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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1-26 17:10 조회 5,792회 댓글 0건본문
성주영 부천 도당초 사서
기이한 봉우리와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 비단처럼 펼쳐지는 폭포수, 깊고 푸른 못 등 우리가 꿈에 그리던 금강산을 보며 주인공인 민생이 예찬하는 노래다. 우리가 가 볼 수는 없지만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의 고향 같은 북한 땅에 있는 금강산을 동화로 만나보자.
『금강선녀』는 ‘평화’를 주제로 한 ‘동아시아 대표 동화시리즈’ 중 한 권으로, 해방 후 북한 문학을 이끈 작가이자 이론가인 한설야(1900~1976)가 1960년 11월부터 1961년 8월까지 북한의 월간 「아동문학」에 10회에 걸쳐 발표한 장편동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굴, 출간되는 책이라 상당히 의미 있고 반가운 책이다. 화가 리건영의 그림은 농촌의 수려한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을 전통화법으로 그려 우리나라 옛날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금강선녀』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토대로 땅과 신선 세계, 검은 도적 이야기가 어우러져 자연의 섭리를 깨치며 착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들과 땅을 예찬한 작품이다.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는 옛이야기의 단골손님이자 대표격이면서 비슷한 유형의 설화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견되는 세계 광포 설화로 알려졌다. 이렇듯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옛이야기에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아 우리네 삶의 모습과 의미, 옛사람들의 지혜와 꿈을 노래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다.
금강산 머리봉 아래서 부지런히 땅을 일구며 사는 민생은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착한 인물이다. 민생은 금강산에서 땔나무를 하던 중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을 구해주고 선녀를 신부로 맞이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무꾼과 선녀’의 이야기와 유사하다. ‘라미’라는 이름을 받은 선녀가 끝없이 변화하는 땅의 조화, 일하는 기쁨, 민생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며 땅의 사람이 되는 과정에는 우리 민족의 따뜻한 정서가 담겨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미가 우연히 날개옷을 발견하고 몸에 걸치자 하늘에서 무지개가 내려와 라미와 아이들을 싣고 사라진다. 신선의 세계로 돌아온 라미는 아름답지만 늘 변함없는 신선 세계에 적응을 못하고 땅에 내려갈 방법을 궁리하게 되는데…….
놀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생활의 전부인 신선이었다. 라미는 심심하고 답답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들어가서 싹이 되고 잎이 되고 꽃이 피고 열매 달리는 것을 다시 보고 싶었다.
–『금강선녀1』, 71쪽
땅의 세계에서는 라미와 아이들이 떠나자 시름에 잠긴 민생의 마을에 바다 속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검은 도적떼가 쳐들어오고, 지독한 가뭄이 계속된다. 민생의 가족과 라미에게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작가는 이 작품에서 농촌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남을 속이지 않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동의 중요함, 부모에 대한 효, 부지런함 등을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힘있게 그려낸다. 그리고 간간이 나오는 북한말은 외국어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감각적인 동화에 비하면 정서나 유머감각이 맞지 않아 다소 재미가 떨어지고,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흥미를 이끌어 내기에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북한 『금강선녀』를 포함해 우리나라 마해송의 『토끼와 원숭이』(1931년 작), 베트남 또 호아이의 『귀뚜라미 표류기』(1941년 작), 중국 장뎬이의 『다린과 쇼린』(1932년 작), 일본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1933년 작) 등 5종 6권으로 구성된 ‘동아시아 대표동화 시리즈’의 다섯 작품은 전쟁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며 평화로운 세상, 행복한 삶을 바라는 마음을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거나 판타지로 그려냈다.
신데렐라와 같은 왜곡된 여성상이 성공한 인생으로 비춰지고, 백인들과 서구 사회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이 명작으로 권해지는 상황에서 동아시아 어린이문학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한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희망을 품어 본다.
기이한 봉우리와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 비단처럼 펼쳐지는 폭포수, 깊고 푸른 못 등 우리가 꿈에 그리던 금강산을 보며 주인공인 민생이 예찬하는 노래다. 우리가 가 볼 수는 없지만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모두의 고향 같은 북한 땅에 있는 금강산을 동화로 만나보자.
『금강선녀』는 ‘평화’를 주제로 한 ‘동아시아 대표 동화시리즈’ 중 한 권으로, 해방 후 북한 문학을 이끈 작가이자 이론가인 한설야(1900~1976)가 1960년 11월부터 1961년 8월까지 북한의 월간 「아동문학」에 10회에 걸쳐 발표한 장편동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굴, 출간되는 책이라 상당히 의미 있고 반가운 책이다. 화가 리건영의 그림은 농촌의 수려한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을 전통화법으로 그려 우리나라 옛날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금강선녀』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토대로 땅과 신선 세계, 검은 도적 이야기가 어우러져 자연의 섭리를 깨치며 착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들과 땅을 예찬한 작품이다.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는 옛이야기의 단골손님이자 대표격이면서 비슷한 유형의 설화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발견되는 세계 광포 설화로 알려졌다. 이렇듯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옛이야기에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아 우리네 삶의 모습과 의미, 옛사람들의 지혜와 꿈을 노래하며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다.
금강산 머리봉 아래서 부지런히 땅을 일구며 사는 민생은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착한 인물이다. 민생은 금강산에서 땔나무를 하던 중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을 구해주고 선녀를 신부로 맞이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무꾼과 선녀’의 이야기와 유사하다. ‘라미’라는 이름을 받은 선녀가 끝없이 변화하는 땅의 조화, 일하는 기쁨, 민생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며 땅의 사람이 되는 과정에는 우리 민족의 따뜻한 정서가 담겨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미가 우연히 날개옷을 발견하고 몸에 걸치자 하늘에서 무지개가 내려와 라미와 아이들을 싣고 사라진다. 신선의 세계로 돌아온 라미는 아름답지만 늘 변함없는 신선 세계에 적응을 못하고 땅에 내려갈 방법을 궁리하게 되는데…….
놀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생활의 전부인 신선이었다. 라미는 심심하고 답답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들어가서 싹이 되고 잎이 되고 꽃이 피고 열매 달리는 것을 다시 보고 싶었다.
–『금강선녀1』, 71쪽
땅의 세계에서는 라미와 아이들이 떠나자 시름에 잠긴 민생의 마을에 바다 속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검은 도적떼가 쳐들어오고, 지독한 가뭄이 계속된다. 민생의 가족과 라미에게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작가는 이 작품에서 농촌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남을 속이지 않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동의 중요함, 부모에 대한 효, 부지런함 등을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힘있게 그려낸다. 그리고 간간이 나오는 북한말은 외국어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감각적인 동화에 비하면 정서나 유머감각이 맞지 않아 다소 재미가 떨어지고,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흥미를 이끌어 내기에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북한 『금강선녀』를 포함해 우리나라 마해송의 『토끼와 원숭이』(1931년 작), 베트남 또 호아이의 『귀뚜라미 표류기』(1941년 작), 중국 장뎬이의 『다린과 쇼린』(1932년 작), 일본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1933년 작) 등 5종 6권으로 구성된 ‘동아시아 대표동화 시리즈’의 다섯 작품은 전쟁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며 평화로운 세상, 행복한 삶을 바라는 마음을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거나 판타지로 그려냈다.
신데렐라와 같은 왜곡된 여성상이 성공한 인생으로 비춰지고, 백인들과 서구 사회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이 명작으로 권해지는 상황에서 동아시아 어린이문학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한 시리즈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희망을 품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