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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2-11 16:57 조회 6,76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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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황진희 옮김|사계절출판사|40쪽|2012.09.20|10,500원|가운데학년|일본|평화, 전쟁
한・중・일 작가들이 힘을 합쳐 평화그림책을 만들고 있다. 다양한 토론과 고민 속에서 만들어진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는 평화그림책의 다섯 번째 책이다. 우리에게 『염소 시즈카』로 잘 알려진 작가 다시마 세이조의 강렬한 그림은 전쟁이라는 소재와 만나면서 극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듯하다. 책표지를 펼치면 일상의 생활이 검정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내 “나라를 위해 싸워라!”는 군중의 목소리가 붉은색의 제목과 함께 나타난다. 나는 엄마를 뒤로한 채 명령에 따라 나와 똑같은 사람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 하지만 적의 포탄에 맞아 온몸이 갈가리 찢겨져 죽는다. 어머니는 웅크린 채 울고 있고 동생은 분노하며 전쟁터로 간다. ‘그만둬! 너마저 죽어 버리면 엄마는 혼자 남게 되잖아!’라는 외침이 가슴에 파고든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집이 불타버린 작가의 경험은 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또한 베트남 어린이를 위한 모임과 반전, 평화 활동을 하는 작가의 일상도 같이 하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전쟁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어머니의 슬픔을 들고 있다. 책 전반에 등장하는 물방울 모양의 그림은 어떤 분노보다도 강하고 깊은 엄마의 슬픔이다. 조대근 창원 용호초 교사


닭들은 왜 담장을 쌓았을까?
장 프랑수아 뒤몽 글·그림|이주희 옮김|봄봄|40쪽|2012.09.28|10,000원|모든학년|소통, 신뢰
고슴도치가 가시 돋친 침입자가 된 까닭은? 평화로운 농장에 나타난 작고 겁 많은 고슴도치를 처음 본 동물들은 저마다 궁금증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불안스런 마음을 떠들어 댑니다. 이튿날 아침 갑자기 사라진 고슴도치는 암탉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죠. 이때 평소 암탉들을 휘어잡고 싶어 했던 수탉이 나서서 “가시 돋친 침입자로부터 우리를 지킵시다!” 외치는 바람에 웃지 못할 한바탕 소동이 시작되죠.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이 올라간 담장은 닭들의 용맹함을 보여주기는커녕 어린 닭들은 녹초가 되었고, 암탉들은 지쳐서 달걀을 낳는 일마저 잃어버릴 만큼 모두를 지치게 합니다. 결국 스스로 출구까지 꽁꽁 막아버린 높다란 담장이 주는 안심도 한순간에 사라지고 꼼짝달싹 못할 반전으로 허무하게 마무리되고 맙니다. 낯선 것이 익숙해지기까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낯선 무엇을 만나는 건 설레지만 익숙해지기까지의 과정은 늘 만만치 않습니다. 익숙하다는 것, 친근해진다는 것은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낯설은 불안으로 시작하는 만남이기보다 니체가 말한 새로운 것에 대한 선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입니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똥 똥 개똥 밥
김하루 지음|박철민 그림|미래아이|30쪽|2012.10.17|10,000원|낮은학년|한국|생명, 순환
아이들은 똥 얘기를 아주 좋아한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똥 얘기만 해도 배를 잡고 깔깔깔 넘어간다. ‘똥 똥 개똥 밥’, 아마 제목만 들어도 우리 반 꼬마들도 교실이 시끌시끌 깔깔깔 웃어대겠지? 똥강아지 보배는 솔이가 학교 가는 시간에 아침밥을 먹는다. 보배는 날마다 밥 먹고 똥을 눈다. 보배가 시원한 나무 그늘에 가서 길게 누워 낮잠을 자는 동안 작은 동물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서로서로 사이좋게 똥 똥 개똥 밥을 나누어 먹는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동물들은 허겁지겁 흩어지고 개똥 밥도 살살살 방울토마토 뿌리에 스며들고 이제 남은 개똥 밥은 누구 차지일까? 솔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 똥강아지 보배도 잠에서 깨어 신나게 노는 시간이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처럼 하찮은 개똥이지만 자연에게는 소중한 음식이자 행복한 나눔이 된다는 순환의 섭리를 알려주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그림도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세상에서 가장 큰 가마솥
김규택 글・그림|느림보|36쪽|2012.10.08|11,000원|낮은학년|한국|평화, 화합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귀신 단단이의 동지팥죽』 등 이야기 속에서 팥죽은 꽤나 단골 메뉴이다. 팥죽에 얽힌 동네 사람들의 화합과 평화를 그린 또 한 편의 창작그림책이 나왔다. 똘이네 마을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운다. 그런데 똘이가 갑자기 나타난 괴물에게 팥죽을 바치겠다고 약속해버린다. 마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팥죽을 만들기 위해 서로 힘을 합쳐 팥농사를 짓고 솥을 만들어 팥죽을 끓인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팥을 준비하여 팥죽을 끓이고 나누어 먹는 동안 서로 화목한 가족이 된다. 팥죽의 붉은 빛은 예로부터 귀신을 쫓는다고 했다. 똘이네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쫓아야 할 귀신은 바로 서로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화’가 아니었을까? 대부분의 그림이 위에서 내려다본 듯한 구도로 그림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게 하며, 고물고물 작게 그려진 사람들은 귀여워 보인다. 여러 겹의 물감 번짐이 꼭 하얀 천에 감물이 든 듯 정감 있다. 그림과 행간에서 충분히 읽히는 속뜻을 친절히 글로 설명한 부분은 생략해도 될 듯싶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연우네 만두
민소애 글・그림|리틀씨앤톡|36쪽|2012.09.20|10,000원|낮은학년|한국|동물사랑, 생명존중
이 책의 겉표지를 보면 제목과 그림이 조화롭지 않아 고개를 갸웃하게 될 것이다. 남자아이는 연우인데 만두는 어디 갔을까? 책을 읽는 내내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아하! 하며 궁금증이 깔끔하게 풀릴 것이다. 그림책과 가까이 지낸 아이들은 그림책에서 그림이 말하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린다. 만두가게를 하며 살아가는 연우는 외롭고 쓸쓸함이 몸에 밴 아이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유기견도 몹시 외로울 것이다. 외로운 동물은 서로 통하는 법, 연우가 유기견을 천천히 조금씩 도와주자 개도 서서히 마음을 열어 결국 둘은 친하게 지낸다. 외로움을 달래주고 서로가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지난해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가 9만 6천여 마리나 된다고 한다. 가족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사람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많이 입양한다.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는 동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을 진짜로 사랑한다면 끝까지 책임지는 의지가 있어야 함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희망이 내리는 학교
제임스 럼포드 글・그림|최순희 옮김|시공주니어|36쪽|2012.09.20|9,500원|낮은학년|미국|희망, 배움
내리는 빗속을 뚫고 우산 없이 뛰어가는 아이들의 표정이 신난다. 장대비에 교실이 무너졌는데 아이들은 실망하거나 당황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늘 그 자리에서 기다려 주실 것이고 무너진 교실은 자신들의 작은 손으로 진흙을 토닥여 다시 쌓으면 그만. 공부하다 다시 큰 비가 내리자 아이들은 재빨리 자기 몫의 할 일을 찾아 비상사태에 돌입하고 수업은 자연스럽게 중지되었다. 다시 세워 올린 구멍 난 교실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은 넉넉지 않은 환경의 아이들에게 희망이고 보물이다. 오랜 시간 평화봉사단에 몸담았던 지은이가 심각한 가난과 기근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아프리카 차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옮겼다. 첫 장을 열면 주황색 바탕의 알록달록 옷을 입은 검은 피부의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아프리카 문화를 엿볼 수 있게 만든다. 결코 희망이 솟아나지 않을 상황인데도 기쁜 표정으로 내리는 희망을 맞으러 학교로 뛰어가는 표지를 다시 보면 나의 오늘 하루가 아울러 감사해지는 책.
남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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