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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오늘의 청소년책 북토크] 좋은 인간 교사란 어떤 교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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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3-05-02 16:49 조회 1,32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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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간 교사란

어떤 교사일까요?


고정원, 김윤나 구산동도서관마을 사서, 함초록 서울 선정중 2학년




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까지 다양한 기념일을 챙기기 바쁜 5월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고마운 대상들을 떠올려 봅니다. 청소년자료실에서도 가족, 스승 주제와 관련된 책을 추천하고 전시하며 바쁜 한 달을 보냅니다. 예전과 달라진 책 컬렉션은, 이제 가족과 스승은 인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배움을 받는 스승이 로봇이 될 수 있는 미래, 상상해 보셨나요? 이희준 작가의 『로봇 교사』를 청소년과 사서가 함께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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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교사의 모습 그리고 ‘인공지능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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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원 3월이 지나면 청소년자료실 앞에 청소년들이 모여 앉아서 학교에서 수업을 가르치는 선생님 정보를공유합니다. 예를 들면 “과학쌤 조심해라” 이런 이야기들이죠. 청소년문학에서는 선생님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단연 정세랑 작가가 쓴 『보건교사 안은영』이 판매량이 높았고, 최근엔 SF를 가미한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죠. 『로봇교사』도 그중 하나로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희준 작가가 처음 쓴 청소년소설이자 데뷔작입니다.

김윤나 한국문학에서 그동안 선생님이 등장하는 소설을 생각해 보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을 대표작으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교사가 나오죠. 반대로 대만 소설 『로빙화』에는 학생에게 따듯한 선생님이 등장 해요.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천재성을 발견해 주기도 하고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는 ‘인생 멘토’이자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는 선생님이 나오고요. 아직도 학교에 생활지도부 선생님이 있나요?

함초록 생활지도부 선생님들은 피곤한 사건들을 맡다 보니 항상 짜증이 섞인 얼굴인 것 같아요. 화난 모습을 많이 봐서인지 무서운 선생님이에요. 

고정원 선생님의 이미지는 어떤가요? 

함초록 친절하긴 하지만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 같아요. 대부분 학생들은 선생님을 어렵게 느껴요. 선생님과 단둘이 이야기하는 건 상담 시간 말고는 없어요.

고정원 하지만 대다수 청소년들은 담임선생님들에게 애정이 있어요. 의리감을 발휘할 때가 있거든요. 선생님이 위기에 처하면 아이들이 도와주기도 하고요. 선생님과 청소년 간의 ‘느슨한 공동체’가 있거든요. 

김윤나 『로봇 교사』에도 반 아이들이 의리를 발휘하죠. 이 작품은 주체적인 청소년을 표현하고 있어서 좋았어요. 

고정원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이야기를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이렇게도 조망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을 했어요. 

김윤나 소설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상용화되어 학교에 보급되는 시대가 등장하죠. 로봇 교사의 교실 배치, 가능성이 있는 미래일까요? 

함초록능성은 있지만 저는 별로일 것 같아요. 선생님은 가르침뿐 아니라 학생과 소통하고 보듬어주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로봇이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고정원 학교 선생님들은 학급에서 학습 부진을 겪는 청소년들, 장애우들을 면밀하게 지도하기 힘들어해요. 이런 상황에서 보조 교사의 역할을 하는 로봇이 배치되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어쩌면 로봇 교사는 교사가 고르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옆에서 조력할 수 있는 교사 역할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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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교실 속 학생과 교사의 관계: 『로봇 교사』 


김윤나 소설의 줄거리를 짚어 볼까요? 한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로봇 교사 ‘가우스’의 반 아이 중 한 명인 지훈이가 죽으면서 사건이 발생하죠. 저는 사건을 겪어 나가는 가우스의 감정 변화를 흥미롭게 읽었어요. 가우스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죽음에 두려움을 느끼고 죄책감을 가지기도 하죠. 

고정원 교사란 가르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들을 통해 배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가우스도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치를 배우면서 감정의 변화가 생겼을 거예요. 하이타니 겐지로처럼, 아이들에게 배우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필요할 테니까요.

함초록 학기가 끝나면 담임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이지만 너희들에게 많이 배웠다.”

김윤나 저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런 말씀을 하시는군요. 중요한 소통을 학생들과 나누신 것 같아요.

고정원 가 학교에 가서 느낀 점은 한 공간에 아이들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교육청에서 만든 ‘담임선생님 매뉴얼’라는 걸 보면 학습지도뿐 아니라 생활지도 등 교사 역할의 범위가 너무 넓어요. 『로봇 교사』에도 학생 살해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실제 학교에서 어떤 사건이 생기면 선생님에게 책임을 묻곤 하죠. 함초록 학생은 어떤 선생님을 원해요? 

함초록 저는 현실적으로는 종례 일찍 끝내주는 선생님이 좋아요. 그리고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 대부분 친구들은 젊고 활기찬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고정원 그리고 자신에게 시간을 내주는 선생님도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책에서도 가우스는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면서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려고 하지요. 하지만 복도에서 학생이 살해된 것을 발견한 가우스는 범인으로 몰려 체포되고, 학생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로봇이 가질 수 없는 감정과 자율성을 얻게 돼요. 탈출 이후 살해당한 학생의 할머니 ‘선유한’이 가우스의 뒤를 쫓고요.

김윤나 저는 책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선유한 할머니의 성급한 죽음인데요. 왜 가우스가 학생들만 구하고 선유한 할머니는 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설에는 두 개의 큰 축이 있는데, 한 축은 가우스의 시선이고 한 축은 선유한 할머니의 시선이에요. 두 시점이 교차하면서 소설이 전개되기에 선유한의 역할이 클 거라고 기대했거든요. 문제해결의 역할을 하긴 했지만 마지막에서 할머니의 죽음이 허망했어요. 

함초록 저도 할머니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김윤나 소설에서 직설적인 표현들이 사용됐다는 점, 고문을 하는 등의 폭력적인 장면들이 청소년이 읽어도 괜찮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청소년 입장에서 어떤가요?

함초록 학교에서 친구들이 욕을 많이 하기 때문에 면역(?)이 돼서인지 소설의 수위는 괜찮았어요. 

고정원 아마도 일부 청소년들은 일부 친구들이 좋아하는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 부분들이 드러난 소설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이 책은 남자아이들이 흔히 즐기는 오락의 흐름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읽기 좋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로봇처럼 생각하는 인간, 인간처럼 생각하는 로봇 


김윤나 로봇과 인간의 차이에 대해 언급한 장면이 주요해 보였는데요. 56페이지의 한 대목을 읽어 볼게요. “그는 항상 피곤해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이 자신처럼 로봇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의 부모는 그들을 로봇처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인간과 로봇의 차이점이란 무엇얼까요? 

함초록 학생들이 오히려 로봇처럼 생활하는 것 같아요. 다 똑같은 옷을 입고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하니까요. 같은 시간에 학교에 와서 똑같이 수업을 받아야 하고요.

고정원 사실 우리는 ‘좋은 부속품’ 혹은 부속함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김윤나 소설을 보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인간적인 선생님이 가우스 선생님이라고 말하는데요. 인간화가 되어가는 로봇과 로봇화가 되어가는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과 로봇을 어떻게 구분 짓는가에 대해서도 학급에서 이야기 나눠 볼 수 있을 듯해요. 결말을 이야기해 볼까요? 저는 가우스가 소설에서 한 가족으로 받아들여졌기에 ‘해피 엔딩’이었다고 생각해요. 가령 영화 <AI>나 <바이센테니얼 맨>의 경우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로봇들이 등장하지만 ‘새드 엔딩’이었던 것 같아요. 

함초록 『로봇 교사』는 청소년소설다운 ‘해피한 결말’이었네요. 

고정원 으레 청소년소설에서 안정감을 주는 ‘열린 결말’의 구조를 갖고 있고요. 

함초록 저는 청소년소설의 결말이 항상 해피엔딩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절망감을 느꼈을 때 책으로나마나 절망감을 연습해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김윤나 그렇군요. 작가가 처음 청소년소설을 쓴 점을 감안하면 ‘좋은 데뷔작’이에요.

함초록 특히 흡입력이 좋았어요. 

김윤나 저도 지루하지 않게 읽었어요. 복도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된 지훈이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지 추리하게 되는데, 소설에서 이를 밝히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고정원 으레 독자들이 예상하는 반전에 관해 나오지 않아서 더 반전이었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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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원 이 소설은 ‘모험 소설’에 가까운 듯합니다. 『보건교사 안은영』에 등장하는 학교를 살펴보더라도 무엇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공간으로 표현되잖아요. 소설 속 학교에는 퇴마사 등 다양하고 신기한 사건이 많이 일어날 수 있어요. 학교라는 공간이야말로 ‘이야기를 만들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하 공간에 뭐가 있을 것만 같고 특히 밤에 무섭고요. (웃음) 해외 소설을 봐도 학교를 표현한 장면들은 다 비슷비슷하고 상상력을 많이 반영하지 않은 듯해요. 우리에게 학교에 대한 상상력이 더 필요해요. 그래서 소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요. 

김윤나 『로봇 교사』와 함께 읽으면 좋을 소설책과 만화책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고정원 『스타피시』에 책 권해 주는 선생님이 나와요. 『과학특성화중학교』, 『수학특성화중학교』, 『완득이』에도 학생들을 돕는 교사들이 나오죠.

함초록 록커 듀이가 임시 교사가 되어 학생들과 밴드를 결성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스쿨 오브 락>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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