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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우리가 잊고 있었던 보물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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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4-21 23:07 조회 5,56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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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책상 위에 동양고전』
김이수 지음|명진출판|304쪽|2012.12.20|15,000원|고등학생|한국|철학

서점의 철학코너에 가보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철학 서적들이 있다. 인문과 과학을 접목시키기도 하고 소설의 형식을 빌리거나 스포츠에 비유하기도 한 재미있는 접근법으로 우리에게 철학 사상을 알게 해주는 좋은 책이 많다. 그런데 그 가운데 동양철학 서적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대부분의 동양철학 서적은 사상가들의 한문 저술을 독해한 것이다. 요즘 공자나 노자, 장자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보이고 있지만 동양 철학자들의 사상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눈에 번쩍 띄는 책이 나왔다. 고등학교 1학년을 위한 동양고전이라니…. 공자와 맹자, 노자, 장자, 한비자와 동양철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부처의 사상까지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그 어렵고 방대한 사상들을 과연 제대로 설명하고 있을까? 결론은 ‘그렇다.’이다.

동양철학은 중국의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양적으로 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였다. 셀 수 없이 많은 사상가들이 저마다의 논리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들을 피력하였고 또 그것이 그들에게 삶의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고 나서 이 풍요로운 철학 사상들이 모조리 정리되었다. 그야말로 백성을 통제하고 다스리기에 적합한 사상들만 선별적으로 남게 된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살아남은 사상들조차 원래의 모습이 아닌 통치자들의 논리를 뒷받침해 주는 편협한 모양으로 바뀌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중요하게 여겨 자신이 사람들과의 올바른 관계 형성을 잘하고 있는지, 잘할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돌아보라는 공자의 가르침이 충, 효, 예, 의, 신을 강조하면서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가장의 권위, 조직에의 헌신을 강조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인간의 평등과 개인의 행복을 주장한 노자와 장자의 사상은 세상을 버리고 살아가는 현실 부정의 모습으로 폄하되었다. 게다가 서양의 힘으로 동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볼품없고 비루하다는 편견까지 깊게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서 동양철학은 지루하고 고지식하고 변화하는 현대사회와 맞지 않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오해와 편견을 벗어나게 해 줄 뿐 아니라 동양철학이라는 무한한 사색의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해 준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노자부터 한비자까지 철학자들을 연대순으로 배치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유가의 학자들과 도가의 학자들이 뒤섞여 언뜻 흐름이 끊기는 듯하다.

하지만 당시 시대가 요구했던 사상은 어떤 것이었는지, 또 앞선 철학자들의 사상이 어떻게 후대에 발전되면서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통치자들의 편의에 따라 선별된 부분 이면에 감추어진 철학자들의 깊은 통찰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부록에는 ‘사서’ 중 본문에서 소개되는 『논어』와 『맹자』를 제외한 『대학』과『중용』, 그리고 ‘삼경’이라 불리는 『시경』 『서경』 『역경』에 대하여 각 책의 핵심적인 주제를 소개하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가족과 공동체가 해체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정신적 안정을 위한 ‘힐링’이라는 아이템이 만들어진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동양 철학자들의 사상이 바로 ‘힐링’에서 이야기하는 치유와 내려놓음에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상담이론이니 심리학이니 하는 것을 들먹이지 않아도 이미 수천 년 전 동양의 철학자들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삶의 본질을 성찰하고 삶의 궁극적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무엇을 하며 살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고민할 수 있는 내면의 깊이를 얻을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무엇 때문에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전에 성적과 입시의 스트레스로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우리가 잊고 있던 동양철학이라는 숨겨진 보물로 ‘힐링’을 해 줄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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