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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청소년 문학 깊게 읽기]자연과의 거리 좁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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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1-06 19:46 조회 5,71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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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칼 히어슨 지음|김상우 옮김|미래인|359쪽
2012.09.10|12,000원|중・고등학생|미국|소설

인간은 인간이 자연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거만하고 교만한 태도를 가졌다. 인간은 자연을 하나의 감상거리 혹은 인간을 위한 도구로 인식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 대자연 속 미미한 존재인 인간이 자연을 도구로 인식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에게 저지른 만행의 결과는 고스란히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여기 오만과 방자의 극치를 달리는 한 인물이 있다. 그가 대자연에 어떤 만행을 저지르는지 살펴보면서 정글의 법칙으로 들어가 보자.

한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쇼’는 말 그대로 ‘쇼’일 뿐이다. 거짓이란 말이다. 케이블 방송 TV 〈모험! 서바이벌〉의 주인공을 맡고 있는 데릭 배저는 자신의 인기를 높이고 꽤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연을 도구로 이용한다. 그에게 자연은 그저 도구일 뿐이다.

와후는 동물조련사인 아빠 미키 크레이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 수전 크레이는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가 있는 상태다. 아빠 미키 크레이는 동물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 미키는 와후에게 동물들을 항상 왕처럼 소중히 다룰 것을 주문한다. 와후 역시 아빠의 영향을 받아 동물들을 사랑한다. 와후의 집 뒷마당은 동물원이나 다름없다. 와후와 미키는 매일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동물들을 살핀다.

그러던 어느 날 TV 〈모험! 서바이벌〉 촬영팀은 에버글레이즈 습지 촬영을 제안하고 은행 빚이 있던 미키 가족은 어쩔 수 없이 내키지 않는 촬영에 합류하게 된다. 그 과정에 우연히 와후의 학교 친구 튜나가 함께하게 된다. 지금까지 연출된 서바이벌 생존 프로그램의 광대 역할을 했던 데릭 배저는 실제 야생 촬영의 포부를 밝히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그런데 에버글레이즈 습지에서 데릭은 사냥개박쥐에게 물리고 나서 실종된다. 데릭은 뱀파이어가 되는 상상을 하면서 실제 야생 속에서 생존한다. 일행은 데릭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 있고 그 와중에 튜나의 폭군 아빠가 등장하여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튜나의 아빠는 딸을 찾기 위해 총을 들고 나타나는데 보트 운전수 링크 그리고 미키에게 총을 쏴 부상을 입게 한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데릭은 연출 전문가에서 생존 전문가로 나타나 사건을 해결한다. 촬영되지 않은 진짜 야생의 한 장면이다.

소설 속에만 나오는 야생의 모습은 TV 프로그램에는 나올 수 없는 장면이다. 우리가 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허위와 조작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셈이다.

와후가 연못에서 낙엽과 나뭇조각을 걷어내는 동안, 엘리스는 물가 진흙더미에서 일광 욕을 즐기고 있었다. 와후는 일광욕을 하고 있는 엘리스가 눈을 감고 있지만 귀로는 듣고 있다는 걸 잘 알았다. 그래서 물었다. “헤이, 아가씨? 배고프지 않아?” 그러나 엘리스가 입을 크게 벌렸고, 그 사이로 솜사탕처럼 하얀 속살이 보였다.(13쪽~14쪽)

동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미키에게 주정부는 외래종 파충류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키는 이를 거절했다. 자기가 잡아 온 비단뱀이 모두 안락사 당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미키는 그 일을 할 수 없었다.(39쪽)

미키와 와후는 동물을 삶의 반려자로 여긴다. 반면에 TV 서바이벌 촬영팀은 동물을 도구로 여긴다. 이 대립의 축은 또 다른 대립 축으로 연결된다. 어른을 축으로 하는 선線과 와후와 튜나를 축으로 하는 선線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대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겸손한 자세가 이 사각 대립 축의 중심점에 놓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다양한 동물 이름이 등장한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 많아 생소하지만 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으면 감히 거론하기 어려울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많은 정보 수집을 했을 작가의 노력이 빛난다. 그야말로 정글에나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낯선 동물들을 이 소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정글로 들어가는 동안 인물들이 벌이는 사건들이 흥미진진하다. 정글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만날 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글에서 나올 때는 ‘정글의 법칙’을 발견한 독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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