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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문학 깊게 읽기]글쓰기는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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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2-10 20:59 조회 6,0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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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싶다』
이영근 엮음|윤지영 그림|우리교육|111쪽
2012.07.27|8,500원|낮은학년|한국
1학년 일기 모음

평범한 어린이가 쓴 글을 왜 책으로 낼까? 다른 책을 읽을 시간도 많지 않은데 말이다. 우리교육에서 어린이의 시와 일기를 모아 엮은 책이 세 권 나왔다. 모두 학급문집에서 고른 어린이 글을 엮어 만든 책이다. 어린이를 향한 애정만으로 ‘어린이가 쓴 글’을 재미있게 읽는 사람이 있겠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왜 아이들의 글을 읽어야 하는지’ 한 번 정도는 의문을 가질 것 같다.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책 소개에 앞서 ‘삶을 가꾸는 글쓰기’에 대해 먼저 쓰겠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라는 말을 새로 만들면서 ‘어린이들의 글쓰기 교육’ 중요성을 주장한 사람이 이오덕 선생이다. 그는 어린이들이 자기 삶을 솔직하고 자세하게 쓰도록 하는 교육을 ‘참교육’이라고 보았고 어린이들이 자기 삶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모든 사실을 정확하게 보고 솔직하고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삶을 바르게 가꿔 나갈 수 있다고 했다.1

『놀고 싶다』, 『맨날 내만 갖고 그런다』, 『내 손은 물방울 놀이터』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쓴 시와 일기를 엮은 책이다. ‘참교육’ 정신에 따르면 어떤 내용을 어떤 형식으로 담았든 어린이가 하고픈 말을 글에 담았다면 가치가 있다.

먼저 글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가치가 있다. ‘글 쓰는 것이 어렵지 않고 내가 보고 듣고 겪은 것에 대해 솔직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자신도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두 번째는 부모나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에게 가치가 있다. ‘어린이 마음’을 알고 그만큼 소중하게 여기에 되어 더 많은 어린이들을 존중하게 된다. 세 번째는 어른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 어른이 되면서 잊었거나 잃었던 ‘어린이 마음’을 되살려주어 결과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우리가 회복해야 할 ‘어린이 마음’이란 더‘ 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마음’이다.

이렇듯 ‘삶을 가꾸는 글쓰기’의 힘은 크고, 솔직하게 쓴 글일수록 글쓴이와 그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고 깊게 해준다. 실제로 동해에 사는 어린이의 글에서는 어촌의 생활이 엿보이며, 김해에 사는 어린이의 글에서는 농촌의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도록 장을 만들어준다는 것이 어른의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행동임을 강조하고 싶다. 어린이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주려면 어른들이 자신의 허물을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돼야 이렇게 걸출한 시가 나올 수 있다.

개똥바가지
우리 선생님은
틈만 나면
“이, 개똥바가지 같은 짜샤.”
정말 기분이 나쁘다.
이 사실을 교장 선생님이
알아서
우리 선생님 혼내
주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쌍놈새끼.”
도 한다.
–전혜진 (음성 대소초 3학년. 2001.5.19)

교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눈치 보지 않고 거리낌없이 쓴 어린이도, 선생님에 대한 고발(?)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문집에 실어주신 선생님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효과 때문에 이오덕 선생은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민주교육 성패를 가름하는 잣대로 보았다.

마지막으로 ‘삶을 가꾸는 글쓰기’에서 강조하는 것이 ‘생명교육’이다. 두 권의 시 모음 모두 1부는 생명이 없는 자연에 대한 마음, 2부와 3부는 동식물이나 작은 생명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어린이들은 자기가 사는 세상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갖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쓴 것이다. 벌레 한 마리도 이유 없이 죽일 권리가 사람에게는 없다는 진리를 자연 관찰을 통해 어린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 그런 마음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다 보면, 생명존중과 자연보호에 대한 교육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논리다.2

이렇게 글쓰기는 힘이 세다. 그 힘을 아는 부모는 자녀에게 글쓰기 교육을 시킬 것이다. 글쓰기 교육이 특권층의 교육으로 남지 않도록 많은 가정과 학급에서 아이들에게 삶을 가꾸는 글쓰기의 장을 마련해주면 좋겠다. 그것이 아이들이 주역이 될 앞으로의 세상을 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맨날 내만 갖고 그런다』
이주영 엮음|이효실 그림|우리교육|156쪽
2012.07.25|8,500원|낮은학년부터|한국
어린이 시 모음


『내 손은 물방울 놀이터』
이주영 엮음|오동 그림|우리교육|162쪽
2012.07.25|8,500원|낮은학년부터|한국
어린이 시 모음

1
이주영 글. 『이오덕,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 보리. 2011. 46-47쪽
2
같은 책.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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