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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어린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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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7-25 21:16 조회 6,07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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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나뭇가지에 올라온 엷은 연둣빛의 잎이 담백한 봄기운을 느끼게 한다. 드디어 따스한 햇살 아래서 다리를 포개고 앉아 책을 읽을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계절이 된 모양이다. 2월 초에서 3월초에 발행된 30여 권의 그림책들을 그림책 분과원들과 함께 살펴보았다. 이번 달에는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한 책들이 여러 권 눈에 띄었다. 그러나 꾸준한 독자층을 형성하며 그림책에서 주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옛이야기가 없어 국내 그림책을 선정하는데 부족함을 느꼈다. 또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어 가족이나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면 좋을 텐데, 적당한 그림책을 찾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두루 논의를 거쳐 국내 그림책 네 권과, 국외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한다. 그 중 깊게 읽기 책으로는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박연철 작가의 『떼루떼루』를 선정하였다. 우리 전통문화를 전승하고자 하는 작가의 실험적인 의도가 엿보이는 독특한 그림책이다. 오늘은 해야 할 일을 조금 미루고 햇볕 아래서 아이들과 함께 봄날에 어울리는 그림책을 골라 읽기를 권한다.

염광미 화성 예당초 사서교사

내 친구의 다리를 돌려줘!
강경수 지음|뜨인돌어린이|40쪽|2013.01.11|11,000원|낮은학년|한국|우정

제목에서 말하는 친구는 바로 거미다. 우리는 거미를 징그러운 존재라고만 생각하지만 이 책 속에서 거미는 여덟 개의 다리로 못하는 게 없는 굉장히 재주가 많은 멋진 친구이다. 도대체 누가 이 친구의 다리를 가져간 것일까? 바로 거미의 개성을 인정해 주지 않고 자신들과 똑같이 만들고 싶어 하는 숲속 친구들이 가져간 것이었다. 이들은 마치 아이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인정해주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기를 강요하는 우리 어른들의 모습 같다. 주인공 울이는 이들에게서 친구의 개성을 돌려주고자 한다. 다시 다리를 되찾은 친구의 멋진 모습에 기뻐하고 자신감을 심어준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위한 우정의 소중함과 남과 다름이 나쁜 것이 아닌 멋진 것이라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획일적인 모습만을 강조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한다.
조수연 수원 영통도서관 사서


도니조아 아저씨의 돈 버는 방법
타카도노 호코 지음|고향옥 옮김|내인생의책|40쪽|2013.02.27|12,000원|낮은학년|일본|인생, 욕심

돈! 모두가 좋아하고 미워하는 대상이 아닐까? 원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돈, 누군가와 싸우게 만드는 돈. 그렇기에 돈은 우리를 집착하게 한다. 책에는 돈에 집착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바로 돈을 제일 좋아해서 놀러 가지도 않고, 과자도 안 사 먹고 돈 벌 방법만 생각하는 도니조아 아저씨이다. 낡은 책 한 무더기에서 뭐든 나무 밑에 묻으면 100배로 불어난다는 이야기를 읽은 아저씨의 가슴이 펄떡펄떡 뛴다. 금화 한 닢이 백 닢이 되고, 금화 두 닢이 이백 닢이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꿈만 같은 이야기에 아흔아홉 명의 산적들이 있는 산적고개도 아저씨를 포기 못하게 했다. 뚱땅뚱땅, 툭탁툭탁, 도니조아 아저씨는 커다란 나무 상자를 만들었다. 불어난 금화를 넣어 오려면 커다란 상자가 필요했지만 산적들을 속일 기발한 계획도 상자에 숨겨져 있었다. 도니조아 아저씨는 산적을 피해서 100배로 불어나게 해주는 나무에 도착할 수 있을까? 돈을 많이 벌어서 돈에서 해방되었을까?
조대근 창원 용호초 교사


무엇이 무엇이 필요할까
잔니 로다리 지음|실비아 보난니 그림|김현주 옮김|아지북스|26쪽|2013.03.25|12,000원|낮은학년
이탈리아|자연

‘식탁을 만들려면 꽃이 필요하다’라는 주제에 관한 간단 명쾌한 이야기이다. 꽃이 식탁이 되는 과정이 아닌 식탁이 꽃이 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의 신비로운 순환을 깨닫게 한다. 사진이나 그림 등의 조각을 붙여 새로운 형태의 그림을 완성한 콜라주 기법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넓은 판형에 펼쳐진 다양한 그림들은 단순한 듯 보이지만 섬세하고 아름답다. 작가는 마지막장에서 ‘꽃이 필요하다’라는 결론과 함께 꽃, 열매, 나무, 목재, 식탁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따로따로가 아닌 함께 어울려 조화롭게 순환하는 자연의 모습이다. 더불어 꽃바구니를 들고 있는 아이의 손은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임을 보여준다. 책 표지의 무미건조한 식탁에 누군가가 물과 햇빛을 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 식탁의 서랍 속에서 예쁜 꽃 한 송이가 피어오른다. 이 꽃은, 마치 누군가의 비밀 일기장을 발견한 듯, 우리를 설레게 한다.
박신옥 대구 대산초 교사


상우네 텃밭 가꾸기
박소정 지음|길벗어린이|40쪽|2013.02.25|11,000원|낮은학년|한국|자연, 식물

봄이 왔다. 상우네 가족이 모두 모여 마당에 있는 텃밭을 가꾸고 종묘상에서 씨앗과 모종을 사왔다. 토마토, 오이, 참외, 상추를 각기 다른 방법으로 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린다. 상우는 자기가 심고 싶었던 참외에 매일 물을 주고 날마다 열심히 돌본다. 상우에게 텃밭 가꾸기는 신기하고 신나는 일이었다. 동생 지우가 밭을 밟고 화분을 엎어도 나무랄 새도 없이 텃밭의 채소를 정성스레 가꾸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참외가 드디어 열리고 할머니께도 참외를 따드렸다. 그런데 애써 키운 참외를 새가 쪼아 먹어 걱정도 되었지만 지우 옷을 입은 허수아비도 만들었다. “지우다. 지우!”, “지우야! 참외밭을 지켜 줘.” 상우네 행복한 텃밭 가꾸기는 이렇게 마무리 된다. 세밀화 도감을 그려왔던 작가의 생생한 그림이 흙냄새, 풀냄새를 느끼게 해준다. 텃밭에 사는 작은 곤충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이 봄에는 우리 반 아이들과 학교 텃밭을 만들어 보고 싶게 만든다. 봄에서 여름까지의 상우네 텃밭이야기를 읽기만 해도 텃밭 가꾸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봄이 왔다.
최영희 서울 장안초 교사


어이, 친구!
애덤 렉스 지음|이준우 그림|한별 옮김|현북스|40쪽|2013.02.25|12,000원|낮은학년|미국|동물

가방을 바투 매고 무심히 지나가는데 고릴라가 묻는다. ‘바쁘냐?’ 입체감 있게 표현된 주인공의 모습은 선 그림 위주의 그림 속에서 도드라지지만 꾹 다문 입매무새의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 다른 등장인물들한테 돌아갈 시선마저 사로잡지는 않는다. 말소리는 특징을 담은 꾸밈글씨로 표현됐는데 조심스레 도움을 청하면서도 다른 동물을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있어 따스하다. 어린이 눈으로만 읽을 수 있는 기발한 생각들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칸 그림으로 나뉜 장면들은 다음 이야기를 미리 생각해보게 하지만 원하는 물건을 모두 손에 넣은 동물들이 결국 만들어 낸 것은 탈출용 자동차였다는 것을 알아맞힌 어린이가 있을까? 있다면 그 어린이는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의 삶이 그리 즐겁고 신나지만은 않으리라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본 어린이다. 그리고 그 어린이는 하얀 연기 뿜으며 출구를 향해 달려 나가는 탈출용 자동차를 통쾌하게 바라볼 것이다.
남정미 서울 염리초 사서


은표주박 하나 주워서
임정자 지음|이광익 그림|아이세움|40쪽|2013.02.20|11,000원|낮은학년|한국|자연

도깨비 이야기는 항상 재미있다. 우리의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도깨비들은 어리숙하고 인정이 많으며 춤과 노래를 좋아해서 흥에 겨워 놀기도 한다. 그리고 도술을 부리는 능력이 있어서 옛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은표주박의 주인 도깨비도 참 순박하여 욕심 많은 인간에게 이용을 당하고 만다. 집도 지어주고 그물도 만들어주고 물고기도 잡아주며 인간에게 베풀어주기만 한다. 은표주박 안에는 일꾼도깨비가 들어 있는데 하룻밤 사이에 인간이 원하는 일을 뚝딱 해치운다. 점점 욕심이 생긴 인간은 자꾸만 도깨비에게 자연을 파괴하라는 주문을 하게 되고 결국 인간은 자신의 무덤을 파는 꼴이 되어 자연으로부터 아픈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인간들의 헛된 이기심 때문에 강이 파괴되고 자연이 피폐해진 지금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풍자하고 있다. 마지막에 인간은 벌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 마음이 그리 편하지가 않다. 한편으로는 소박하고 순진한 도깨비들을 다양하게 그려 놓아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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