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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구름아, 호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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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3-19 14:55 조회 5,43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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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일러스트레이터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는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아기를 낳아 기르는 가구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보도를 들은 적이 있다. 반려동물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권리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권리를 찾아 지켜주는 일은 온전히 사람들의 몫일 것이다. 그것은 인간(역시 동물이지만)이 아닌 동물들을 먹을 것과 먹지 않을 것으로 나누고, 가둘 동물과 가두지 않을 동물로 나누며 그들을 차별하고 먹고 착취한 것이 바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여기 소개하는 두 권의 책은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일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면을 바라보는 갈색 개, 이름은 ‘호두’다. 호두는 아이가 앉으라면 척 앉고, 손을 달라고 하면 슬며시 왼쪽 앞발을 내밀어 준다. 기다리라고 하면 호두는 맛있는 밥을 앞에 두고도 침만 흘릴 뿐이다. 넓은 공원에 나가 뛰어놀 때는 아이보다 호두가 더 신이 난다. 아이가 타고 가는 자전거를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맘껏 뛰어다닌다. “점프!”도 척척, “거기 서!”도 척척. 호두는 아이가 하라는 건 뭐든지 할 것 같았다.
하지만 호두의 나이는 열네 살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한참 전부터 그 집에 함께 살고 있었던 거다. 개에게 열네 살이란 나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이미 칠순을 넘긴 나이인 셈이 된다. 아이가 호두의 변화를 알아채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호두의 움직임은 예전과는 부쩍 달라졌다. 아이가 몇 번 앉으라고 해도 그 소리가 안 들리는지 딴청부리기 일쑤다. 서 있으라면 반대로 뛰어오기도 한다. 점프하라고 했는데도 못들은 척 지나가버린다.
글은 길지 않다. 축약하고 단순화한 선과 색깔이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아이와 호두는 늘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독자들 역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보게 된다.
동물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 품종이 무엇인지, 덩치는 얼마나 큰지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보다는 훨씬 더 빨리 나이를 먹는다. 사람들이 늙으면 그렇듯이 개들도 나이를 먹으면서 몸이 아프기도 하고,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호두의 달라진 행동을 내내 지켜보던 아이는 처음엔 의아했지만 점점 걱정스러워진다. 고민이 시작된다. 얼마 후, 늘 호두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며 지시만 하던 아이가 달라진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동안 뒤따라오는 호두를 바라보며 아주 천천히 페달을 밟는다. “나는 아주 천천히, 천천히 달려”

여자 아이가 하얀 개를 꼭 끌어안고 있다. ‘구름’이다. 어느 날 가족이 된 구름이는 누나와 무엇이든 함께 한다. 인라인 타는 누나 곁을 함께 달리는 건 정말 신이 난다. 누나가 좋아하는 곰돌이 인형은 구름이도 좋다. 사실은 곰돌이에서 나는 누나 냄새가 더 좋았다. 누나 신발도 좋다. 누나 냄새 더 많이 맡으려다 신발을 다 물어뜯었다. 늘 자기를 껴안고 놀던 누나와 식구들이 외출한 날, 홀로 남은 구름이는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온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도 함께 듣는다.
아이와 구름이가 지나치게 밀착해 있다. 주거조건 역시 인구가 밀집한 아파트라는 점도 안타깝다. 결국 마당 있는 집으로 떠나온 구름이의 말은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누나는 언제나 나의 누나, 우리가 친구였던 거 잊지 말아 줘….”

최근 반려동물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관심이 높은 주제다. 그들이 사회의 한 집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누구보다 아이들과 밀착한 대상이지만 어린이책이 그들을 다루는 방식은 아직 미흡하다. 특히 그림책의 경우 여러 층위로 접근하되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표현방식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어린이 독자들 역시 관련한 책들을 비교해서 읽을 수 있도록 책 몇 권을 함께 소개한다.
 
 
 
『찰리가 할아버지를 만난 날』
헬린 옥슨버리 지음|에이미 헤스트 그림|홍연미 옮김
시공주니어|32쪽|2013.11.05|11.000원|낮은학년
영국|반려동물

『강아지 천국』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류장현 옮김|책공장더불어|38쪽
2013.10.19|10.000원|모든학년|미국|반려동물

『우리들의 비밀 놀이터』
벌리 도허티 지음|로빈 벨 코필드 그림|김지은 옮김
문학과지성사|30쪽 |2013.09.12|11.000원|낮은학년
영국|반려동물

『그 길에 세발이가 있었지』
야마모토 켄조 지음|이세 히데코 그림|길지연 옮김|봄봄
44쪽|2011.03.10|11.000원|낮은학년|일본|반려동물

『어느 개 이야기』
가브리엘 뱅상 지음|별천지|60쪽|2009.10.30|9,000원
모든학년|벨기에|반려동물

『오수의 개』
정하섭 엮음|김호민 그림|웅진주니어|32쪽|2011.04.25
10.000원|낮은학년|한국|반려동물

『로쿠베, 조금만 기다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초 신타 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32쪽|2006.03.23|8,500원|낮은학년|일본
반려동물

『오, 키퍼!』
재닛 맥클린 지음|앤드류 매클린 그림|이상희 옮김|풀빛
32쪽|2002.06.05|8,000원|낮은학년|호주|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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