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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02 20:03 조회 9,71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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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책을 쓰고 내는 일이 드문 일은 아니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대화하는 선생님들의 어휘는 적절한 수준과 호소력 짙은 어조를 지닐 때가 많다. 특히 요즘에는 전공을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숨겨왔던 재능과 끼를 보여주는 선생님들의 재미난 시도가 책으로 묶여 우리를 즐겁게 한다. 깊게 읽기로 선정된 『학교에서 영화찍자』 역시 학생들을 잘 아는 선생님의 실용적인 충고와 톡톡 튀는 센스가 인상적인 책이다. 전문 비평가는 아니지만 어떤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지켜본 분들의 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중은 언제나 옳은가』(한울)는 작년 한 해 동안 방영되었던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들의 모니터링이며, 『2013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작가)는 영화비평가와 문화예술인들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묶은 비평집이다. 미디어 비평의 특성상 시의성을 많이 타는 것이 아니라면 선정했을 만한 책들이었다. 다소 대중적인 접근일 수 있겠으나 방송인 주철환 씨의 에세이로 갈음한 이유다. 사이먼 샤마의 『파워 오브 아트』(아트북스)는 묵직한 무게감으로 여덟 명의 예술가들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한 점이 돋보였다. 다만 개정판인데다가, 청소년이 이해하기에는 몇 년 전 방영한 BBC 방송본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선정 여부를 떠나 예술가를 통해 그 시대를 재구성해보려는 음악분야의 책은 한결같이 서술이 어렵고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상의 배려가 부족했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3시의 나
아사오 하루밍 지음|이수미 옮김|북노마드|396쪽|2013.02.18|12,500원|중학생|일본|에세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한 그림 작가가 1년간 매일 오후 3시에 무슨 일을 했는지 간단한 기록을 남긴 책이다. 처음엔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하리라는 목표로 시작되었다. 그러다 내키는 대로 사는 모습을 그린 일기가 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전업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되풀이되는 일상이 있다. 작가는 주로 늦은 점심을 먹거나 카페에서 작업을 하거나 일과 관련된 사람을 만난다. 간혹 언제 일어난 일인지 모를 그날 하루 기분과 상상을 적기도 한다. 귀엽고 장난스러운 그림에 엉뚱하면서 평범한 글이 매력 있다. 책은 작고 가볍지만 무려 365일치 일기를 통독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신기하게도 12월 31일과 1월 1일이 묘하게 연결된다. 꼭 매해 반복될 것 같은 나날이다. 남들이 보기엔 별로 재미날 것도 없는 단순한 하루하루지만 이만한 삶에 만족하고 수긍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작가 자신한테는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보인다. 나중에 이 책을 펼쳐봤을 때 느껴질 오묘한 기분을 나 역시 맛보고 싶어진다. 이찬미 인천 삼산도서관 사서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주철환 지음|중앙M&B|279쪽|2013.03.25|13,500원|중・고등학생|한국|에세이

잘 산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생각할까. 다른 사람을 웃게 하고 자신도 웃으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사람은 누가 뭐래도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일 것이다. 이 책은 행복하게, 재미있게, 젊게 사는 남자가 잘 사는 법에 대해 들려주는 인생 관찰기이다. 잘 산다는 건 잘 쓰는 것이라고 한다. 손도 머리도 마음도 잘 쓰는 것, 힘도 시간도 사람도 잘 쓰는 것이라며, 쓰고 싶은데 쓸 수 없는 때가 오기 전에 잘 쓰라고 한다. 좌우명이 ‘재미있게 살고 의미 있게 죽는 것’이라는 그는 재미가 즐거움이 되고 기쁨이 되고 결국엔 감동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단다. 박수 치는 사람의 모습은 천국의 CCTV에 찍히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의 얼굴은 지옥의 CCTV에 기록된다니 천국의 CCTV에 찍히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제일 먼저 그가 천국의 초대를 받을 것 같다.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 ‘성격’ 순이라는 말에 공감하며 행복하게 사는 일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님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진연후 자유기고가


런던 수집
이은이, 김철환 지음|세미콜론|312쪽|2013.03.20|16,500원|중・고등학생|한국|디자인

긴 우산, 레인코트, 모자로 상징되는 영국은 이미지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 나라다. 빨간색 이층버스, 원형 빨간 우체통, 빨간 공중전화 부스는 영국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또 하나의 이미지가 됐다. 이 책은 예술사와 디자인을 전공한 두 저자가 런던 곳곳을 돌며 넓힌 견문 기록이다. 영국 대표 디자인 브랜드, 디자이너, 디자인 학교와 기관, 디자인 행사를 정리했다. 저자는 가장 영국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 영국이기에 가능한 기발한 상상력과 파격을 허용한 것이 디자인 성공의 비결이라고 진단한다. 옛것의 바탕에 새로운 것을 더할 때 반짝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닌 오래 사랑받는 디자인이나 제품들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진 자료가 많고 가볍게 소개하는 형식이라 지루하지 않다. 각주를 통해 이해를 도왔고 웹사이트 소개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명옥 자유기고가


마음이 맑아지는 낙서 명상 젠탱글
카스 홀 지음|김영수 옮김|인간희극|124쪽|2013.04.01|13,800원|중학생|호주|미술

단순하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진 그림, 젠탱글의 모든 것이 담긴 책. 젠탱글이 생소한 독자라면 종이 한 귀퉁이에 낙서를 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그 낙서도 일정한 패턴을 갖고 의미를 설명할 수 있으면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고 그게 바로 젠탱글 아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젠탱글의 용어 설명, 역사, 도구설명, 작품 목록까지 상세히 소개한다. 이 책을 차근차근 읽으면 스스로 젠탱글에 입문하여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저자는 젠탱글의 가장 큰 의미가 ‘치유’라고 말한다. 이는 젠탱글을 통해 병과 싸울 힘을 얻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복잡한 생각이 추상적인 낙서를 통해 표출되는 순간 마음에 뜻밖의 위로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일러스트 기법서에 가까운 편집은 단순한 패턴으로 지루함을 줄 수 있으나, 일상에 지친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직접 패턴을 그리면 마음을 가다듬고 몰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젠탱글과의 만남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이재희 실로암점자도서관 사서

소녀, 가시나무에 별을 걸다
한국교사연극협회 엮음|신인문사|368쪽|2013.02.28|13,000원|중・고등학생|한국|연극

이 책은 한국청소년연극축제 창작극제에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수상한 작품 모음집이다. 순수하게 학생들 스스로 쓰고 연기한 희곡작품들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구성이 탄탄하고 내용도 알차다. 일반 학생들이 겪은 학교와 성적, 친구들 사이의 내용만 담고 있을 거란 예상과는 달리, 일상적인 이야기와 고민을 넘어 지체장애우 및 아픈 친구들과 더불어 사는 삶, 신구 세대 간의 갈등,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사회적 편견, 진로에 관한 고민, 남녀성불평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희극화했다. 연극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일반 연극으로 올려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질 정도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고, 역시 우리 학생들의 능력은 무한대임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청소년연극축제에 직접 참석해서 학생들의 연극무대를 보고 싶다. 또, 이런 연극으로 청소년 자신들의 고민과 문제를 승화시키는 학교와 학생들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보라 전남 담양고 사서교사


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
브뤼노 몽생종 지음|임희근 옮김|포노|240쪽|2013.03.15|16,000원|고등학생|프랑스|음악가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저명한 음악가들의 브랜드 네임이 전혀 놀랍지 않다 하더라도, 그들 모두를 어떤 한 분의 선생님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경이롭지 않을까. 19세기에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20세기에 교육자의 길에 들어선 그녀는, 21세기를 열어갈 음악가들의 스승을 길러냈다는 점에서 음악가들의 가교이자 멘토였다. 작고 전 나디아 불랑제와 5년간 나눈 대화를 재구성한 브뤼노 몽생종은 간결하고 서정적인 언어로 그녀의 삶과 단상들을 압축해 서정시에 가까운 대화집을 완성했다. 숨겨놓은 일화나 제자들의 재능을 일깨운 비법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한없이 불친절하지만, 소도시의 피아노 선생님이 된 제자와 세계적으로 저명해진 제자를 평등하게 끌어안는 노스승의 목소리는 자애로우며 뜨겁다. 그레고리안 시대의 단성율 성가에서부터 튜더 왕조 시대의 음악가, 바흐의 푸가를 오가는 음악적 항해는 퐁텐블로의 작은 피아노 교실로 우리를 이끈다. 서곡을 읽은 뒤 제자들의 헌사와 연표부터 읽을 것을 권한다. 왕지윤 인천 경인여고 국어교사

파워 오브 아트
사이먼 샤마 지음|김진실 옮김|아트북스|487쪽|2013.03.04|26,000원|고등학생|영국|미술, 예술가

압도적인 두께와 번역 투의 문체, 쉽지 않은 서술로 쉽사리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록을 능가하는 선명하고 풍부한 도판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동명의 BBC 다큐멘터리에서 담지 못한 자세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더하기 위해 펴낸 이 책은 8인의 예술가의 치열한 삶과 작품을 통해 예술의 힘을 증언하고 있다. 그들은 평론가, 후원자들이 요구하는 그림을 그리는 대신 예술의 익숙함을 파괴하며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 대가로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그렸다면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았겠지만 연기와 구름 속에 희미해진 형체와 신비로운 색채로 화면을 채운 ‘터너’는 혹평과 비아냥거림을 참아야 했다. 자신과 어울리던 시정잡배들을 성화의 모델로 쓴 ‘카라바지오’는 수없이 퇴짜를 맞아야 했고, 자연과 삶에 대한 내면의 갈등을 꿈틀거리는 붓질로 나타낸 고흐는 생애를 통해 단 한 점의 그림밖에는 팔지 못했지만 그들이 치른 투쟁 덕에 우리는 어떤 지혜로도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혜경 국립전통예술고 국어교사


앨런의 전쟁
에마뉴엘 기베르 지음|차예슬 외 옮김|휴머니스트|336쪽|2013.03.04|18,000원|고등학생|프랑스|만화

이 책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소년병으로 참전했던 앨런 코프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룬 만화이다. 앨런은 놀라울 정도의 세세한 기억력으로 전쟁에서의 사소한 상황들과 만났던 사람들과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해 준다. 기억의 몽롱함을 표현하기 위해 물로 그림의 라인을 그리고 잉크를 떨어뜨려 번지게 해 독특한 질감을 선사한다. 마치 기억을 상기하는 것 같은 흑백의 그림체는 전쟁의 암울한 상황을 표현하는 듯 보이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흔히 전쟁 이야기라고 하면 우리는 나와는 먼, 게임 속에서나 나올 법한 비극적이고 끔찍한 이야기를 상상하지만 앨런의 이야기는 비참한 전쟁의 상황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작가는 전쟁의 이야기가 아닌 앨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만 싶었던 것 같이 모든 이야기들이 지극히 일상적이고 인간적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예상했던 독자들은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에 조금은 놀랄 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기대치 못했던 전쟁 상황에서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선우 건국대 철학과


죽음에 관하여 1, 2
시니 지음|혀노 그림|영컴|각권 320쪽 내외|2013.03.04|각권 16,500원, 15,000원|힌국|중・고등학생|만화

죽음에 관한 21편의 에피소드를 두 권으로 엮은 웹툰 작품이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웹툰으로 다루었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지만 우선 스토리작가가 따로 있으니 내용이나 구성이 좀 더 알차리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죽음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모습들의 인간 군상들을 마주하게 되며 자연스레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떠올려 보게 된다. 그 중 20화 논어 편은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만큼 웹툰에 철학적 요소를 가미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이에 더해 젊은 작가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반전을 담은 대담한 장면 설정이 이색적이기도 하다. 일상에 몰입하며 좁은 시야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점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지적해주는 통쾌함이 있는 반면 짧은 대사가 전달하지 못하는 섬세한 감정의 표현이 못내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죽음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들이 그렇듯 지금, 여기서의 삶이 소중하다는 평범하지만 깊은 진리를 남겨준다. 오유미 광명 운산고 국어교사


I GO(아이고) 1
김우준 지음|세미콜론|232쪽|2013.02.28|12,000원|중학생|한국|만화

Go!란 외침과 동시에 홍대 앞 벽화 창작 팀 ‘아이고’는 거리를 캔버스 삼아 다른 팀과 대전을 시작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꿈과 생각을 다양한 방식의 그림으로 표현하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새로이 홍대에 진입하려는 ‘고등어’ 팀은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소문나 있는 ‘아이고’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벽의 상태, 위치, 주변 환경, 사람들의 시선 등을 신경 써야 하는 벽화 설명과 배틀의 심사평은 전문적 미술 지식을 재미있고 쉽게 들려준다. 여러 배틀로 그려지는 벽화들은 수채화 스타일의 그림으로, 엽서로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두 팀은 배틀을 통해 많이 다투지만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며 고민을 나눈다. 예술가로서 성공을 꿈꾸지만 불확실한 미래,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 등은 그들이 함께 느끼는 현실의 벽이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장식적인 그림이나 곧 지워질 거라 여겨지는 벽화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상황과 비슷하다. 두 팀의 대결 결과와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궁금해진다. 이정현 서울 숙명여중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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