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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6-22 18:54 조회 6,31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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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는 2013년 1월 초부터 2월 초까지 발행된 그림책들을 살펴보았다. 2013년 첫머리를 장식하는 그림책이니 만큼 우리에게 어떤 세계를 보여줄까 내심 기대가 되었다. 그림책 추천위원들과 함께 30여 권의 국내외 그림책들을 읽어보았으며, 그 중 국내 그림책 세 권과 국외 그림책 네 권을 추천한다. 검토 과정에서 어린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줌은 물론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들이 여러 권 눈에 띄어 최종 추천 목록을 정하는 데 고민이 따랐다. 특히 『안녕, 친구야』와 『이 작은 책을 펼쳐 봐』,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은 모두 같은 출판사의 책들로 나름대로 각기 다른 재미를 주었다. 논의 결과 앞의 책들 중 북아트를 전공한 작가의 책답게 독특한 제본방식과 이야기 전개가 눈에 띈 이수지의 『이 작은 책을 펼쳐 봐』를 선정하였으나 나머지 책들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여우 시집가고 호랑이 장가가고』는 여우비에 얽힌 속설과 전통 혼례, 거기다 본래 이야기를 바꾸어 여성성까지 보여주려니 조금 산만한 이야기 전개가 흠이었다. 여우비에 얽힌 이야기만 풀어주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천사 안젤라』는 작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미화라는 선입견을 떨쳐버릴 수 없어 추천에서 제외되었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누구세요?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지음 |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40쪽 | 2013.01.21 | 15,000원 | 낮은학년 | 이탈리아 | 상상

한때는 시퍼렇게 날을 세우며 번쩍거렸을 삽이며, 망치, 나사못들이었겠지만, 지금은 겨우 지난날의 형체를 알아볼 만큼 깨어지고 녹이 슬어버린 고물들이 새롭게 태어났다. 오랫동안 사용해서 낡고 삭아버려 고철이 된 삽은 싱싱한 물고기로 변신을 하고, 포부도 당당하게 보고도 모르냐며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다. ‘물고기라는 것은 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따위는 버리라고 말이다. 해적선, 정어리 잡는 어선, 늑대와 양, 기사와 풍차로 이어지는 고물들의 변신은 끝이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이미 만들어진 알록달록 화려한 장난감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고물들의 변신은 신선한 자극을 준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물건들의 과거와 현재를 발견하고, 주변의 사물들 하나하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말을 건네 보는 방법을 권한다. 물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것 역시 타고난 예술가인 아이들에겐 훌륭한 놀이이자 예술작품이 될 것이다.
최선옥 시흥 서해초 사서



네 친구는 어디 있니?
노태완 지음 | 권진희 그림 | 아지북스 | 38쪽 | 2013.01.14 | 11,000원 | 낮은학년 | 한국 | 독서, 친구

어느 도서관이나 날마다 혼자 책 읽기에 푹 빠졌다 가는 아이가 꼭 있다. 독서는 고독을 동반한다고 했던가?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기특하기도 하지만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이 그림책은 책을 너무 많이 읽은 탓에 아는 것은 많으나 친구가 없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토돌이는 매일 책만 읽는다. 그러던 어느 날 두더지가 “네 친구는 어디 있니?”라고 묻자 토돌이는 그 답을 책 속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책에서 답을 찾지 못하자 거의 울 지경이다. 책읽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때로는 친구와의 우정을 쌓을 시간을 빼앗기도 한다는 점은 불편한 진실이다. 보통 독서를 소재로 한 책들은 책읽기를 찬양하거나 장점만을 내세우는데, 이 그림책은 책읽기보다 친구가 소중하다고 말한다. 또 긴 설명 없이 함축적인 몇 개의 문장만으로 진정한 책읽기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토돌이의 기분에 따라 변하는 눈과 귀가 앙증맞다. 선명하고 밝은 색깔에 동글동글 단순화시킨 그림이 간결한 글과 잘 어울린다. 어느 학원 광고인 ‘친구는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아’라는 카피를 비틀어 이 책의 부제를 ‘책은 너의 친구를 대신해주지 않아’라고 달면 딱 어울릴 듯하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다복이
윤구병 지음 | 이담 그림 | 휴먼어린이 | 42쪽 | 2013.01.30 | 12,000원 | 낮은학년부터 | 한국 | 공동체, 미혼모

미혼모인 다복이 엄마의 곤고한 삶과 마침내 이루어낸 인간다운, 소박해서 아름다운 삶의 흔적을 그려낸 그림책이다. 어떤 설명도 필요치 않다. 굳이 ‘생명’, ‘공동체’, ‘사랑’, ‘여성’ 따위의 키워드를 들어 책을 소개하지 않아도, 아이건 어른이건 그저 읽기만 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아주 맑고 분명하게 떠오를 것이다. “너는 사랑받아 마땅하단다!” 비교적 덤덤하게 서술된 글에 비해 그림은 감정을 훨씬 더 섬세하고 강렬하게 전달한다. 삶의 고단함과 말할 수 없는 쓸쓸함, 처절한 슬픔과 절망, 그리고 뒤늦게 찾아온 평온함·행복·희망을, 그림은 가슴을 치듯 강렬하게 전달한다. 그림책의 앞·뒤 표지(삽살개를 따라 뛰는 환한 표정의 다복이, 엄마와 새아빠의 손을 그네 삼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다복이)가 전하는 강한 생명력과 행복을 어떻게 글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함께 어울려 살고 싶고,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야겠다는 소망과 다짐을 하게 만든 『다복이』를 이 화창한 봄날 소개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박사문 대학강사



로봇친구
오세나 지음 | 장수하늘소 | 46쪽 | 2013.01.01 | 12,000원 | 낮은학년 | 한국 | 소비, 우정

전봇대 밑에 버려진 TV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준 소년을 위해 고물상의 물건들과 힘을 합쳐 소년의 로봇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섬세하게 그려낸 풍경 묘사와 버려진 물건에 대한 애틋하고 따스한 시선이 참 좋았다. 화려한 도시에서 쉼 없이 소비에 열중하는 우리에게 복고적 풍경(강남스타일 티셔츠가 등장할 정도로 최신유행과 공존하긴 하지만)과 낡고 고장난 것들의 귀환은 위로의 차원을 넘어 여전히 의미 있는 주제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우선 근경과 원경을 오가는 역동적 화면에서 그림은 ‘풍속의 재현’이라는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굳이 ‘새우꽁, 첨이슬, 교차루, 폴러포, 벙그레’ 등의 언어유희가 필요했을까의 문제이다. 익살은 간판이름과 사물들의 표정 등에서도 충분히 느껴진다. 다음으로 소년과 TV 각각의 심리 및 성격, 관계 구축이 좀 더 공고했더라면 만남·이별·만남이라는 플롯은 긴장감을 확보하고,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윤리적 주제는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왔을 듯하다. 버려졌을 때의 비참함이 충분히 느껴져야 소년의 작은 관심도 특별해질 수 있고, 소년의 관심이 충분히 따뜻해야 TV가 선사한 뜻밖의 선물은 독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마땅한 것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박사문 대학강사



엉터리 아프리카
필립 코랑텡 지음 |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30쪽 | 2013.01.15 | 11,000원 | 낮은학년 | 프랑스 | 여행, 생태

‘친구 따라 강남 간다.’, ‘방귀뀐 놈이 성낸다.’라는 속담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책은 두 속담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아프리카로 여행 떠나는 친구 지네트가 부러운 아기생쥐 피피올리. 아무리 때 써 봐도 엄마는 요지부동이다. 결국 스스로 아프리카로 떠날 방법을 찾는데 그건 까마귀 지고마르를 설득하여 등에 올라타고 아프리카까지 날아가는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개구리까지 포함된 그들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바로 바다표범을 코끼리라고 우기고, 펭귄을 원숭이라고 우기는 지고마르의 고집 때문이다. 친구들의 의문은 당연한 것이다. 지고마르가 데려온 아프리카는 북극이었기 때문이다. 친구들의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화내는 지고마르를 보면 방귀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딱 떠오른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이 부분에서 웃음을 지으면서도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고지마르에게 잔소리를 해주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한번 돌아보게 될 것이다. 조수연 수원 영통도서관 사서



이 작은 책을 펼쳐봐
제시 클라우스마이어 지음 | 이수지 그림 |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40쪽 | 2013.01.20 | 15,000원 | 낮은학년
미국 | 상상

책을 펼칠 때마다 책 속으로 빠져드는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조그만 빨간 그림책을 넘기면 무당벌레의 이야기에서 무당벌레가 보는 조금만 초록 그림책으로 넘어가고 무당벌레는 초록 개구리책을 읽고 개구리는 조그만 주황 그림책을 읽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치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빨가면 사과–사과는 맛있어…” 노래처럼 이 책에서 다른 책 속으로 점점 작고 작은 책속으로 여행이 계속된다. 결국에는 아주 작고 귀여운 조그만 무지갯빛 그림책에 도달하고 책은 다시 커지기 시작한다.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이다. 이제 조그만 무지갯빛 그림책부터 뒷장을 덮으면서 이야기에서 서서히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뒷장을 덮으면서 같은 색깔 맨 앞장을 같이 닫아보면 또 한 권의 책이 된다. 그래서 책속에는 도합 7권의 책이 들어있다. 7권 책의 표지와 뒷장에도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책의 마지막장 그림을 보다보면 또 다른 그림책을 펼쳐보고 싶은 꼬마독자들이 수두룩하게 나올 것 같다. 이 책을 흉내내는 꼬마 독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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