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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12-28 20:23 조회 6,94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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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많은 여름 베스트셀러 중에서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 문학동네)은 “굉장한 파괴력, 단숨에 읽히지만 긴 후유증이 남는다.”라는 이적(가수)의 표현이 적당하다. 『정글만리1~3』(조정래, 해냄)는 중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다섯 나라 비즈니스맨들의 활약이 생생하고, 『인페르노1, 2』(댄 브라운, 문학수첩)는 피렌체와 베네치아를 무대로 단테의 『신곡』과 보티첼리 그림 <지옥의 지도>를 모티브로 ‘로버트 랭던’의 활약이 펼쳐진다. 세 권 모두 고등학생 이상 읽기를 권한다.
글쓰기가 점점 중요해지는 사회 환경 속에서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박수일, 돌베개)은 반갑다. 연암의 글쓰기 정신과 전략을 탐구하며 사상과 문학을 헤아려 볼 수 있다니 선생님들에게 유용하겠다.
활자도 크고 쪽수도 ?고, 고3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울림이 있는 『열일곱, 외로움을 견디는 나이』(어슐러 K. 르 귄, 별숲), 판타지 문학인 ‘대런 샌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의 호러 『ZOM-B』(문학수첩리틀북스), 충남 보령에 살면서 동네 어르신들 대화를 재구성한 사투리 맛이 일품인 『충청도의 힘』(남덕현, 양철북)도 소개한다.
책과 함께 책 안에서 책 옆에서 지내다 보니 가을이 왔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까칠한 girl의 가출 이야기
데보라 엘리스 지음|윤해윤 옮김|나무처럼|208쪽|2013.06.22|10,000원|중학생|캐나다|소설
어른이라면 누구나 거쳐 왔고, 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인생의 한 시기인 사춘기. 주인공 ‘카이버’는 이 시기를 혹독하게 겪고 있는 열네 살 소녀이다. 까칠한 소녀 카이버에게는 스트립 댄서 출신 엄마와 자폐를 앓는 쌍둥이 동생이 있다. 이 가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고, 카이버는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날이 갈수록 못된 짓만 골라서 한다. 툭 하면 싸움에다가 어른들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는 등 그야말로 대책이 없다. 학교는 결국 카이버를 강제 전학시키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애정 어린 눈으로 카이버를 들여다보면 의외의 면이 있음을 금세 눈치 챌 수 있다. 남의 말을 그대로 믿는 순수함, 어려운 이웃을 위한 배려, 동생들에 대한 책임감 등. 카이버는 과연 방황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하여 인생이라는 모험은 고통스럽지만 즐겁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 카이버와 함께 폭풍우와 같은 사춘기, 그 시절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양선영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그 작가, 그 공간
최재봉 지음|한겨레출판|374쪽|2013.06.28|15,000원|중학생|한국|에세이
2011년 9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한겨레>에 연재한 ‘최재봉의 공간’ 원고들을 모았다. ‘그 작가 작업실’, ‘그 작가 집’, ‘그 작가 길’ 이렇게 전체 3부로 나눠 28명 작가들을 찾아가서 만나고 들여다본 공간을 소개한다. 고시원 3층, 가로 1.5미터 세로 2미터의 창문도 없는 방은 소설가 김태용의 작업실이다. 책방인지 서고인지 벽과 방바닥이 온통 책으로 가득한 고은 시인의 집에는 시인의 그림 작품도 있다. 고양이를 매우 좋아하는 황인숙 시인은 해방촌 골목을 배회하며 매일 길고양이들의 사료를 준다. 이렇듯 은밀하고도 내밀한 그들만의 공간을 내어 주니 작가와의 거리감이 좀 좁혀지는 느낌이다. 문학 작품은 작가의 시공간적 배경에 관계한다고 본다. 그들의 활동 근거지는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 있으니 일반인들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가워서 찾아갔다간 면박을 당할 수도 있다. 집에 틀어박히거나 산골 오지나 암자를 구하는 그들의 노력은 창작에 대한 고통을 짐작케 하니 말이다. 예주영 서울 숙명여고 사서교사


당신에게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이수미 옮김|샘터사|312쪽|2013.06.30|13,000원|고등학생|일본|소설
글을 읽다 보면 표현된 내용이 그림으로 그려질 때가 있다. 그 그림이 아름다운 풍경이면 비록 순간이지만 글을 읽는 감동에 큰 덤까지 얻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일본의 정갈한 소도시 풍경, 낭만적인 캠핑카, 어촌마을, 바다까지 여러 장의 그림들이 펼쳐지면서 즐거움을 준다. 있는 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해 주면서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배우자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다. 교도소 목공 일을 가르치는 주인공 ‘에지’에게 아내는 그런 배우자였다. 그 아내가 악성 림프종으로 갑자기 죽은 후 아내가 미리 써 놓은 편지 한 통을 받고, 유언대로 고향 바다에 유골을 뿌리기 위해 길을 떠난다. 아내의 마지막 선물인 그 여행길은 마치 삶처럼 우연한 인연이 반복되면서 에지에게 깨달음을 준다. 사기꾼으로 살아가는 스기노는 주인공과의 인연으로 자신의 길을 찾고, 에지 역시 다시 살아갈 이유와 힘을 얻는다. 마지막 장의 아내의 편지는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인지 이 글을 읽으며 느껴 보길 바란다. 그리고 멋진 여행지까지 덤으로 다녀오길 기대한다. 강애라 서울 대치중 국어교사


어린 시절로 가는 티켓
응우옌 니얏 아인 지음|정해영 옮김|놀|190쪽|2013.06.10|11,000원|중・고등학생|베트남|소설
이 책에는 먼지 덮인 어릴 적 이야기가 나온다. 언제든 들추면 되살아나는 이야기지만 두 번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목적지다. 그래서 그곳으로 가는 티켓은 가슴으로만 살 수 있다. 여덟 살 ‘무이’의 눈으로 본 어릴 적 풍경들을 통해 기억 저편에 머무르고 있는 순수했던 지난 시간들을 만날 수 있다. 아이와 어른의 다른 점 그리고 같은 점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여느 아이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무이’의 생각을 엿보면서 어른들도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작가가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쉽게 읽힌다. 작가의 필력은 마력이 있다. 독자를 책 속으로 빠뜨려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 책을 손에 잡으면 단번에 읽게 된다. 혹시 현재 자신의 삶이 지루하거나 따분한 독자가 있거든 티켓이 필요할 것이다. 어린 시절로 가는 티켓 말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그 티켓을 제공할 것이다. 배영태 용인 포곡고 국어교사


제레미, 오늘도 무사히
자비에–로랑 쁘띠 지음|김주열 옮김|사계절출판사|247쪽|2013.07.30|9,800원|고등학생|프랑스|소설
‘제레미’에게 미안한 마음 끝에, “지옥의 가장 암울한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순간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다.”라는 단테의 『신곡』에 나왔으나 『인페르노』(댄 브라운, 문학수첩) 덕분에 유명해진 말이 떠올랐다. 18살 제레미는 학교를 중퇴하고 동생 ‘오스카’와 밴드를 결성해 가수의 꿈을 키우던 중, 기술을 배울 수 있고 넉넉한 보수를 준다는 꼬임에 자원입대를 하고 특전대가 되어 이라크에 파병된다. 그는 부모에게는 잘 있다는 편지를, 동생에게는 견딜 수 없다는 메일을 보낸다. 전쟁, 군대, 군인, 일자리 부족, 부모와 자녀 관계, 법과 양심 사이 등등 무거운 소재와 주제로 여럿이 읽는 게 효과적이지만, 이야기는 절대 무겁지 않다. 화자인 오스카와 여자 친구 ‘마르카’의 연애와 노래 그리고 연애소설을 탐닉하는 할머니의 활약과 이야기를 짧게 나누어 쓴 작가의 전략이 성공 요인이다. 미군 탈영병 ‘제레미 하인스만’과 ‘사라 다니엘’의 이라크 전쟁 취재 기사에서 비롯된 책은 독자에게 책 읽기를 넘어 생각과 행동을 일깨운다.
김광재 학교 밖 독서지도


책으로 가는 문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송태욱 옮김|현암사|172쪽|2013.08.09|13,000원|중학생|일본|에세이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애니메이션이 아닌 글로 찾아왔다. 그는 “읽지 않으면 안 된다”며 제시되는 것들은 통 알 수 없었고 좌절한 책들뿐이었다고 말한다. 결국 책 읽기는 즐기는 일로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기질에 맞았던 어린이 문학들을 섭렵했다고 한다. 1부는 소년문고 50권을 소개한다. 물론 어린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추천목록이나 해설집이 아니다. 자신이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데 영향을 받았던 ‘옛날 책’들을 간결한 감상과 독자로서 솔직한 마음을 담아 소개한다. 훑어보다가 어느 한 권에 재미를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골랐다는 책들은, 자체로도 다시 읽어 볼 만하고 거장의 상상력의 원천을 훔쳐보는 듯한 설렘을 준다. 2부는 책을 통해 쌓아 온 작품 창작의 철학과 작가의 독서론, 현시대에 대한 고찰을 잔잔히 서술하고 있다. 책의 중심을 잡고 있는 “어렸을 때 ‘역시 이것’이라 할 만큼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한 권을 만나는 일이 더 소중하다.”라는 작가의 말을 어린 학생들에게, 또 누구보다 많은 어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양일규 서울 단대부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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