자와 함께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저자가 이끄는 길을 따라 함께 걷다보면 책의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이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와 사뭇 그 생각과 느낌이 다르다. 저자는 소설을 두 작품씩 묶어 견주기를 한다. 저자가 선별한 세계 문학작품 속 인물들을 구경하면서 독자는 시차를 두고 다시 만나게 되는 인물들을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더 특별한 삶의 길을 개척할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 읽는 시간’은 세계 문학의 인물들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자신과 다시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저저와 함께 길을 떠나 보기 바란다. 배영태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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