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청소년 과학 깊게 읽기]세 번째 비글호 여행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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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12-10 21:33 조회 5,616회 댓글 0건본문
『다윈의 두 번째 비글호 여행』 1·2
루카 노벨리 지음|이승수 옮김|비룡소|214쪽 안팎
2012.07.06|각권 13,000원|고등학생|이탈리아
과학·생태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족, 추억, 사랑, 돈 등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이들 중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다고 하기엔 살기 위해, 때로는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아마도 추억인 것 같다. 추억은 가족과의 즐거운 한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가슴 시큰거릴 정도의 뭉클함, 새로운 경험을 앞둔 설레임, 무언가 새로운 지식을 알고 그것을 경험해보았을 때의 환희 등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 리스트’라는 이름의 미래로 만들어져 스스로를 꿈꾸게 하기도 하다.
사실 필자의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 리스트’는 아주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삶에 있어 배운 것을 직접 경험해볼 때 느끼는 환희를 사랑하기에 어느 책에서 봤음직한 내용들을 직접 경험해보길 항상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 리스트는 단순하게 필자가 바라는 바를 간추린 것일 뿐이다. 그저 어릴 때부터 직접 화산火山 보기를 소망했기에 성인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돈을 모아 화산을 보러 간 것이었으며, 지금은 극지방에 가서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는 과학 교사스러운 과학 전공자일 뿐인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경험하기 힘든 과학 현상을 직접 겪어보고 그 추억을 안고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어쩌면 다윈도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닐까? 아무리 다윈이 첫 항해에 군함을 타고 출발했다 하더라도 바다를 가른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건 항해이기에 아마도 다윈은 새로운 경험을 아주 많이 사랑했던 사람일 것 같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전 세계 곳곳을 방문하면서 그곳의 특이한 동물과 식물의 모습을 스케치 하고 관찰한 내용들을 출판함으로써 생명의 다양성을 확고히 알렸다. 그러나 『다윈의 두 번째 비글호 여행』은 실제 다윈이 관찰하고 경험한 내용을 수록했기보다는 다윈이 여행하면서 관찰한 내용을 다시 현대적으로 관찰하여 소개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즉, 다윈의 발자취를 따라가되 다윈이 아닌 현대적 해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겠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
이 책은 단순히 과거 다윈이 보지 못했으나 현대에 전해져오는 특정 장소의 문화를 소개하기도 하고 기술 발달 덕분으로 짧은 시간에 걸쳐 세계 곳곳에 도착할 수 있는 놀라움을 알리기도 한다. 즉,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하여 소중하게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관 속에 누워 있는 다윈이 벌떡 일어날 만큼 다윈이 관찰했던 동물들의 존재가 사라짐을 경고하기까지 한다. 기술 발달, 도시화, 세계화 과정에서 당면하게 된 동물의 멸종을 담아내며 담담히 “이 근처에 자연 보호 구역이 있어요. 내일 어떤 동물들이 살아남았는지 보러가죠.”라고 응답하여 멸종의 심각성과 자연 보호 구역 자체가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기보다는 멸종의 소용돌이 속에 이미 진입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때문에 독자는 담담한 것을 오히려 더 슬프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멸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있지만은 않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여행하면서 생물을 관찰하고 스케치 하며 자신의 느낌대로 설명했던 것처럼 이 과정을 똑같이 재현해내고 있다. 즉, 현대의 비글호인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번 생태 탐사에 돌입했다고 생각하면 쉬울 듯하다. 그렇지만 생태 탐사에만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고 그 지역만의 문화적 특징도 간간이 설명하고 있으며 생물 존재의 변화와 함께 문화의 변화도 다루고 있어 단순히 환경 이슈를 다룬 책들과는 차별적이라 생각된다. 특히 “비글호가 왔을 때 티에라델푸에고 제도에 사는 인디오는 1만 명 정도였다. 인디오들은 자연과 균형을 이루고 살았으며, 그런 문화는 적어도 6,000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었다. 백인이 오면서 인디오들의 삶은 엉망이 되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책은 관찰과 기록이라는 생태 탐사를 수록하는 데 국한하지 않고, 역사 속에서 과학으로 인한 변화를 집어내고 있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호기심이 많은 것을 발견하게 하고 놀라운 사실들을 전달하게 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적 호기심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을 바탕으로 이후에 발생할 변화를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어쨌든 다윈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바다와의 싸움을 벌여가며 세계 곳곳에 서식하는 경이로운 생명체의 존재를 알린 인물이다. 지금의 세계는 다윈이 관찰했던 온전한 그 모습이 아니기에 안타깝지만, 어쩐지 비글호가 다녔던 발자취대로 다시 한번 생명체의 경이로움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루카 노벨리 지음|이승수 옮김|비룡소|214쪽 안팎
2012.07.06|각권 13,000원|고등학생|이탈리아
과학·생태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족, 추억, 사랑, 돈 등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이들 중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다고 하기엔 살기 위해, 때로는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아마도 추억인 것 같다. 추억은 가족과의 즐거운 한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가슴 시큰거릴 정도의 뭉클함, 새로운 경험을 앞둔 설레임, 무언가 새로운 지식을 알고 그것을 경험해보았을 때의 환희 등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 리스트’라는 이름의 미래로 만들어져 스스로를 꿈꾸게 하기도 하다.
사실 필자의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 리스트’는 아주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삶에 있어 배운 것을 직접 경험해볼 때 느끼는 환희를 사랑하기에 어느 책에서 봤음직한 내용들을 직접 경험해보길 항상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 리스트는 단순하게 필자가 바라는 바를 간추린 것일 뿐이다. 그저 어릴 때부터 직접 화산火山 보기를 소망했기에 성인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돈을 모아 화산을 보러 간 것이었으며, 지금은 극지방에 가서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는 과학 교사스러운 과학 전공자일 뿐인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경험하기 힘든 과학 현상을 직접 겪어보고 그 추억을 안고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어쩌면 다윈도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닐까? 아무리 다윈이 첫 항해에 군함을 타고 출발했다 하더라도 바다를 가른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건 항해이기에 아마도 다윈은 새로운 경험을 아주 많이 사랑했던 사람일 것 같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전 세계 곳곳을 방문하면서 그곳의 특이한 동물과 식물의 모습을 스케치 하고 관찰한 내용들을 출판함으로써 생명의 다양성을 확고히 알렸다. 그러나 『다윈의 두 번째 비글호 여행』은 실제 다윈이 관찰하고 경험한 내용을 수록했기보다는 다윈이 여행하면서 관찰한 내용을 다시 현대적으로 관찰하여 소개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즉, 다윈의 발자취를 따라가되 다윈이 아닌 현대적 해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겠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까?
이 책은 단순히 과거 다윈이 보지 못했으나 현대에 전해져오는 특정 장소의 문화를 소개하기도 하고 기술 발달 덕분으로 짧은 시간에 걸쳐 세계 곳곳에 도착할 수 있는 놀라움을 알리기도 한다. 즉,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하여 소중하게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관 속에 누워 있는 다윈이 벌떡 일어날 만큼 다윈이 관찰했던 동물들의 존재가 사라짐을 경고하기까지 한다. 기술 발달, 도시화, 세계화 과정에서 당면하게 된 동물의 멸종을 담아내며 담담히 “이 근처에 자연 보호 구역이 있어요. 내일 어떤 동물들이 살아남았는지 보러가죠.”라고 응답하여 멸종의 심각성과 자연 보호 구역 자체가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기보다는 멸종의 소용돌이 속에 이미 진입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때문에 독자는 담담한 것을 오히려 더 슬프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멸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있지만은 않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여행하면서 생물을 관찰하고 스케치 하며 자신의 느낌대로 설명했던 것처럼 이 과정을 똑같이 재현해내고 있다. 즉, 현대의 비글호인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번 생태 탐사에 돌입했다고 생각하면 쉬울 듯하다. 그렇지만 생태 탐사에만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고 그 지역만의 문화적 특징도 간간이 설명하고 있으며 생물 존재의 변화와 함께 문화의 변화도 다루고 있어 단순히 환경 이슈를 다룬 책들과는 차별적이라 생각된다. 특히 “비글호가 왔을 때 티에라델푸에고 제도에 사는 인디오는 1만 명 정도였다. 인디오들은 자연과 균형을 이루고 살았으며, 그런 문화는 적어도 6,000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었다. 백인이 오면서 인디오들의 삶은 엉망이 되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책은 관찰과 기록이라는 생태 탐사를 수록하는 데 국한하지 않고, 역사 속에서 과학으로 인한 변화를 집어내고 있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호기심이 많은 것을 발견하게 하고 놀라운 사실들을 전달하게 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적 호기심이 발견한 새로운 사실을 바탕으로 이후에 발생할 변화를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어쨌든 다윈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바다와의 싸움을 벌여가며 세계 곳곳에 서식하는 경이로운 생명체의 존재를 알린 인물이다. 지금의 세계는 다윈이 관찰했던 온전한 그 모습이 아니기에 안타깝지만, 어쩐지 비글호가 다녔던 발자취대로 다시 한번 생명체의 경이로움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