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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새책 책, 노래처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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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02 19:22 조회 5,74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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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스르르 소파에 기대어진다. 살며시 눈도 감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무슨 일이냐고? 벚꽃 구경 가려던 토요일 오후 비가 내려서 보게 된 TV프로그램에서 JK김동욱이 부르는 <백만 송이 장미>를 들은 덕분이었다. ‘심수봉 노래였는데, 저렇게 좋지는 않았는데’라며 그날부터 JK김동욱 노래를 엄청나게 들었다. 그저 노래가 좋아서 말이다. 『인간 합격 데드라인』을 읽고도 그랬다. 남상순 작가 책을 열심히 찾아 읽었다. 작가는 동화, 청소년 소설, 어른 소설을 두루 썼지만, 그중에 청소년 소설만 골라 읽었다.『나는 아버지의 친척』(2006년)을 시작으로 『라디오에서 토끼가 뛰어나오
다』, 『사투리 귀신』, 『키스 감옥』 그리고 이 책까지 7년간 다섯 권을 썼다면 부지런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남상순 작가의 청소년 소설에 공통으로 있는 건 특이한 제목과 책마다 노래가 등장하는 점,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라는 거다. 자살이나 왕따 같은 흔한 소재는 없다. 노래는 꽤 많이 나온다. 그중 자우림 노래가 제일 많다. 작가가 특별히 좋아하는 가수인가 보다. 그리고 어쩌면 작가는 반자동 F4 카메라를 좋아할 수도 있다. 『키스 감옥』과 이 책에 카메라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말이다. 아! 두 주인공은 사는 곳도 비슷하다. 바로 탄천 근처. 한 작가 책을 한꺼번에 읽는 일은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고, 재미는 결국 책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준다.

상진이는 고3이 되기 전 겨울 방학동안 기숙학원에 갈 운명에 처한다. 그가 그곳에 가기 싫은 이유는 단순하다.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현실 때문. 동윤이는 전교에서 노는 성적을 갖고도 기숙학원에 가라는 엄마에게 시달린다. 둘은 친구다. 그 둘은 학원 대신 상주에 있는 상진이 친가에 간다. 그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대부분인 그곳의 마을회관 식당에서 봉사한다. 그곳에서 만난 지적 장애아 양분이, 상진이 할머니와 큰아버지, 식당에 봉사 온 봉사자들과 지내며 크고 작은 갈등을 겪는다. 둘은 싸움도 크게 한다. 고1 때 윤리 선생님과 있었던 사건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렇듯 소소하다.

작가는 인간관계에 관심이 많고 사람에 대한 믿음도 크다. 그는 “내가 내 이야기를 할 때와 남이 내 이야기를 할 때”의 차이를 말하고, “마음속에 다른 사람을 앉힐 의자를 갖고 의자에 앉은 사람을 꾸짖고 때리고 욕하고 검토하는 청소년을 순수하다”고 한다. 두 주인공은 성향이 전혀 다름에도 판단보다는 질문하기를 통해 작용과 반작용을 거쳐 성장한다. 책에 등장하는 어른들도 투닥투닥 다투지만, 할머니와 큰아버지는 계속 모르는 척한다. 어른이건 아이건 싸우는 사람들을 말리지도 않는다. 참견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컷 싸우라고 자리를 비켜준다. 어른의 역할이 아니라고? 아니다. 믿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상진이 생각을 하다 보니 “음악을 들을 때 그냥 듣지 왜 들어야 하나라든가 왜 좋은지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책도 그렇게 읽는다면 최고일 거다. 마음에 드는 노래를 골라 버튼을 누르듯이 관심 가는 책을 펼치는 장면에는 어떤 이유도 필요치 않다. 그럼에도 의미를 찾는다면 “나는 괜찮은 인간일까?”라며 스스로 묻고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상진이 모습이 대견하고, 안 그런 척 상진이의 편이 되어주면서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평범한 주인공들 이야기를 꾸준히 쓰는 작가도 고맙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어떤 노래가 나올지 기대된다. 조용필 노래 <Bounce>가 나오는 상상을 해본다. 아님, 악동뮤지션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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