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 청소년기의 불안과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에 녹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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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6-24 16:10 조회 6,564회 댓글 0건본문
정현아 광양 중마고 사서교사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그 시기의 불안감과 압박감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다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추억이고 별로 힘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직도 그때의 두려움은 꿈에 생생하니 말이다. 그 시기에 제대로 맺지 못한 인간관계와 소통능력의 부족, 여전히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우리의 자아는 그렇게 떨쳐내지 못한 불안감을 무의식중에 안고 사나 보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렇게 사그라지지 않은 청소년기의 불안을 『호텔 로완트리』는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녹여냈다. 그것도 살인과 죽음이라는 극도의 공포감과 긴장감이 도는 스릴러물에 말이다. 『리버 보이』라는 그의 전작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그의 변화가 다소 놀라우면서도 뜻밖이리라. 『스타시커』나 『스쿼시』처럼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환상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려낸 그의 초기 작품들을 생각한다면 다소 생뚱맞기도 하다. 하지만 『블러드 차일드』나 『블레이드』와 같이 그 후 계속된 그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감지한 독자라면 오히려 친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초기 작품부터 쭉 이어진 인간의 내면, 특히 청소년기의 뛰어난 심리묘사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이 책의 주인공 마야는 부모를 따라 오빠와 함께 낯선 시골 마을, 호텔 로완트리로 이사 온다. 한참 감수성 예민한 열네 살 사춘기 소녀 마야, 그녀는 대도시와 달리 개인의 사생활까지 훤히 꿰뚫고 수군대는 마을의 정서가 달갑지 않다. 그러한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숲의 정체는 두려우면서도 신비스럽고 궁금하다. 그러던 중 오빠와 함께 나선 산책길에 홀로 환영을 쫓다 숲에서 발견하게 된 세 구의 시체. 충격에 빠진 그녀는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만 시체들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그녀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만다. 게다가 그녀 또한 시체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하나, 둘 맞닥뜨리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충격적인 사건 이후로 그녀에게만 나타나는 환영과 환청, 위험한 숲으로 자신을 자꾸 불러내는 무언의 암시와 메시지,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채 홀로 두려움에 맞서는 마야, 그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섬뜩하면서도 자못 흥미진진하다.
기존 청소년 문학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장르의 이 책은 흡인력 있는 내용 전개와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미스터리,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대신, 그 결말은 생각보다 싱겁고 허무하다.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던 만큼 등장하지 않은 스토리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고, 끝에 한꺼번에 털어놓은 뒷배경에 대한 설득력이 다소 빈약해 보인다. 그렇다고 이를 앞에 살짝살짝 언급하며 힌트를 줬더라면 그만큼 흡인력과 긴장감이 떨어졌으리라.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건 청소년 문학이라면 흔히 기대하게 되는 감동과 교훈적인 메시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는 것도 또 그러한 한계에 갇히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새로운 장르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리라. 하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그의 전작 『리버 보이』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그러한 감동을 원하는 독자라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청소년문학이라면 흔히 가져야 할 고정관념에서 살짝 벗어나 접근해 본다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생각할 거리도 충분한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독자가 읽고 싶지 않다면 무용지물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충분히 자극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으며, 두려움에 맞서는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의미 있고 심도 있게 잘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기에 겪는 불안감에 대해, 그러한 심리의 근원에 대해 쉽게 접근하여 이야기해 볼 수 있으며, 또 그러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과 해결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불안을 홀로 해결하려 했던 주인공의 태도와 방법에 대해서도 공감하거나 비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그 시기의 불안감과 압박감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다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추억이고 별로 힘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직도 그때의 두려움은 꿈에 생생하니 말이다. 그 시기에 제대로 맺지 못한 인간관계와 소통능력의 부족, 여전히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우리의 자아는 그렇게 떨쳐내지 못한 불안감을 무의식중에 안고 사나 보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렇게 사그라지지 않은 청소년기의 불안을 『호텔 로완트리』는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녹여냈다. 그것도 살인과 죽음이라는 극도의 공포감과 긴장감이 도는 스릴러물에 말이다. 『리버 보이』라는 그의 전작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그의 변화가 다소 놀라우면서도 뜻밖이리라. 『스타시커』나 『스쿼시』처럼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환상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려낸 그의 초기 작품들을 생각한다면 다소 생뚱맞기도 하다. 하지만 『블러드 차일드』나 『블레이드』와 같이 그 후 계속된 그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감지한 독자라면 오히려 친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초기 작품부터 쭉 이어진 인간의 내면, 특히 청소년기의 뛰어난 심리묘사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이 책의 주인공 마야는 부모를 따라 오빠와 함께 낯선 시골 마을, 호텔 로완트리로 이사 온다. 한참 감수성 예민한 열네 살 사춘기 소녀 마야, 그녀는 대도시와 달리 개인의 사생활까지 훤히 꿰뚫고 수군대는 마을의 정서가 달갑지 않다. 그러한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숲의 정체는 두려우면서도 신비스럽고 궁금하다. 그러던 중 오빠와 함께 나선 산책길에 홀로 환영을 쫓다 숲에서 발견하게 된 세 구의 시체. 충격에 빠진 그녀는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만 시체들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그녀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만다. 게다가 그녀 또한 시체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하나, 둘 맞닥뜨리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충격적인 사건 이후로 그녀에게만 나타나는 환영과 환청, 위험한 숲으로 자신을 자꾸 불러내는 무언의 암시와 메시지, 가족에게조차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채 홀로 두려움에 맞서는 마야, 그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섬뜩하면서도 자못 흥미진진하다.
기존 청소년 문학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장르의 이 책은 흡인력 있는 내용 전개와 끝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미스터리,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하지만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대신, 그 결말은 생각보다 싱겁고 허무하다.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던 만큼 등장하지 않은 스토리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고, 끝에 한꺼번에 털어놓은 뒷배경에 대한 설득력이 다소 빈약해 보인다. 그렇다고 이를 앞에 살짝살짝 언급하며 힌트를 줬더라면 그만큼 흡인력과 긴장감이 떨어졌으리라.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하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건 청소년 문학이라면 흔히 기대하게 되는 감동과 교훈적인 메시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되는 것도 또 그러한 한계에 갇히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새로운 장르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리라. 하지만 장르를 불문하고 그의 전작 『리버 보이』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그러한 감동을 원하는 독자라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청소년문학이라면 흔히 가져야 할 고정관념에서 살짝 벗어나 접근해 본다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생각할 거리도 충분한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독자가 읽고 싶지 않다면 무용지물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충분히 자극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으며, 두려움에 맞서는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의미 있고 심도 있게 잘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기에 겪는 불안감에 대해, 그러한 심리의 근원에 대해 쉽게 접근하여 이야기해 볼 수 있으며, 또 그러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과 해결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불안을 홀로 해결하려 했던 주인공의 태도와 방법에 대해서도 공감하거나 비판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